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이 회복되는 그날
[요한계시록 22장 1절~11절]
1절 - 또 그가 수정 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와서
2절 -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두 가지 열매를 맺되 달마다 그 열매를 맺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치료하기 위하여 있더라
3절 - 다시 저주가 없으며 하나님과 그 어린 양의 보좌가 그 가운데에 있으리니 그의 종들이 그를 섬기며
4절 - 그의 얼굴을 볼 터이요 그의 이름도 그들의 이마에 있으리라
5절 - 다시 밤이 없겠고 등불과 햇빛이 쓸 데 없으니 이는 주 하나님이 그들에게 비치심이라 그들이 세세토록 왕 노릇 하리로다
6절 - 또 그가 내게 말하기를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된지라 주 곧 선지자들의 영의 하나님이 그의 종들에게 반드시 속히 되어질 일을 보이시려고 그의 천사를 보내셨도다
7절 -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으리라 하더라
8절 - 이것들을 보고 들은 자는 나 요한이니 내가 듣고 볼 때에 이 일을 내게 보이던 천사의 발 앞에 경배하려고 엎드렸더니
9절 - 그가 내게 말하기를 나는 너와 네 형제 선지자들과 또 이 두루마리의 말을 지키는 자들과 함께 된 종이니 그리하지 말고 하나님께 경배하라 하더라
10절 - 또 내게 말하되 이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인봉하지 말라 때가 가까우니라
11절 - 불의를 행하는 자는 그대로 불의를 행하고 더러운 자는 그대로 더럽고 의로운 자는 그대로 의를 행하고 거룩한 자는 그대로 거룩하게 하라
[배경 이해하기]
인류 역사의 마지막을 묘사하는 요한계시록은 여러 면에서 인류 역사의 시작을 묘사하는 창세기와 대조됩니다. 창세기가 모든 것의 시작에 관한 책이라면 요한계시록은 모든 것의 완성에 관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요한계시록은 창세 후 타락했던 세상을 그분의 주권으로 완전히 새 창조하시는 이야기이기에 후반부로 갈수록 사탄에 대한 하나님의 최종적 승리와 잃어버린 낙원의 완전한 회복 과정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20장 후반은 주님이 재림하셔서 사탄을 영원히 패망시키시고, 모든 죽은 자가 부활하는 가운데 흰 보좌 앞 최후 심판을 행하시는 모습을 소개합니다. 21장은 옛 하늘과 옛 땅, 옛 우주가 완전히 새롭게 변화되어 신천신지(新天新地)로 거듭날 것을 예언합니다(참조, 벧후 3:10). 악인들은 불과 유황이 타는 지옥에 던져질 것이고, 의인들은 새 땅에 임하는 어린양의 신부들의 천상 공동체 혹은 그들이 거할 터전인 거룩한 성 예루살렘에서 영원히 살 것입니다. 각양 보석으로 빛나는 열두 개 문을 가진 이 거룩한 성 예루살렘에는 더 이상 성전이 존재하지 않고 밤도 없습니다. 바로 하나님이 성전이자 빛의 근원이시기 때문입니다(21:22~23). 본문은 회복된 에덴동산, 복낙원의 모습이 어떠할지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관찰과 묵상]
1. 장차 성도들은 회복된 에덴에서 어떤 놀라운 특권을 누리게 되나요?(1~5절)
성도들은 생명수 강변에서 자라는 각양 생명나무 열매와 잎사귀를 먹어 모든 질병을 치유받고, 다시는 저주 아래 있지 않으며, 주님과 함께 왕 노릇 하게 됩니다.
최후 심판 후 펼쳐질 새 하늘과 새 땅, 그리고 새 예루살렘은 전에 있던 시공간에서 더러운 것들을 청소해 버린 곳이 아니라 질적으로 완전히 새로워진 시공간입니다. 이곳 한복판에는 수정같이 맑은 생명수 강이 흐릅니다. 에스겔이 환상 가운데 본 강은 성전 문지방 밑에서부터 흘러나와 사해로 흘러들어갔지만(겔 47:1), 요한이 환상 중에 본 생명수 강은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로부터 바로 흘러나옵니다. 이제 성도들은 더 이상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히 8:5)에 해당하는 성전으로부터 나온 생명수가 아니라 실제 생명의 근원 되시는 예수님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생명수를 받아 마시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생명수의 강 주변에서 자라는 생명나무가 맺는 열두 가지 과실과 그 잎사귀를 먹음으로 모든 질병을 치유받고 영생을 누립니다. 또한 더 이상 인간을 유혹할 사탄 같은 이가 존재하지 않고 저주도 사라질 것이기에, 그야말로 성도는 영화(榮化, glorified)된 상태에서 빛의 근원 되신 주님과 함께 빛 가운데에 살게 됩니다. 전에 그들은 하나님의 얼굴을 뵙기만 해도 죽을 수밖에 없는 죄 된 존재였지만 그날에는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보며, 그분 소유임을 확증하는 이름을 갖게 되고, 그분과 더불어 통치하며 영원히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됩니다.
