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한눈으로보는 성경 - 창세기 ②

산호석 2020. 4. 23. 00:08

한눈으로보는 성경 - 창세기 ②

족장들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경륜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선택하신 것은 그를 통해 온 세상에 복음 주시기 위해서다. 하나님은 여러 번에 걸쳐 아브라함과 언약을 확증하시면서 이 계획을 거듭 천명하신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결함을 가진 보통 사람으로, 실수도 적지 않게 저지른다.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은 믿음 안에서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인류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을 성취해 나간다.

소돔과 고모라(18~19장)
창세기는 인간의 죄에 대한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보여주는 책이다. 성경에 나타난 가장 이상한 사건이 소돔과 고모라라는 죄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소돔에서는 온갖 종류의 범죄가 일어났다. 그중에는 이름을 붙이기도 어려운 끔찍한 악행도 있다. 예를 들면 나그네를 끌어내 강간하는 것이다. 성적 도착증 모습도 보인다. 롯이 자기 손님을 지키기 위해 아직 남자를 알지 못하는 두 딸을 내주려 한 점도 이해할 수 없다. 이는 롯이 소돔에서 죄의 영향력에 젖어 들었음을 보여 주는 증거다. 게다가 롯은 심판의 경고를 받고도 떠나기를 주저한다. 마지막에는 천사들이 그의 손을 잡아 끌어내다시피 한다. 사위가 될 사람들조차 롯의 말을 믿지 않아 미래 사위들을 살려 딸들의 죄악을 원천 봉쇄할 기회도 잃는다. 가족 중에서도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 기둥이 된다. 여전히 소돔에서 누린 부와 쾌락을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돔과 한 운명이 되고 만다. 하지만 이제까지 일보다 더 해괴한 일은 그들이 목숨을 건지고 나서 일어난다. 산속에 있는 동굴에 거처를 정하고 나서 롯의 딸들이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동침해 임신한 것이다. 이 부도덕한 행위의 결과 모압과 암몬이라는 족속이 형성된다.

이스라엘과 모압 / 암몬의 관계
성경은 모압과 암몬을 비롯해 이스라엘 이외 나라들에 대해 반이방인 정서를 보인다. 예외적으로 룻기는 이스라엘이 지닌 반이방인 정서를 불식하고, 모든 민족을 포용하는 구원론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 하지만 룻이라는 여인이 모압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며, 룻기에서 룻이 낳은 아들을 나오미의 아들처럼 묘사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반이방인 정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반론도 있다.



창세기 (19장)

신명기 (23:3~4)

룻기

에스라 (9~10장)

내용

근친상간을 통해 모압과 벤암미(암몬)가 탄생함

모압과 암몬은 영원히

여호와의 총회에 들지 못함

모압 여인 룻을 통해

다윗 왕이 탄생함

이방 여인을 맞아들인 백성을 비난하며 이방 여인들을 쫓아냄

배경

모욕의 의도를 담고 있는

탄생 설화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을 영접하지 않고 발람을 시켜 저주하게 하려 했던 사실을 비난함

위대한 왕의 가문에 이방 여인이 끼어 있다는 사실은 구원의 보편성을 강조함

누가 하나님 백성인가에 대한 매우 선명한 구별의식이 필요한 시기에 일어난 일


아브라함의 두 번째 실수(20장)

아브라함은 사라를 두 번 빼앗겼다. 자기 목숨을 살리기 위해 아내를 누이라 속여, 한 번은 애굽의 바로에게(12:10~20), 또 한 번은 그랄의 아비멜렉에게 보내야 했다(20:1~18). 부전자전인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도 리브가에게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다(26:6~16). 성경에 세 번이나 비슷한 사건이 기록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브라함과 이삭은 하나님이 그들을 보호해 주실 것을 믿지 못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터무니없는 거짓을 말하고 연약한 믿음을 가진 사람을 매번 관대함과 긍휼하심으로 감싸 주신다.


이삭의 탄생과 이스마엘의 운명(21장)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사라가 아들을 낳는다. 하나님 앞에서 실소를 흘리던 사라는(18:12) "하나님이 나를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21:6)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이삭이 탄생함으로 아브라함의 가정사는 더욱 복잡해진다. 이삭이 젖을 떼는 날 큰 잔치가 열리는데, 이 자리에서 이스마엘이 이삭을 놀린 것이다. 이때 성경은 이스마엘을 줄곧 '하갈의 아들'이라고 칭한다. 사라가 처음 하갈에게서 아들을 보자고 아브라함에게 강권할 때만 해도 하갈의 지위는 '아내'(16:3, 한글 성경은 '첩'으로 옮김)였다. 또 이스마엘은 엄연히 '아브람의 아들'(16:15)이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변했다. 이스마엘이 어떻게 했기에 사라가 격분했고, 이어서 아내였던 여인과 그 아들을 내쫓기까지 할 수 있었는지는 갈라디아서의 도움이 아니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갈 4:21~31).


