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나병을 경계하라

[레위기 13장 1절~17절]
1절 -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절 - 만일 사람이 그의 피부에 무엇이 돋거나 뾰루지가 나거나 색점이 생겨서 그의 피부에 나병 같은 것이 생기거든 그를 곧 제사장 아론에게나 그의 아들 중 한 제사장에게로 데리고 갈 것이요
3절 - 제사장은 그 피부의 병을 진찰할지니 환부의 털이 희어졌고 환부가 피부보다 우묵하여졌으면 이는 나병의 환부라 제사장이 그를 진찰하여 그를 부정하다 할 것이요
4절 - 피부에 색점이 희나 우묵하지 아니하고 그 털이 희지 아니하면 제사장은 그 환자를 이레 동안 가두어둘 것이며
5절 - 이레 만에 제사장이 그를 진찰할지니 그가 보기에 그 환부가 변하지 아니하고 병색이 피부에 퍼지지 아니하였으면 제사장이 그를 또 이레 동안을 가두어둘 것이며
6절 - 이레 만에 제사장이 또 진찰할지니 그 환부가 엷어졌고 병색이 피부에 퍼지지 아니하였으면 피부병이라 제사장이 그를 정하다 할 것이요 그의 옷을 빨 것이라 그리하면 정하리라
7절 - 그러나 그가 정결한지를 제사장에게 보인 후에 병이 피부에 퍼지면 제사장에게 다시 보일 것이요
8절 - 제사장은 진찰할지니 그 병이 피부에 퍼졌으면 그를 부정하다 할지니라 이는 나병임이니라
9절 - 사람에게 나병이 들었거든 그를 제사장에게로 데려갈 것이요
10절 - 제사장은 진찰할지니 피부에 흰 점이 돋고 털이 희어지고 거기 생살이 생겼으면
11절 - 이는 그의 피부의 오랜 나병이라 제사장이 부정하다 할 것이요 그가 이미 부정하였은즉 가두어두지는 않을 것이며
12절 - 제사장이 보기에 나병이 그 피부에 크게 발생하였으되 그 환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퍼졌으면
13절 - 그가 진찰할 것이요 나병이 과연 그의 전신에 퍼졌으면 그 환자를 정하다 할지니 다 희어진 자인즉 정하거니와
14절 - 아무 때든지 그에게 생살이 보이면 그는 부정한즉
15절 - 제사장이 생살을 진찰하고 그를 부정하다 할지니 그 생살은 부정한 것인즉 이는 나병이며
16절 - 그 생살이 변하여 다시 희어지면 제사장에게로 갈 것이요
17절 - 제사장은 그를 진찰하여서 그 환부가 희어졌으면 환자를 정하다 할지니 그는 정하니라

[배경 이해하기]
레위기 11~15장은 정결법 규례를 다룹니다. 그중 13~14장은 나병에 대한 정결법을 상세히 기록합니다. 구약성경에 언급된 나병은 아직 피부병이 상세히 분류되지 않았던 시대에 각종 악성 피부 질환과 세균 감염, 마른버짐 등을 통칭해 부른 것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당시만 해도 불치병이었던 나병(한센씨병)에서 환자가 치유되었을 때 행할 정결 의식이 소개된 것과, 열왕기하 5장에서 나병에 걸린 나아만이 아람 왕을 보좌하고 일상 업무를 수행했다고 기록된 것(왕하 5:1)으로 보아 그러합니다. 나병은 성경에서 죄를 지은 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임한 경우가 있었지만(민 12장<미리암>; 대하 26장<웃시야>), 일반적으로 범죄 여부와 상관없이 나균에 대한 면역이 낮은 사람에게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나병을 부정한 것으로 간주해 그들을 격리하도록 하신 것은 전염성 있는 질병으로부터 이스라엘 공동체를 보호함과 동시에 의복, 음식, 주택 등 생활에 가장 중요한 모든 분야에서 영적, 육체적 정결함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또 나병은 사람의 신체를 파괴하고, 외형을 변형시키며, 신체 일부에서 전체로 또 개인에서 공동체로 퍼져 나가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렇듯 나병은 불결함과 파괴력, 그리고 전염성 면에서 죄와 유사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성경은 이를 의식(儀式)상 불결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관찰과 묵상]
1.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에게 단순 피부병과 나병(악성 피부병)을 어떻게 구별하라고 알려 주셨나요?(1~8절)

