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제사, 공의의 실현 (신 16:13~22)
감사의 제사, 공의의 실현
[신명기 16장 13절~22절]
13절 - 너희 타작 마당과 포도주 틀의 소출을 거두어 들인 후에 이레 동안 초막절을 지킬 것이요
14절 - 절기를 지킬 때에는 너와 네 자녀와 노비와 네 성중에 거주하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즐거워하되
15절 -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너는 이레 동안 네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절기를 지키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모든 소출과 네 손으로 행한 모든 일에 복 주실 것이니 너는 온전히 즐거워할지니라
16절 - 너의 가운데 모든 남자는 일 년에 세 번 곧 무교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여호와를 뵈옵되 빈손으로 여호와를 뵈옵지 말고
17절 - 각 사람이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그 힘대로 드릴지니라
18절 -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각 성에서 네 지파를 따라 재판장들과 지도자들을 둘 것이요 그들은 공의로 백성을 재판할 것이니라
19절 - 너는 재판을 굽게 하지 말며 사람을 외모로 보지 말며 또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지혜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인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
20절 - 너는 마땅히 공의만을 따르라 그리하면 네가 살겠고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시는 땅을 차지하리라
21절 - 네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쌓은 제단 곁에 어떤 나무로든지 아세라 상을 세우지 말며
22절 - 자기를 위하여 주상을 세우지 말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느니라
[배경 이해하기]
신명기 12~15장에서 모세는 하나님이 택하신 성민으로서 이스라엘이 지녀야 할 정체성에 대해 교훈했습니다. 16장에서는 이스라엘의 모든 성인 남자가 지켜야 하는 3대 절기를 가르칩니다. 첫 번째 절기는 유월절입니다(1~8절). ‘유월절’로 번역된 히브리어 xs;P,페사흐는 ‘넘어가다’라는 의미입니다(출 12:27). 출애굽 당시 하나님이 애굽의 초태생은 모두 죽이셨으나, 문설주에 피를 바른 이스라엘의 장자는 죽음을 면하게 하신 일을 기념하는 절기입니다(출 12:21~30). 히브리력으로 아빕월 14일 저녁이며, 7일간 무교병(고난의 떡)을 먹는 무교절로 이어집니다. 두 번째 절기는 칠칠절입니다(9~12절). 칠칠절은 유월절로부터 7주 후 50일 만에 지키는 절기로, 이날 이스라엘 백성은 밀 · 보리의 첫 수확을 기념해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첫 열매를 드렸다고 해서 초실절, 맥추절, 맥추의 초실절로도 불렸습니다. 세 번째 절기는 초막절입니다(13~17절). 초막절은 ‘수장절’이라고도 불리는데, 모든 곡식이 창고에 수장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장막’을 기념하는 절기란 뜻에서 ‘장막절’이라고도 합니다. 성경 시대 유대인들은 초막절 마지막 날을 ‘큰 구원의 날’로 지켰습니다. 이날을 지난해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마지막 사죄의 날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초막절 마지막 날 제단에 물을 부으면서 사죄의 은총에 감사하고 다음 해의 풍년을 위해 이른 비를 간구했습니다. 이러한 유대인들을 향해 예수님은 목마른 사람은 그분께 오라 외치셨고(요 7:37), 그리하면 성령의 충만함을 받을 것이라 하셨습니다(요 7:38).
[관찰과 묵상]
1. 초막절은 언제, 며칠 동안 지켜야 하나요? 초막절을 누구와 함께해야 하나요?(13~15절)
초막절은 타작마당과 포도주 틀의 소출을 거두어들인 후, 즉 모든 곡물의 수확을 마친 후 7일간 지키는 절기입니다. 초막절을 지킬 때는 모든 식솔과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나누며 즐거워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명하신 3대 절기 중 초막절은 히브리 종교력으로 7월 15일부터 일주일 동안 지키는 절기로, 히브리 민간 행정력으로는 1월, 태양력으로는 10월에 해당합니다.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해 광야에서 초막을 세웠던 것을 기념하는 것입니다(레 23:42~43). 초막절은 장막절로도 불립니다. 하나님은 백성이 광야 생활을 끝내게 된 것이 그분의 은혜기에, 이를 잊지 않도록 초막절(장막절)을 지키라고 하십니다. 둘째, 시기적으로 한 해의 모든 곡물 추수를 마치고 지키는 절기여서 모든 수확을 마치게 하신 은혜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곡물을 추수하고 저장한 후에 지키기 때문에 수장절로도 불립니다(출 23:16; 34:22). 초막절을 지킬 때 특히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가족은 물론 노비와 레위인, 객과 고아와 과부와 함께 즐기라는 것, 즉 즐거움을 공유하라는 것입니다(14절). 기쁨의 잔치 자리에 소외되고 연약한 지체를 초청해 그들을 마땅히 돌보라는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 앞에 빈손으로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16~17절). 추수할 수 있도록 복 주신 분이 하나님이시기에, 자원함과 기쁨으로 감사를 표현하고, 힘을 다해 그분께 드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물질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진실로 감사하는 마음을 보십니다.
