이삭의 신앙 (김희보 前 총신대 신대원 교수)
이삭은 4대 족장들 중에서 제일 장수한 사람이었다. 아브라함은 175세를 살았고(창25:7), 야곱은 147세를 살았고(창47:28), 요셉은 110세를 살았으나(창50:26) 이삭은 180세를 살았다(창35:28). 그는 제일 장수한 사람이었으나 뜻밖에도 그에 대한 성경 기록은 가장 짧은 것이 이상하다. 창세기 50장 중에서 열두장에 걸쳐 아브라함의 기록이요, 야곱과 요셉의 기록도 거의 그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삭의 기록은 몇 장에 걸쳐 조금씩 나오기는 하지만 완전히 그의 기록만으로 나오기는 창세기 26장 한장뿐이다. 이것은 족장들의 생활 중에서 그의 생활이 가장 단순했고 평범했기 때문이었으리라고 생각 된다.
사실 이삭의 생활은 평범했다. 진리는 평범한 중에 있다는 말과 같이 그렇게 생활중에서 많은 신앙적 교훈을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성경에 나타난대로 그가 산 시대별로 그의 신앙과 인격이 어떠했음을 살펴보기로 한다.
1. 청소년기의 그의 믿음
어린 이삭은 희생의 제물로 번제단에 오르기까지 순종했다. 그는 육신의 아버지만을 순종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보는 신앙으로 끝까지 순종했음이 다음과 같은 성경을 보아 분명하다.
창22:7에 보면 그는 "내 아버지여 ...불과 나무는 있거니와 번제할 어린 양은 어디있나이까" 했을때, 그의 아버지의 대답 "아들아, 번제할 어린 양은 하나님이 친히 준비하시리라"(창22:8) 하는 그 말을 듣자 그는 다시 말이 없었다. 드디어 이삭을 결박하여 단 나무 위에 놓고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창22:9~10) 할때에 이삭은 아무런 반항이 없었다. 이것은 분명히 어린 이삭의 신앙이 얼마나 컸음을 보여 준다. 그는 아버지에게 "어린 양은 하나님이 친히 준비하시리라 했는데 그 어린 양이 어디 있기에 나를 번제로 드리려 하나이까" 이렇게 반항할 수 있었을 것이나 그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죽기까지 "하나님이 친히 준비하시리라"는 그 말씀을 굳게 믿었음이 분명하다. 진실로 위대한 신앙이었다고 생각한다.
2. 청장년기의 그의 믿음
창24:63에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약대들이 오더라" 하는 말씀이 있다. 이 말씀은 그 아버지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을 위하여 그의 배우자를 구하러 보냈던 종이 돌아올 때의 광경을 기록한 것이다. 그때의 이삭의 연령은 40이었다(창25:20). 연령이 40이라면 자기의 마음대로 적당히 배우자를 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에서는 나이 40세에 가나안 여자를 둘씩이나 취한 일이 있다(창26:34). 그러나 이삭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자기의 배우자를 선택할때도 그것을 아버지에게 맡길뿐 아니라 그 일을 위하여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하던 그 모습을 위의 분문에서 우리는 넉넉히 볼 수가 있다.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더라"(창24:63) 하는 그 말씀은 그가 어떻게 고요히 모든 일에 순종과 기도로 준비하는 사람이었던가를 잘 묘사해 준다. 그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큰 일을 이룬 것은 없다. 또 그는 하나님을 위하여 크게 고생한 일도 없다. 그러나 그는 역시 위대한 믿음의 족장이었다. 그는 오직 평범한 일상 생활에 있어서 침묵 에 순종하며 고요한 중에 하나님 뜻을 이루기 위하여 기도하던 모습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신앙의 모범인가.
3. 노년기의 그의 믿음
창세기 25:21에 "이삭이 그 아내가 잉태하지 못하므로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간구하매....." 하는 말씀이 있다. 참으로 우리로 하여금 위대한 족장의 믿음을 배우게 하는 성구인줄 안다. 이삭은 그 아내가 잉태하지 못함으로 그를 위하여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사람이었다. 얼핏 생각하면 그거야 뭐 당연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기 쉬우나 창세기 25장 전체를 고요히 읽어보면 그때의 그의 마음과 그의 믿음이 어떠했음을 엿볼 수 있겠다.
창세기 25:20과 25:26을 보면 이삭이 리브가와 결혼했을 때와 또 아내 리브가가 아들을 낳았을 때의 연령이 각각 기록되어 있다. 즉 이삭은 40 세에 결혼하여 60세에 아들을 낳았음을 본다. 그러고 보면 이삭은 결혼후 20년 동안 아들이 없었다. 생각해 보라 그는 아브라함의 외아들이었다. 그의 씨가 "하늘의 별과 같이 땅의 티끌과 같이" 번성하리라는 약속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동안 아들이 없었다. 60이 다 되도록 아들이 없었다. 그것은 진실로 큰 시험이 아닐 수 없다.
