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의 환난 (김희보 前 총신대 신대원 교수)
세겜에서 양을 치고있는 형들의 안부를 염려하는 아버지의 명령을 받아서 형들을 찾아간 요셉은 세겜에서 형들을 만나지 못하고 더 멀리 북쪽 도단이라는 곳까지 찾아갔다. 그처럼 수고로이 찾아오는 요셉을 그 형들은 어떻게 대했을까? 창37:18~20에 보면 "요셉이 형들을 찾아 그들에게 가까이 오기 전에 그들이 요셉을 멀리서 보고 죽이기를 꾀하여 서로 말하기를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 자, 그를 죽여 한 구덩이에 던지고 우리가 말하기를 악한 짐승이 그를 잡아 먹었다 하자. 그 꿈이 어떻게 되는 것을 우리가 볼 것이니라" 이렇게 기록된 말이 있다. 그들은 사실 그 말 그대로 실천했다. 그들은 요셉을 잡아서 그의 입은 채색옷을 벗기고 구덩이에 던졌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장남 르우벤과 유다라는 형은 좀 나은 편이었다. 다른 형제들은 요셉을 당장 죽이려 했으나 르우벤은 요셉이 피를 흘리지 않게하기 위하여 구덩이에 빠치기로 제안한 것이요, 또 그후 유다는 그를 다시 건져서 애굽으로 가는 사람들에게 종으로 팔자고 했던 것이다.
창 37:28에 보면 그들은 요셉을 구덩이에서 끌어올리고 은 20개에 그를 이스마엘 사람들에게 팔았다고 했다. 창42:21에 보면 그때에 요셉은 형들에게 살려달라고 애걸하면서 괴로워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 형들은 그의 최후의 애걸도 들어주지 않았다. 얼마나 잔인한 형제들이었는가? 그렇게 되어서 요셉의 고난은 시작됐다.
애굽에 팔려간 요셉은 17세의 소년으로서 그곳 관리인 보디발의 집의 종이 되었다. 그가 그 주인에게 얼마나 충성했는지 성경에 잘 나타나 있다. 창39:4에 보면 "요셉이 그 주인에게 은혜를 입어 섬기매 그가 요셉으로 가정 총무로 삼고 자기 소유를 다 그 손에 위임하니"라고 한 말씀이 있다. 이 말은 요셉이 어떻게 그 주인에게 충성했는가를 보여주는 말이다.
특별히 여기 "요셉이 그 주인에게 은혜를 입어 섬기매"라고 하는 말 중에서 [섬기매]라는 원어(솰라하)는 최대의 봉사와 충성으로 섬기는데 사용된 말이다.
열왕기서에 보면 "엘리사가 엘리야를 수종들더라"고 했는데 여기에 수종든다는 말이 똑같은 말이다. 엘리사가 엘리야를 어떻게 충성스럽게 섬기며 봉사했는가. 겉으로만 섬긴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섬겼다.
요셉이 보디발의 가정에서 그와 같이 진심으로 충성을 다하여 섬겼다는 말이다. 시편 103:21에 보면 "여호와를 봉사하며 그 뜻을 행하는 너희 모든 천군이여"라는 말이 있다. 여기 천사들이 "여호와의 뜻을 행하며 봉사한다"는 이 말이 또한 같은 말이다. 천군천사들이 여호와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섬기듯이 요셉도 자기 주인에게 그렇게 섬겼다는 말이다. 히브리어[Oxford 사전]에 의하면 요셉이 그 주인 보디발에게 "섬겼다"는 그 말은 본래 인간이 하나님을 섬긴다는 종교적 봉사에 사용되는 말이라고 했다.
이처럼 요셉은 보디발의 가정에 종이 된 후에 그 가정을 섬기기를 꼭 하나님을 섬기듯 힘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충성을 다하여 섬겼던 것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 그러한 요셉에게 은혜를 베풀었다. 본문 창39:2에 보면 그 주인이 "여호와께서 요셉과 함께하심으로 여호와께서 범사에 형통케 하셨음을 보았더라"고 했다. 이처럼 그 주인까지도 여호와 하나님께서 요셉과 함께하심을 알고 그에게 모든 소유를 맡겼고 그로 그 가정의 총무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셉에게 또 다른 어려운 환난이 닥쳤다. 창39:7 이하에 보면 요셉은 그 모양이 준수함으로 그 주인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눈짓으로 유혹을 받았으나 다음에는 날마다 말로 청했다고 했다.
창39:12에 보면 마침내는 옷을 잡고 강요하게 되었다. 그때 요셉이 그에게 거절하는 말이 "나의 주인께서 주인의 가정의 모든 것을 다 내 손에 맡기고... 나를 그처럼 신임했는데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얻겠나이까" 하면서 옷을 벗기운채 도망을 쳤다.
