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성막과 성막에서의 예배 (9:1-7절)
1. 사도는 여기서 성막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성막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서 안쪽 부분을 둘째 장막이라 하고 바깥쪽 부분을 첫째 장막이라고 불렀다. 사도는 또한 이 장막의 양쪽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기록하고 있다.
1) 첫째 장막에 있는 것들(1-5절).
① 등대 : 결코 비어 있거나 꺼져 있는 것이 아니라 등잔불이 항상 타오르며 밝혀져 있다. 또한 성막에는 창문이 없기 때문에 이 등대의 빛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이 빛은 의의 태양이신 그리스도께서 비춰 주시고자 하는 온전한 빛과 비교하여 볼 때 단지 등잔불에 불과하다.
② 상과 그 위에 차려져 있는 진설병 : 상은 등대 바로 맞은 편에 놓여져 있었다. 우리는 어두움 속에서 그의 상 앞에 다가갈 수 없다. 우리는 그리스도로부터 나오는 빛으로 주의 몸을 분간해야 한다. 그는 생명의 떡이시며, 아버지의 집에는 이 양식이 충분하고 또한 넘친다. 우리는 그리스도로부터 신선한 떡을 공급받을 수 있으며 특히 매 주일에 더욱 그러하다.
2) 사도는 둘째 장막 안의 성소 내부, 즉 지성소라고 불리는 곳에 무엇이 놓여 있는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기명들을 살펴보자.
① 금향로 : 이 금향로는 향을 담아 두거나 향을 태우도록 만들어진 그릇이다.
② 사면을 순금으로 싼 언약궤(4절) : 언약궤의 안에는 무엇이 있으며 언약궤 위에는 무엇이 있는가?
첫째, 언약궤 내부에 들어있는 것들 : 먼저 만나를 담은 금항아리가 들어 있었다. 이것은 광야에서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께서 기적적인 방법으로 먹이시던 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를 절대로 잊지 않게 하고 또 이후에도 하나님을 불신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음은 아론의 싹난 지팡이가 들어 있었다. 이것은 아론과 모세가 놀라운 일들을 행했던 하나님의 지팡이였다. 또 이것은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게 하실 그리스도의 상징이었다. 마지막으로 언약의 비석들이 들어 있었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율법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이것을 중요하게 보존한 것은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존중과 우리 역시 마땅히 그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이 언약궤의 위에는 무엇이 있었는가?(5절) 속죄판 : 이 속죄판이 언약궤를 덮고 있었다. 이것은 순금으로 되어 있었고 언약의 비석이 들어있는 언약궤를 완전히 덮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 졌다. 이것도 역시 그리스도와 그의 온전하신 의의 전형으로 그 의가 하나님의 율법을 감싸기에 충분하며 또한 우리의 모든 죄를 덮으실 만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영광의 그룹, 이것은 속죄판을 덮고 있으며 하나님의 거룩한 천사들을 의미한다.
2. 사도는 그 장소에서 시행되었던 예배와 의무를 언급한다(6절).
1) 일반 제사장들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수행하기 위하여 첫 번째 장막에 들어간다. 이곳은 제사장 이외에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일반 제사장들은 첫 번째 성소에만 들어갈 수 있었고 지성소에 들어가는 것은 사형에 해당하는 죄로 간주되었다.
2) 두 번째 장막인 안쪽 장막에는 대제사장만이 들어갈 수 있다(7절). 이 지성소에는 대제사장 이외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 이와 같이 천국에는 그리스도만이 자신의 권리와 공로로 들어가실 수 있다. 대제사장은 피흘리는 제물이 없이는 지성소에 들어갈 수가 없다. 우리도 오직 그리스도의 피에 의지하여서만이 이 세상에서나 혹은 이 다음에도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 대제사장은 먼저 자기 자신과 자기의 죄를 사함받기 위하여 제물을 드려야 했다(7절). 그리스도는 율법 아래 있는 누구보다도 뛰어나신 분이시며 대제사장이시다. 왜냐하면 그 분은 자신을 위하여 희생 제물을 드려야 할 아무런 잘못도 없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은 사역자들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성도들을 위하여 중재할 때 그들이 먼저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로써 자신의 죄를 사하여 주시기를 구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 율법시대의 대제사장은 자기 자신을 위하여서도 백성들을 위하여서도 속죄의 제사를 드리는 일을 계속하여야만 했다. 반면에 우리의 대제사장은 그의 백성들을 위하여 제사를 드리는 일을 잊지 않으신다. 즉 그는 이땅에 거하는 자기 백성들의 유익을 위하여 자신의 대속의 공로에 의지하여 호소하고 계시는 것이다.