아브라함 언약 : "너는 복이 될지라"

하나님은 친히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시고, 필요한 때마다 확증해 주신다. 아브라함은 75세에 처음 부르심을 받은 이래 25년간 신앙의 부침을 거듭했다.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가나안의 생활 여건이 그로 하여금 때때로 불신의 자리에 있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여러 번에 걸쳐 아브라함에게 언약에 대한 확증을 주신다.


언약을 주신 시기

내용

성경 구절

75세 때

떠나라. 가라. 복이 될지라.

12:1~3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보라. 티끌처럼 네 자손을 많게 하리라, 이 땅을 주리라.

13:14~17

전쟁에서 이겨 롯을 구한 후

네 자손이 별처럼 많을 것이다. 네 자손은 이방에서 객이 되어 400년간 고생하리라.

15:1~21

99세 때

언약의 표징으로 모든 남자는 할례를 받으라. 사라가 아들을 낳으리라.

17:1~22

천사들을 영접했을 때

내년 이맘때 사라가 아들을 낳으리라.

18:10

100세 때

사라가 아들을 낳음.

21:1~7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22장)

이삭은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큰 기쁨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기로 하셨다(22:1).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100세에 얻은 귀한 아들을 제물로 바치라고 명하신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그 이유를 묻거나 고민하지 않고 그대로 실행한다. 모리아 땅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당시 이들이 거주하던 지역이 브엘세바 근처였는데, 그곳에서 사흘 길 거리에 있다는 게 알려진 전부다(22:3~4). 후에 솔로몬이 이곳에 성전을 지었다고 알려진다(대하 3:1). 히브리어로 '아케다'(잡아 묶는다'라는 뜻) 사건으로 불리는 이삭의 번제 사건은 아마도 단일 사건으로서 가장 많은 주석을 보유한 성경 이야기일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이스라엘 주변국들에서 있던 인신 제사를 혐오하며 금지하기 위해 내리신 실례라고도 하고, 아무리 가까운 인간관계도 하나님에 앞서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도 한다. 수많은 미드라쉬(유대 랍비의 성경 주석 및 해설서)가 이 사건을 주목하는 까닭은 바로 이곳에 성전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아케다' 사건은 하나님이 그분의 아들을 제물로 바치는 신약의 사건을 미리 보여 주는 예표와 같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칼은 하나님의 사자가 막을 수 있었지만, 신약에서 하나님은 끝까지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외면하셔야 했다.


아브라함 시대 주요 지명과 사건


이삭의 결혼(24장)

이삭의 아내는 아버지의 고향이었던 메소보다미아의 친척 중에서 선발되었다. 여기에는 결혼 이야기의 모범으로 꼽을 만한 요소들이 있다. 무엇보다 전 과정이 기도 가운데 이루어졌다. 책임을 맡은 아브라함의 종은 하나님의 응답을 확신했다(24:12~15). 이삭과 리브가의 결혼 생활은 아브라함과 사라 이야기와 기묘하게 병행을 이룬다. 리브가는 사라처럼 아비멜렉에게 희롱당할 뻔했고(26:1~11), 사라처럼 불임이었으며, 하나님의 개입으로 임신할 수 있었다(25:21).


야곱과 에서의 다툼(25:19~34; 27:1~46)