적용과 나눔
나는 장차 회복될 에덴에 어떤 기대를 품고 있나요? 지금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회복될 에덴의 소식이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까요?
일상이 힘들고 어려울 때 잃어버린 낙원을 되찾는 꿈은 큰 힘을 줍니다. 바울은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롬 8:18)라고 했습니다. 새롭게 회복될 에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그 한가운데로 흐르는 생명나무로 인해 놀라운 혜택을 누릴 것입니다. 그 강가에서 자라나는 생명나무는 에덴의 거주자들에게 놀라운 생명력을 나누어 줄 것입니다. 그들은 아무리 수고해도 피곤치 않고 병들지 않을 것입니다.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저주받았던 노동이 기쁨이 되어, 모든 사람은 만물을 다스리는 일을 기쁨으로 감당할 것입니다. 천국 거민들은 영원토록 하나님을 가까이 섬기면서, 그분을 대면해 교제하는 놀라운 복을 누릴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천국은 이 땅에서 끝없는 고통과 아픔을 경험하는 인생들이 모든 수고를 그치고 참된 안식(히 4:11)에 들어가서 하나님과의 영원한 교제를 누리며, 그분을 통해 새 힘을 공급받게 되는 곳입니다.
2.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자에게 주신 약속은 무엇인가요? 두루마리의 예언을 인봉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6~11절)
두루마리의 예언의 말씀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습니다. 이 계시가 이루어질 때가 속히 올 것이기에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두루마리를 인봉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요한이 받은 계시는 자신이 지어 낸 의견이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천사가 전해 주고 보여 준 것을 기록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천사는 이제까지 보여 준 놀라운 환상이 참되고 신실하며 계시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증합니다. 이는 비단 요한계시록뿐 아니라 성령의 영감으로 쓰인 신구약성경 66권의 완전성을 강조한 것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천사는 이 약속의 말씀을 굳게 붙잡고 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며 승리하는 자들에게 큰 복이 있으리라 말합니다. 한편, 앞으로 펼쳐질 인류 최후의 사건과 새로 임할 천국의 찬란한 모습을 생생하게 목격한 요한은 큰 감동을 받습니다. 또 받은 계시의 내용과 규모가 엄청난 것이어서 깜짝 놀란 요한은 앞서 19장에서 경고를 받았음에도 22장에서 또다시 일곱 천사 중 하나 앞에 경배하려다 제지를 받습니다. 다니엘서와 달리 이 내용을 인봉하지 말라고 한 것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셔서 지금까지 계시된 모든 말씀이 그대로 실현될 날이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11절은 불의한 자를 그냥 내버려 두라는 말씀이 아니라 회개하지 않은 자들에게 남은 기회가 많지 않기에 전하기 힘쓸 것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적용과 나눔
미래에 완성될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자면서 현재 이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성도의 마음가짐과 삶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예수님은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요 5:2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성도들이 믿음을 고백하는 순간, 이미 그 존재가 생명의 나라로 옮겨졌으며, 하나님의 통치 행위가 효력을 발휘하는 하나님 나라가 이미 그들의 마음 가운데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마태는 ‘천국’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해 영원한 나라의 초월성과 미래성을 강조한 한편, 복음서와 사도행전 그리고 서신서들은 압도적으로 ‘하나님의 나라’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해 그 나라의 내재성과 현재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성도들이 영원히 살아갈 나라가 사후와 지금의 현실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가운데 이미 시작되었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내세와 현세를 나누는 헬라적 이분법에 따라 내세만을 바라보며 이 세상의 삶을 소홀히 여길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 윤리 의식을 가지고 이 땅에서도 철저히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며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계시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살아갈 때 약속된 영원한 삶의 복을 누리게 됩니다. 이 땅에 발 딛고 살아가면서 주 예수의 마지막 오심을 기다리며 마라나타, 곧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20절)라고 기도하는 것이 성숙한 성도의 모습입니다.
* 성경 전체의 마지막 장인 요한계시록 22장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완결되고 에덴이 회복되는 장면입니다. 천국은 모든 고통과 수고가 그치고 성도들이 참된 생명과 안식을 누리는 곳입니다. 하나님과 교제하며 세세토록 왕 노릇 하는 곳입니다. 하나님이 요한에게 보여 주신 모든 계시는 참되고 진실하며, 이를 지키는 자는 복이 있습니다. 종말의 때를 살아가는 성도는 인류 역사를 마감하는 성경 마지막 장에서 “보라 내가 속히 오리니…각 사람에게 그가 행한 대로 갚아 주리라”(12절)라고 약속하시는 주님께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20절)라고 화답하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말씀으로 기도하기]
완전한 섭리로 인류 구원의 대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주님을 바라봅니다. 천국을 소망하는 동시에 이미 이 땅에 시작된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는 일에 쓰임 받는 신실한 주님의 자녀 되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