Ⅱ. 그리스도의 피-1 (9:8-14절)
사도는 장막에 대한 규례를 통하여 성령께서 우리에게 전하시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해 준다.
1. 지성소로 들어가는 길이 열려있지 않았었다(8절). 구약시대에는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길이 자유롭지 못했으나 이제는 하나님께 나오는 길을 완전히 활짝 열어 놓으셨다.
2. 이 장막은 현재까지의 비유에 불과한 것이었다(9절).
3. 어떤 예물과 제사도 드리는 자의 양심까지 깨끗하게 할 수 없었다(9절). 그것들은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공포를 벗겨주지 못했다. 따라서 그것들을 통하여 그는 그 당시의 죄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지만 죄로부터의 완전한 구원에 이를 수 없었다.
4.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개혁이 있을 때까지만 구약의 제도는 존속하는 것이다(10절). 구약의 규례는 영원히 지켜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만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약속되었던 더 좋은 것들이 실현될 때까지만 지속되는 것이다. 우리는 복음아래 있으므로 율법아래 있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큰 유익을 얻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 더 나아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더욱 나빠질 것이다.
5. 사도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사람들에게 편지하는만큼 당연히 그리스도가 율법의 대제사장들보다 한없이 높으심을 언급하고 있다(11,12절).
1) 그리스도께서 장래 좋은 일의 대제사장으로 오사(11절). 구약이 장래 나타날 것에 대한 그림자라면 신약은 구약의 성취이다. 약속들이 성취될 때, 즉 이 모든 것이 그리스도와 그의 제사장직에 의지할 때 장래의 모든 좋은 일들은 성취될 것이다. 모든 좋은 일이란 곧 하늘나라의 상태로 되는 것으로 거기서는 구약과 신약이 모두 성취될 것이며 그때의 영광의 상태는 은혜의 상태를 온전케 할 것이다.
2) 그리스도는 '더 크고 온전한 장막'의 대제사장이시다(11절). 그의 몸, 곧 그의 인성은 복된 처녀에게 임하신 성령에 의해 잉태되셨다. 이것은 하나님의 새로운 방법, 즉 새로운 창조 질서인 것이다.
3) 우리의 대제사장인 그리스도는 구약시대의 대제사장이 소나 염소의 피를 들고 지성소에 들어간 것과는 달리 자신의 피를 들고 하늘에 들어 가셨다.
4) 우리의 대제사장은 단번에 천국에 들어가셔서 영원한 구속을 얻으셨다.
5) 성령께서는 구약의 희생 제물의 효력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셨다. 율법하에 희생 제물의 피의 효능은 육체를 정결케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13절). 그러나 그리스도의 피의 효력은 훨씬 더 큰 것이다(14절). 왜냐하면 그리스도의 피의 효력은 다음의 사실, 즉 그리스도께서 영원하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의 흠도, 하나의 죄의 오염도 없는 자신을 하나님께 희생 제물로 드렸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피의 효능은 무엇인가? 이 피는 죽음에 이르는 행실로부터 양심을 깨끗이 하기에 충분하다. 이것은 그 죄된 영혼과 양심에까지 효과를 미친다. 이 피는 우리로 하나님께 봉사하는 삶을 살게 하며 성령의 은혜로운 감화력을 통하여 영혼을 거룩하게 하여 재생시킨다.
Ⅲ. 그리스도의 피-2 (9:15-22절)
1. 복음은 여기서 언약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계약은 양자간 혹은 다수간에 자기들의 권리하에 있는 어떤 일에 대하여 체결한 합의이다. 이 합의는 그 합의서 내용에 밝혀둔 바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방법으로 그 효력을 발생한다. 그러나 유언은 일방적으로 유언자의 자의에 의하여 선포되는 행위이다. 그 유산은 유언자가 정해 놓은 유산 상속인에게 수여된다. 그리고 이것은 유언자가 죽은 후에 그 효력을 발생한다. 그리스도는 새언약의 중보자이시다(15절). 그러므로 그는 율법 혹은 첫 언약을 범한 사람들을 구원하시고, 부르심을 입은 자들로 하여금 영원한 기업의 약속을 얻기에 합당하도록 자격을 부여해 주시는 것이다.