적용과 나눔
하나님께 감사한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표현하나요? 하나님 은혜를 잊고 내 의를 내세운 일은 없는지 나누어 보세요.
‘배은망덕’(背恩忘德)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은혜를 잊고 도리어 배반한다는 뜻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배은망덕한 것도 문제지만, 시마다 때마다 베푸시는 하나님 은혜를 잊는 우리를 돌아보게 됩니다. 어떤 성과에 대해 ‘내가 열심히 했으니까’, ‘내가 노력했으니까’ 식으로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은 하나님 은혜를 망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은혜가 아니면 한 해의 수확을 할 수 없는 것처럼, 각 사람도 하나님 은혜가 아니면 그 어떤 것도 누릴 수 없습니다. 특히 하나님이 값없이 베푸신 구원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감사는커녕 오히려 세상으로 향하는 우리 모습이 하나님 보시기에 배은망덕한 모습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향한 감사를 기도와 찬양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예물로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봉사와 섬김으로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겉치레가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고백으로 하나님 은혜에 감사드려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헤아리다 보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복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2. 재판장들과 지도자들은 어떻게 재판해야 하나요?(18~20절)
재판장들과 지도자들이 재판할 때는 재판을 굽게 하지 말고 사람을 외모로 보지 말며 뇌물을 받지 말고 오직 공의로 해야 합니다.
모세는 3대 절기 규례에 이어서 재판장과 지도자가 재판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교훈합니다. 재판관들이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의’입니다. 절기를 아무리 잘 지킨다 해도 공의를 행하지 않으면 그것은 종교 행위에 불과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습은 절기 때뿐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은 가나안에 들어가면 먼저 공의로 재판할 재판장과 지도자를 세워야 합니다. 공의로운 재판은 첫째, ‘굽게’ 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적·외적으로 압박과 유혹이 있더라도 흔들림 없이 정해진 규례대로 올곧게 판결해야 합니다. 둘째, 사람의 외모를 보고 판단하지 않는 것입니다. 재산의 정도나 사회적 지위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오직 공의대로 재판해야 합니다. 셋째, 뇌물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뇌물은 눈을 어둡게 하고 말을 굽게 해 공정하지 못한 판결을 내리게 합니다. 재판장과 지도자의 바른 재판으로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됩니다. 재판관의 사명은 단지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 이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적용과 나눔
어떤 사람의 겉모습이나 능력 등을 신뢰하다가 잘못 판단한 적은 없나요? 나는 어디에서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해야 할까요?
성도의 일터 등 하나님이 허락하신 삶의 자리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공의를 드러내야 하는 중요한 현장입니다. 마치 재판장이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인해 공의로 재판하는 것처럼(레 19:15), 장사하는 사람이 공평한 저울과 추를 사용해 정직하게 상거래를 하는 것처럼(레 19:36), 하나님을 경외함은 성도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공의로운 사회는 의로우신 하나님이 명하신 규례가 준행될 때 이루어집니다. 성도는 자신이 있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의를 실현하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삶과 예배는 분리될 수 없습니다. 삶과 예배가 분리된다면 이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공적 예배에서는 물론, 일상의 자리에서도 하나님이 모든 것을 보시고 들으심을 인식하며 살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삶으로 예배하는 예배자의 자세며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입니다.
* 초막절은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을 기념하고, 한 해 수확으로 인해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추수의 복을 주신 하나님께 자원함과 기쁨으로 감사 예배를 드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나님은 예물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진실로 감사하는 마음 중심을 보십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은 곧 이웃 사랑으로 발현됩니다. 잔치 자리에는 소외되고 연약한 지체를 초대해 그들과 기쁨을 함께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함은 예배나 절기 때뿐 아니라, 일터와 직장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나야 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지켜 행하는 성도를 통해 하나님의 공의가 이 땅에 실현됩니다.
[말씀으로 기도하기]
매 순간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고 마음 중심으로부터 감사하게 하소서. 입술로 감사함에 그치지 않고 제게 맡겨 주신 생활 터전에서 공의를 실현함으로 하나님 경외함을 나타내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