쌍둥이는 태어나기 전부터 싸웠다(25:22). 에서란 이름은 '털이 많다'라는 뜻이다. 그의 다른 이름인 에돔은 '붉다'라는 뜻이다. 붉고 털이 많은 사람의 운명으로는 사냥꾼이 제격인 모양이다. 동생은 형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태어나, '발뒤꿈치를 잡다'라는 뜻의 야곱이 되었다. 히브리어에서 이 단어는 '속임수를 쓰다'라는 은유적 표현이다. 형의 발을 잡고 태어난 동생은 줄곧 형을 속이는 인생을 산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계획은 야곱처럼 잔꾀를 굴리는, 교활한 모사꾼에게 있었다. 이삭은 자신이 아브라함의 첫아들이 아니었으므로 어쩌면 야곱의 야심을 꿰뚫어 보았을 수도 있다. 이삭은 에서를 사랑했고, 아버지처럼 합법적인 장자의 권한을 얻기 어렵다고 느낀 야곱은 형을 속여 장자권을 빼앗는다(25:29~34). 하지만 성경은 에서 역시 잘한 것이 없다고 본다. 장자권을 하찮게 여겨 죽 한 그릇에 팔았기 때문이다. 야곱은 아버지를 속여서 축복을 받아내고, 이삭은 사건의 전말을 알고 나서 몸을 떨며 충격에 사로잡힌다. 이처럼 엄청난 일을 둘째 아들이 어머니와 결탁해서 해치운 것이다.


장자권

장자권은 성경에서 자주 등장한다. 장자권이란 맏아들이 차지하는 상속권을 말한다. 아버지가 죽으면 아들들에게 재산을 나누는데, 장자는 보통 두 배의 몫을 받았다(신 21:17). 물론 장자에게는 책임이 뒤따른다. 장자는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와 출가하지 않은 누이를 돌아보아야 했다. 딸이 재산을 상속받는 것은 다른 아들들이 모두 죽었을 때로 한정된다(민 27:8). 하지만 장자권은 자동으로 승계되지 않는다. 장자의 행실이 누가 봐도 악하면 취소될 수 있었다. 르우벤은 아버지의 첩과 정을 통했기에 장자권을 잃었고 그 권리는 요셉에게 돌아갔다(창 35:22; 대상 5:1). 장자권을 옮기는 것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일이었기에, 여러 차례 경고가 주어진 후에야 조치가 취해졌다.


벧엘의 꿈(28:10~22)

야곱은 집을 떠나 하란에 있는 삼촌 집으로 향한다. 그 여정에서 그는 의미심장한 꿈을 꾼다. 하늘에까지 사다리가 닿아 있고 천사들이 그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다시 한 번 언약을 풀어 말씀하신다. 이것이 야곱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다. 속이고 빼앗는 삶에서 돌이켜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으로 변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그가 하나님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수십 년간 삼촌에게 당할 만큼 당하고 나서의 일이다.


야곱의 결혼(29장)

야곱은 7년이나 기다린 끝에 결혼을 했는데, 신부가 라헬이 아닌 언니 레아였다. 아무리 외삼촌이 속였다 해도 언니와 동생도 구분하지 못할 수가 있을까? 그런데 고대 결혼식에서는 신부가 온 몸을 감싸고 나오는 게 관습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이스라엘 정통 종교인의 결혼식에서는 신부 얼굴을 보기가 어렵다. 게다가 결혼식은 밤에 진행된다. 하나님은 시력이 약한 레아를 불쌍히 보시고 자녀들을 잉태하게 하신다. 르우벤(보라, 아들이다), 시므온(듣다), 레위(애착), 유다(찬양하다)의 이름에는 사랑받지 못한 레아의 마음과 신앙이 담겨 있다. 그러나 남편의 사랑을 독차지한 라헬에게는 자녀가 없다.


11번의 족보

성경 히브리어에서 '톨레드'는 '가계, 족보' 등을 의미하고, 현대 히브리어에서는 '역사'와 동의어로 사용된다. 창세기의 특징 중 하나는 11번의 '톨레드'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이 '톨레드'는 일정 시대를 풍미한 주요 인물의 족보를 통해 해당 역사를 갈무리하는 한편,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에 연결 고리가 되어 준다. 그런데 이중에 이스라엘의 역사를 시작한 아브라함의 족보가 없다는 점이 독특하다. 구약의 족보는 육신의 혈통을 넘어 신앙의 계보를 잇는 것이기에 중요하다.


순서

주제

성경 구절

1

천지가 창조될 때 하늘과 땅의 내력

2:4

2

첫 사람 아담의 계보 - 아담에서 노아까지

5:1~32

3

노아의 족보 - 세상에 가득한 인간의 죄악을 갈무리함

6:9~10

4

노아의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의 족보 - 홍수 사건을 갈무리함

10:1~32

5

셈의 족보

11:10~26

6

데라의 족보

11:27~32

7

이스마엘의 족보

25:12~18

8

이삭의 족보

25:19~26

9

에서의 족보

36:1~5

10

에돔 족속의 조상 에서의 족보

36:9~19

11

야곱의 족보

37:2; 46:8~25



출처 : 생명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