2. 이 새언약이 효력이 발생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가 죽는 것이 필요하였다. 사도는 이것을 두 가지로 증명하고 있다.
1) 모든 유언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증명하고 있다(16절). 어떤 재산이나 권리도 유언자가 죽기전에는 상속이 집행될 수 없다.
2) 피 없이는 세워지지 않았던 첫 언약에 따라 모세가 취했던 특별한 방법을 들어서 증명하고 있다(18,19절). 하나님께서는 소나 염소의 피를 용납하셨고 이러한 방법으로 은혜의 계약이 구약의 섭리하에서 유효하게 하시었다. 모세는 율법대로 모든 계명을 온 백성들에게 상세히 전하였다(19절). 그다음 모세는 송아지와 염소의 피와 물과 붉은 양털과 우슬초를 들어 이 피를 뿌렸다. 모세는 이 피와 물을 우슬초와 붉은 양털에 묻혀 다음의 것들에게 뿌리었다.
첫째, 율법과 언약의 책에 뿌리었다.
둘째, 사람들에게 뿌렸다. 그리스도의 피가 우리에게 뿌려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런 유익도 얻지 못함을 의미한다. 모세는 또한 '이는 하나님이 너희에게 명하신 언약의 피다'라고 말하였다.
셋째, 장막과 모든 그릇에도 그 피를 뿌렸다. 이는 모든 희생 제물과 예배가 오직 그리스도의 피를 통하여서만 열납된다는 사실을 타나낸다.
Ⅳ. 그리스도의 피의 효과 (9:23-28절)
1. 하늘에 있는 것들의 모형들도 정결케 할 필요가 있다(23절). 이 땅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은 하늘의 모형이며 이 성전 안에서 하나님과 사귀는 것은 그의 백성에게 있어서 곧 지상에 있는 하늘 나라인 것이다.
2. 본래 원형은 모형보다 더 좋은 법이다. 그러므로 원형은 모형보다 더 좋은 제물을 드려서 거룩하게 구별하여야 한다. 이 하늘에 있는 것들은 은혜로 시작하여 영광으로 완성되는 복음의 특권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희생이 율법의 제물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한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희생 제물이 바쳐진 장소가 더 훌륭하다. 율법 아래에서 바쳐진 것들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성전이었다(24절). 그러나 그리스도의 희생 제물은 자신이 직접 들고 하늘로 올라가셔서 하나님 앞에 바치셨다.
둘째, 희생의 제물 자체가 더 우월한 것이었다(26절). 율법 시대의 희생 제물은 각각 짐승의 생명과 피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희생은 그리스도 자신의 몸이었다. 즉 그는 자신의 피를 드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 피야말로 말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셋째, 율법하의 희생제물은 반복해서 드려야 했다. 이것은 율법의 불완전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희생은 온전하여서 한번만 드려지고 그것으로 모든 목적을 이루기에 충분하였다. 이제 자기를 단번에 제사로 드려 죄를 없게 하시려고 세상 끝에 나타나셨느니라(23절).
넷째, 율법하의 제물은 효험이 없는데 비하여 그리스도의 희생은 효험이 있다는 사실에서 그리스도의 희생이 우월함을 알 수 있다. 율법의 제물은 제물 그 자체가 죄를 씻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단번에 드린 희생 제물은 죄를 완전히 깨끗하게 제거하신다.
3. 사도는 하나님이 인간에 대하여 정하신 바를 말함으로써 이 논증을 예증한다(27,28절).
1)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뜻에는 두 가지 면이 포함되어 있다. 인간은 반드시 죽어야만 한다. 잘 죽는다는 것과 한번만 죽는다는 것은 믿는 자들에게 위로가 된다. 그러나 죄를 가지고 죽는 사악한 죄인에게는 두렵고 무서운 일이다. 죽은 후에 그들에게는 심판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불변의 섭리이다. 인간은 죽어야 하고 심판을 받아야 한다.
2) 그리스도에 대한 하나님의 정하신 뜻 : 그리스도는 많은 사람들의 죄를 담당하여 단번에 제물로 바쳐져야 한다. 그가 자신의 죄 때문에 희생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는 우리의 죄를 위하여 상함을 받으셨다. 그리스도는 자신을 바라본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재림시에 오실 것이다. 일찍이 그는 죄된 인간의 모습을 하시고 이 땅에 오셨으나 재림시에는 백성들의 죄를 담당하시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의 재림은 그를 바라는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것이 될 것이다. 그리스도는 그때 그들을 온전하고 거룩하게 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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