성경은 요셉의 받은 이 유혹을 아무런 숨김없이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시 사회의 도덕적인 부패상을 여실히 나타내 보였고 또 그러한 환경중에서 어떻게 요셉이 타락하지 않고 순결을 지켰던가 하는 것을 잘 보여주려 했던 것이다.
말이 좀 달라지지만 창38장에 보면 요셉의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 형 유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자기의 며느리를 기생으로 잘못 알고 범한 죄를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이런 말들은 성경에 있을수 없는 음탕한 이야기들이지만 성경은 사양치않고 그런 것을 기록했다. 이것은 다 요셉의 살던 시대의 부패상을 보여주는 말이다.
유다는 그 형제들 중에 그래도 어진 편이요, 순진한 편이다. 그러나 그러한 성적 범죄를 저질렀다. 그러므로 그는 자기에게 돌아오는 장자의 명분을 잃게 되었다(대상5:2). 창세기 38장은 유다가 성적 시험에 넘어진 것을 기록한 것이라면 창세기 39장은 요셉이 어떻게 그러한 성적 시험을 이기고 순결을 지켰는가를 기록해 준 것이다.
그처럼해서 그는 하나님 앞에서는 범죄하지 않았으나 세상 편으로는 그만 죄인이 되어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그가 왜 감옥에 갇히게 되었던가는 이제 더 말할 필요가 없는줄 안다. 그는 그만 보디발의 아내의 거짓 고발을 당하여 감옥의 죄수가 됐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가 갇히 감옥은 보통 감옥이 아니라 "왕의 죄수"를 가두는 곳이라고 했다. 창39:20에 보면 "이에 요셉의 주인이 그를 잡아 옥에 넘으니 그 감옥은 왕의 죄수를 가두는 곳이었더라"
이 감옥은 보통 잡범을 가두는 감옥이 아니라 왕의 직속되는 고급관리들이 범죄할 때에 가두는 감옥이었다. 요셉이 이처럼 특별 대우를 받게된 것이 이상한 일이다. 본래 옛날 애굽의 법률에서는 강간 미수범은 1,000대의 태장을 맞고 만일에 피해자의 고발이 있는 경우에는 사형에 처했다고 한다. 그런데 요셉은 태장도 맞지않았고 물론 사형도 당하지 않았다. 감옥에 갇혀도 고급관리들의 미결범들이 갇히는 곳에 같이 갇혔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가지 설명이 있다. 그 설명중 하나는 애굽의 재판관은 보디발의 아내의 고발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관의 조사의 결과로는 요셉에게 큰 혐의와 증거가 없었으나 고급관리의 고발이기 때문에 부득이 그 사건을 취급하고 요셉을 동정하여 특별 감옥에 그를 수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마치 후에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여야 한다는 무서운 죄명으로 고발을 당했을때 총독 빌라도는 그에게서 그럴만한 허물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유대인들의 마음을 사기 위하여 예수를 넘겨주었던 것과 흡사한데가 있다.
사실 요셉의 당한 고난은 예수님의 당한 고난과 유사한데가 많다. 그는 불순한 가정의 죄로 말미암아 형제들의 시기를 받았고 또 형제들의 죄로 말미암아 깊은 구덩이에 빠져 죽을뻔 했고 또 다시 팔리워서 이방의 종이 되었으나 그 주인의 아내의 음란한 죄로 말미암아 그는 애매하게 옥중 죄수가 되었다. 그는 순결하게 살고자 하면할수록 더욱 큰 시련을 당해야 했던 것이다. 이런 고난을 가리켜 성경은 십자가의 고난이라고 한다.
요셉은 자기에게 당한 이러한 고난을 어떻게 감당했는가?
그는 애매히 감옥에 갇히게 되었어도 누구를 원망한 일이 없다. 구태어 자기를 변명하지도 않았다. 또 형들의 모함에 빠져서 구덩이에 빠치우고 종으로 팔리우게 될때에도 형들에게 울며 애원한 일은 있어도(창42:21) 형들을 원망한 일은 없었다. 불평한 일도 없었다. 그는 끝까지 고요히 참았었다.
슬픔도 참고 억울함도 참았었다. 그는 후일 큰 권세를 잡은 후에도 형들에게 원수를 갚으려 한 일이 없었고, 보디발의 아내에게도 그러한 일이 없었다.
그는 오히려 끝까지 그렇게도 고약했던 형들을 위하여 살았던 사람이다.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요셉과 함께하셨다. 본문 창39:21이하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전옥에게 은혜를 입혀서 요셉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모든 죄수를 요셉의 손에 맡기고 모든 사무를 그에게 맡겨 처리케 했다고 했다. 이것도 생각해 보면 얼마나 큰 은혜인가. 요셉은 보디발의 한 가정의 일에 충성했더니 마침내 그 가정의 총무가 되었고 그가 거기에서 쫓겨나서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으나 그 감옥에서 충성하니 이번에는 그 감옥 안의 큰 일들을 맡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한 나라의 큰 일을 맡게 되었고 큰 영광을 받게 됐던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에게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유익케 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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