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축복과 저주가 선포되다 (신 27:11~26)

산호석 2020. 6. 2. 22:08

축복과 저주가 선포되다

 

[신명기 27장 11절~26절]
11절 - 모세가 그 날 백성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12절 - 너희가 요단을 건넌 후에 시므온과 레위와 유다와 잇사갈과 요셉과 베냐민은 백성을 축복하기 위하여 그리심 산에 서고
13절 - 르우벤과 갓과 아셀과 스불론과 단과 납달리는 저주하기 위하여 에발 산에 서고
14절 - 레위 사람은 큰 소리로 이스라엘 모든 사람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15절 - 장색의 손으로 조각하였거나 부어 만든 우상은 여호와께 가증하니 그것을 만들어 은밀히 세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응답하여 말하되 아멘 할지니라
16절 - 그의 부모를 경홀히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17절 - 그의 이웃의 경계표를 옮기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18절 - 맹인에게 길을 잃게 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19절 - 객이나 고아나 과부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20절 - 그의 아버지의 아내와 동침하는 자는 그의 아버지의 하체를 드러냈으니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21절 - 짐승과 교합하는 모든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22절 - 그의 자매 곧 그의 아버지의 딸이나 어머니의 딸과 동침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23절 - 장모와 동침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24절 - 그의 이웃을 암살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25절 - 무죄한 자를 죽이려고 뇌물을 받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26절 - 이 율법의 말씀을 실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

 

[배경 이해하기]
모세의 세 번째 설교(27:1~30:20)는 이스라엘 백성의 미래에 관한 것으로,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차지한 후 율법에 순종해야 축복받는 민족이 된다는 권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가나안에 입성한 후 먼저 에발산에 큰 돌들을 세워 율법을 기록하고 다듬지 않은 돌로 제단을 쌓아 하나님께 번제와 화목제를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리심산과 에발산에 각기 여섯 지파씩 나눠 서서 레위 사람이 저주의 말씀을 선포하면 모두 ‘아멘’으로 화답해야 합니다. 이로써 언약 갱신이 이루어집니다. 열두 지파를 둘로 나눈 것은, 여섯 지파는 복을 받고 여섯 지파는 저주를 받는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하나의 상징적인 예식으로, 그리심산에 선 여섯 지파는 율법에 순종하는 사람을, 에발산에 선 여섯 지파는 율법에 불순종하는 사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즉, 선택에는 두 가지 길이 있으며 율법에 순종하면 축복이, 불순종하면 저주가 임할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 이러한 방법으로 백성에게 복과 저주를 말씀하신 것은 시청각을 통해 더 깊은 인상을 주어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을 영원히 지키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저주를 선포하는 에발산에 율법을 새긴 돌비를 세우게 하신 것은, 율법을 통해서는 죄를 깨달을 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관찰과 묵상]
1.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요단을 건넌 후 무엇을 하라고 명령했나요?(11~13절)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을 건너면 시므온, 레위, 유다, 잇사갈, 요셉, 베냐민은 축복하기 위해 그리심산에 서고, 르우벤, 갓, 아셀, 스불론, 단, 납달리는 저주하기 위해 에발산에 서야 합니다.
그리심산에 선 지파는 모두 야곱의 정실인 레아와 라헬에게서 난 아들들의 지파입니다. 에발산에 선 지파는 레아의 맏아들임에도 근친상간 죄로 장자권을 상실한 르우벤, 레아의 막내아들 스불론, 레아와 라헬의 여종들에게서 난 아들들의 지파입니다. 정실의 후손 이름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고대 근동 풍습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이 그리심산에서 축복을, 에발산에서 저주를 선포하게 하신 이유는 지형적인 특징과 관련됩니다. 그리심산과 에발산은 모두 가나안 중심부에 위치합니다. 두 산은 마주보고 있으며, 그 사이에는 200m 가량의 깊은 골짜기가 있습니다. 그리심산은 항상 햇빛이 비치고 물이 풍부해 많은 열매와 울창한 숲을 이뤄 축복받은 땅으로 인식된 반면, 에발산은 늘 그늘지고 물이 부족해 나무가 없는 황량한 돌산을 이뤄 저주받은 땅으로 여겨졌습니다. 축복을 하는 그리심산에 섰다고 축복의 대상이 되거나 저주를 하는 에발산에 섰다고 저주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두 산에서 선포된 축복과 저주는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적용과 나눔
나는 성경의 축복 메시지와 저주(심판) 메시지 중 어느 쪽에 더 귀 기울이나요? 두 메시지를 고루 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명기 저자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의 언약을 갱신하면서 의도적으로 축복의 메시지를 생략합니다. 그는 열두 가지 저주 메시지만을 기록하면서 ‘아멘’으로 화답하라고 촉구합니다. 이는 죄를 범하기 쉬운 인간 본성에 경종을 울려 말씀을 굳게 지키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 강단은 주로 축복을 선포해 왔고,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으나 질적 성장은 이에 미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서도 하나님의 복만 기대하는 신앙이 보편화된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문제를 지적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기복 신앙’입니다. 대개 저주보다는 축복의 말씀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강단에서 축복의 측면에 치우쳐 하나님 말씀을 전한 점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죄의 기준을 정하시고 죄인을 심판하시는 분입니다. 듣기에 거슬리는 심판의 경고 메시지도 귀담아듣고 ‘아멘’으로 받을 때 신앙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성도를 성도답게, 교회를 교회답게 하는 길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듣고 깨닫고 바르게 행하는 자들에게 복이 됩니다.