그뿐만 아니라 창25:1~4을 보면 아브라함의 후처인 그두라는 벌써 6형제를 낳았고 손자들과 증손자들까지 즐비하게 번성하고 있었다. 또 그뿐만 아니라 창25:12절 이하에 보면 아브라함의 첩의 소생인 이스마엘은 벌써 12형제를 두었고 12방백을 이루었다고 했다(창25:16).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속의 아들 이삭에게는 나이 60이 되도록 아들이 없었다. 얼마나 답답한 시험이었겠는가.
"이삭이 그 아내가 잉태하지 못하므로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간구 하더라"고 성경은 기록했다(창25:21). 그 기도는 진실로 20년 가까운 긴 기간의 기도였을 것이 분명하다. 어찌하여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그처럼 오랫동안 아들을 주시지 않았을까. 그가 약속을 받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참고 기다리며 간구하는 믿음의 훈련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까. 그렇다! 히브리서 10:36에 보면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을 받기 위함이라" 하신 말씀이 있다. 이삭이 약속을 받기 위해서는 20년 동안 참고 기다리며 간구했어야 했다.
아브라함에게는 10년을 참지못하고 첩을 얻었던 슬픈 역사가 있었다(창16:3). 그러나 이삭은 그런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았다. 그는 20년 동안 참고 기도했다. 마침내 그는 복을 받았다. 히브리서 6:14-15에 "가라사대 내가 반드시 너를 복주고 복주며 너를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 하셨더니 저가 이같이 오래 참아 약속을 받았느니라" 하신 말씀과 같이 약속하신 복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이밖에도 그가 남긴 신앙의 좋은 본이 있다. 그것은 그가 간데마다 우물을 판 일이었다. 아브라함은 간 곳마다 제단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나 이삭은 우물을 판 것으로 유명하다.
창세기 26장에 그는 일곱번에 걸쳐 우물을 판 역사가 있다(15,18,19, 22, 25, 32절). 그는 무엇때문에 그처럼 우물을 파야했던가. 그것은 우물을 파 샘물을 얻었을 때마다 원수들이 시기하여 싸우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아무와도 다투려 하지 않았다. 누가 싸우려 하면 그 물을 넘겨 주고 그는 다시 옮겨 새 우물을 팠다. 그렇게 하기를 일곱번 이었다. 그가 싸울 힘이 없어 그랬던 것이 아니다.
이삭의 부대는 아비멜렉 왕보다 더욱 크게 [강성했다]고 성경은 말했다(창26:16). 그러나 그는 싸우려 하지않고 다시 자리를 옮겨서 우물을 팠던 것이다.
그는 진실로 속옷을 달라하는 자에게 겉옷까지 벗어주었던 인물이라 하겠다. 그러한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복을 주셨다. 간데마다 복을 주어 새로운 샘물을 얻게 했다. 마침내 아비멜렉도 그를 시기함은 헛된 일임을 알게 됐다.
그를 괴롭게 하던 그는 드디어 그의 군대 장관과 더불어 찾아와서 무릎을 꿇게 되었다.
창26:28 이하에 보면 "그들이 가로되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의 사이 곧 우리와 너희 사이에 맹세를 세워 너와 계약을 맺으리라.... 이제 너는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니라" 했다. 저들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이삭을 대항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디어 알게 됐다.
마침내 무릎을 꿇고 화친을 구하러 왔다. 그러나 이삭은 그들에게 과거의 소행을 조금도 꾸짖지 않았다. 오히려 반가이 저들을 맞아 [잔치]를 베풀었다. 창26:30에 "이삭이 그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매 그들이 먹고 마시고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서로 맹세한 후에 이삭이 그들을 보내매 그들이 평안히 갔더라"고 했음을 본다. 진실로 이삭은 악을 악으로 갚지않고 선으로 악을 갚은 사람이었다(롬12:17-18 참고).
끝으로 이삭이 우물을 팠다는 사실은 누구를 위함이었을가를 생각해 보라. 그것은 온전히 자기와 자기 가족들과 종들과 소와 양떼들을 위함이었다. 결코 하나님을 위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게 자기를 위해 한 일이었지만 그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던 것이다.
비록 우리가 우리와 우리의 가족을 위하여 하는 일이라 할찌라도 그 모든 일에 하나님을 생각하는 믿음으로 한다면 그것은 곧 하나님의 일인 것이다. 그 일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신다. 이삭이 진실로 그러한 인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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