환부의 털이 희어지고, 정상적인 피부보다 우묵해졌으면 나병으로 진단하고, 피부 색점(피부에 희끄무레한 얼룩 혹은 종기)만 희고 환부의 털이 희지 않고 우묵하지도 않으면 판정을 유보했다 7일 간격으로 두 차례 다시 관찰해 환부가 확산되는지 여부를 보고 판단하라고 하셨습니다.
나병(leprosy)의 라틴어 어원은 ‘비늘’이라는 뜻의 ‘레프라’(lepra)입니다. 나병 환자들의 피부에 변형이 생기면서 두꺼운 비늘 같은 것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나병은 나균이 피부나 말초신경, 내장 등에 침투해서 피부가 괴사하거나 신경 조직에 마비 증세를 일으키게 하는 질병이었습니다. 현대에 치료약이 개발될 때까지 나병은 불치의 병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나병으로 확진받은 환자들은 공동체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채 평생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또 나병 자체가 하나님의 저주는 아니지만 그 병이 발병되고 퍼져 나가는 모양이 죄의 속성을 닮았기 때문에 나병 환자들은 의식(儀式)적으로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한편 나병이 의심되는 이들은 각각 1주일, 2주일 뒤에 제2, 제3의 판정을 받도록 해 부스럼이 번졌는지 여부에 따라 추가 격리를 할지 공동체에 복귀시킬지를 신중히 결정했습니다. 만약 나병으로 판명되면 그 사람은 단순히 격리되는 데 그치지 않고 진 바깥으로 추방되어야 했습니다.
적용과 나눔
육신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이상으로 내면과 삶의 거룩함을 유지하도록 힘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나님은 그분이 거룩하시기에 우리도 거룩하기를 원하십니다. 거룩하신 주님은 죄악 된 인간이 회개하지 않은 모습으로 그분 앞에 나오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오늘날 교회에서는 집사나 권사나 장로 직분을 받지 않은 평신도를 ‘성도’라 일컫습니다. 그러나 사실 성도라는 말은 ‘거룩한 무리’라는 뜻이어서 그 어느 명칭보다도 존귀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중세 때부터 교회는 많은 이의 존경을 받았던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거룩한 경건의 모양과 능력을 드러냈는지 사후에 조사해 각각의 단계에 따라 ‘Servant of God’(하나님의 종), ‘Venerable’(가경자), ‘Blessed’(복자), 그리고 ‘Saint’(성인)로 그 이름을 바꾸어 불렀는데, 마지막 단계가 ‘성인’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몸과 마음과 영혼을 좀먹는 모든 해악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며 거룩한 무리, 즉 ‘성도’라 부름 받기에 부끄럽지 않은 하나님 백성이 되어야 합니다.     

2. 피부에 흰 점이 돋고 털이 희어지고 생살이 부푼 경우와 나병이 전신에 퍼졌을 때 각각 어떤 판결을 내렸나요?(9~17절)
제사장은 피부에 흰 점이 돋고 털이 희어지고 생살(난육)이 생기면 오랜 나병(악성 피부병)으로 선포해야 했고, 나병이 전신에 퍼진 사람은 오히려 정결하다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환자의 피부가 벗겨지거나 곪아 터지고 그 아래 생살(난육)이 돋아나면 나병 증세가 상당히 오래 진전된 중증으로 판단해 그를 진 밖으로 쫓아내 병이 나을 때까지 혼자 지내게 했습니다. 그런데 질병이 전신에 퍼지고 딱지가 말라 떨어지게 되면 몸 안의 병독이 모두 바깥으로 발산된 것으로 판단해 그 사람은 정결하다는 판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질병은 백반병 혹은 만성 건선에 가까움). 인간은 자기 내면의 어두움을 빛 가운데 드러내고 주님의 은총을 구할 때 비로소 치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긍휼을 입은 자들이 나병으로부터 기적적으로 치유된 사례가 소개돼 있습니다. 나병으로 진단받은 사람들은 옷을 찢고 머리를 풀며 슬픔을 표시했고, 일반인들이 부지중에 접근해 병을 옮게 되는 일이 없도록 어느 곳에 가든지 윗입술을 가리고 “부정하다! 부정하다” 외치고 다녀야 했습니다(13:45). 또 윗입술을 가리는 것은 호흡이나 기침을 통해 타액이 타인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조심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죄를 지은 자들이 끊임없는 자기 비하와 하나님과 세상으로부터의 소외를 경험하게 됨을 연상시킵니다.
적용과 나눔
나병과 죄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내 삶이 죄악에 물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나누어 보세요.

나병과 죄악 사이에는 많은 유사점이 있습니다. 첫째, 나병은 환자의 신체 내에 오랫동안 잠복해 있다가 나균에 대한 면역이 떨어지는 순간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죄의 씨앗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내면에 뿌려지는데, 내면에 잠복해 있다가 경건의 능력이 떨어지고 죄를 지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갖춰지는 순간 모습을 드러냅니다(잠복성). 둘째, 나병은 환자의 외형을 심하게 변형시키며, 모든 감각기관을 마비시켜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해 생명에 위협을 줍니다. 죄는 선악의 판단 기능을 마비시키고 하나님의 뜻과 임박한 심판에 대해 무뎌지게 만들어 파멸로 인도합니다(파괴성). 셋째, 나병은 작은 반점에서 시작하지만 결국 온몸으로 퍼지고, 한 사람에게서 시작해 여러 사람에게 번지는 전염성이 있습니다. 죄는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죄로 물들게 할 뿐 아니라 공동체에도 악영향을 끼칩니다(전염성). 넷째, 결국 나병에 걸린 사람은 건강한 사람들과 분리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죄는 사람과 사람을 나뉘게 만들고, 하나님으로부터도 멀어지게 합니다(분리성). 성도는 죄에 빠지지 않도록 늘 경건에 힘써 강한 면역력을 키워야 하고, 죄악의 침투 여부를 판단하며, 죄 된 습관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싹을 잘라 버려서 하나님과의 교제가 끊어지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인간의 부정함과 하나님의 거룩함은 본질상 공존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나병 분별법과 정결 규례를 통해 죄의 잠복성·파괴성·전염성·분리성을 알게 하십니다. 성도는 수시로 자신의 내면과 신앙 상태를 점검하며 죄악에 무감각해지는 영적 나병이 생기지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죄악 된 것은 그 모양조차 버리고 죄의 싹을 잘라 버려서 하나님과의 교제가 끊어지는 아픔을 겪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장차 완성될 하나님 나라에는 예수님의 보혈로 모든 더러움을 정결하게 씻음 받은 이들만 들어갈 것입니다.           


[말씀으로 기도하기]
치유하시는 하나님, 영혼의 나병에 걸려 죄에 무감각해진 저를 주님의 보혈로 정결하게 하소서. 거룩함 없이는 아무도 주님을 볼 수 없음을 기억하고, 죄는 그 모양이라도 버리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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