2. 레위 사람이 열두 가지 죄와 그에 따른 저주를 선포할 때 이스라엘 백성은 어떻게 응답해야 했나요?(14~26절)
레위 사람이 저주를 선포할 때마다 모든 백성은 ‘아멘’으로 응답해야 했습니다.
하나님과 언약이 파기되었을 때 이스라엘 백성에게 임할 저주가 열거됩니다. 레위 사람의 선포에 이스라엘 백성이 ‘아멘’으로 응답함으로써 이스라엘이 언약 백성임을 하나님 앞에서 선언하는 일종의 언약 체결식입니다. 학자들에 따르면 그리심산과 에발산 사이에 있는 세겜 골짜기는 산울림이 좋아서, 여러 사람이 큰소리로 외치면 두 산 중턱에 있는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레위인이 그리심산과 에발산 사이 세겜 골짜기에서 저주를 선포할 수 있었고, 백성은 큰 소리로 ‘아멘’을 제창할 수 있었습니다. 세겜은 아브라함과 야곱이 하나님께 제단을 쌓은 곳이며 요셉의 뼈가 장사된 곳입니다. 열두 가지 죄와 저주가 하나씩 선포될 때 이스라엘 백성이 화답한 ‘아멘’은 ‘지지하다’, ‘신임하다’라는 뜻을 지닌, 전적 동의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관용어입니다. ‘아멘’으로 화답하는 것은 그 죄를 범할 경우 율법에 언급된 모든 심판을 마땅히 받아들이겠다는 표현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죄악들은 십계명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열두 가지만 대표적으로 언급했지만, 실상은 율법에 언급된 모든 말씀을 일일이 다 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합니다.
적용과 나눔
성경이 말하는 저주와 일반적인 저주는 어떻게 다를까요? 나는 살면서 순종과 불순종 중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하나요?
일반적으로 저주는 남에게 재앙이나 불행이 일어나기를 빌고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명기에서 말하는 저주는 이와 다릅니다. 저주는 하나님 언약을 어겼을 때 그 결과로 임하는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을 의미합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의 패트릭 마빌로그는 “저주에 관해 성경은 무엇을 말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저주에 대해 바르고 건강한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저주의 본질을 이해하면 우리 죄의 무게와 십자가 승리의 힘을 깨닫게 된다. … 저주는 우리가 하나님께 불순종할 때 찾아온다. 우리가 저주받는 것은 하나님 잘못이 아니다. 우리 죄로 인한 결과요 우리 잘못 때문에 받는 것이다.” 하나님이 죄와 저주에 대한 말씀을 주신 것은 그러한 죄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고 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축복과 저주의 장인 신명기 28장은 68절까지 있습니다. 그중 축복의 말씀이 14구절이고 나머지는 불순종이 야기하는 저주의 말씀입니다. 타락한 인간은 불순종을 행할 여지가 많기 때문에 불순종을 경고하는 말씀을 더 많이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저주의 말씀을 듣고 그 길에 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같이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신 대로 이루시는 분입니다. 언약하신 대로 순종에는 축복을, 불순종에는 저주와 심판을 행하십니다. 성도는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생명으로 알고 전인적으로 순종해야 합니다. 말씀에 대한 철저한 순종만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 에발산에서 열두 가지 죄와 저주를 선포하게 하신 이유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뜨려 심판에 이르지 않도록 주의를 주시기 위함입니다. 축복과 징계의 기준은 하나님 말씀에 대한 순종 여부입니다. 축복의 말씀만 따르는 것은 어린아이 신앙입니다. 하나님이 싫어하시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성숙한 신앙입니다. 타락한 인간에게는 죄로 향하는 본성이 있기에, 마음 불편하게 하는 저주의 말씀까지 마음에 새기고 항상 ‘아멘’으로 순종하는 것이 죄를 멀리하는 지혜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모든 명령과 규례를 지켜 행할 이유는 다름 아닌 우리 행복을 위해서입니다(10:13).    

 

[말씀으로 기도하기]
하나님의 모든 말씀에 ‘아멘’으로 응답하고 순종하게 하소서. 제 귀에 듣기 좋은 말씀만 아니라 마음 불편하게 하는 말씀까지 겸손히 받고 순종해, 하나님 뜻을 온전히 이루는 하나님 자녀 되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