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었다!
[요한복음 19장 28절~37절]
28절 - 그 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루어진 줄 아시고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사 이르시되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29절 - 거기 신 포도주가 가득히 담긴 그릇이 있는지라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의 입에 대니
30절 -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
31절 - 이 날은 준비일이라 유대인들은 그 안식일이 큰 날이므로 그 안식일에 시체들을 십자가에 두지 아니하려 하여 빌라도에게 그들의 다리를 꺾어 시체를 치워 달라 하니
32절 - 군인들이 가서 예수와 함께 못 박힌 첫째 사람과 또 그 다른 사람의 다리를 꺾고
33절 - 예수께 이르러서는 이미 죽으신 것을 보고 다리를 꺾지 아니하고
34절 - 그 중 한 군인이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
35절 - 이를 본 자가 증언하였으니 그 증언이 참이라 그가 자기의 말하는 것이 참인 줄 알고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니라
36절 - 이 일이 일어난 것은 그 뼈가 하나도 꺾이지 아니하리라 한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함이라
37절 - 또 다른 성경에 그들이 그 찌른 자를 보리라 하였느니라
[배경 이해하기]
요한복음 19장은 예수님이 빌라도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으시고 십자가에 달려 마침내 죽음에 이르시게 되는 고난의 사건을 보도합니다. 그 과정에서 진리를 외면한 빌라도와 예수님의 대적들, 그리고 조직에 순응해 잔인하게 형을 집행한 로마 군병들, 남겨진 예수님의 어머니, 예수님을 배신하고 도망가 버린 제자들과 끝까지 남은 제자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소개됩니다. 빌라도는 예수님이 무죄함을 알았지만 무죄 선고와 방면은 황제에게 불충한 것이라는 유대 지도자들의 비난과 민란의 위협에 굴복해 예수님께 십자가형을 언도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십자가 명패에 히브리어와 당시 공용어인 로마어와 헬라어로 ‘나사렛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 적어 넣음으로 예수님이 모든 인류의 죄 사함을 위해 왕으로 오신 분임을 만방에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예수님은 최후의 순간에도 남겨질 육신의 어머니를 생각해 제자에게 부탁하시면서 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보이시지만, 동시에 사명을 다 이루셨음을 공적으로 선포해 인류 구속의 사명을 완수하십니다. 예수님의 고난 당하심, 못 박히심, 죽으심, 창에 찔리심, 병사들이 제비뽑기까지 그분의 죽으심과 관련한 모든 일은 구약 예언의 성취입니다. 이는 예수님이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하신 것이 아니라 자발적 의지로 하나님의 시간표를 따라 인류를 위해 자기 목숨을 내어놓으셨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합니다.
[관찰과 묵상]
1. 예수님의 가상칠언(십자가상에서 하신 일곱 말씀) 중 본문에 나타난 말씀은 무엇이며, 그분의 어떤 면을 드러내나요?(28~30절)
예수님은 “내가 목마르다”, “다 이루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그분의 완전한 인성(人性)과 완전한 신성(神聖)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의 가상칠언(架上七言)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 23:34),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눅 23:43),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19:26~27),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 막 15:34), “내가 목마르다”(28절), “다 이루었다”(30절),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 23: 46). 이 중 “내가 목마르다”, “다 이루었다”는 요한복음에만 등장합니다. “내가 목마르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인간의 몸을 입으신 예수님이 실제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 신체적 갈증이 극에 달하셨고, 고문과 못 박힘으로 과다하게 출혈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말씀은 동시에 인류 구원의 영적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갈망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고통을 경감시키는 마취제인 몰약 탄 포도주는 거부하셨지만(막 15:23), 목마름을 면하게 하는 우슬초에 매단 해면의 신 포도주는 받으셨습니다(29~30절). 이로써 “목마를 때에는 초를 마시게 하였사오니”(시 69:21)라는 예언을 온전히 성취하십니다. 이후 예수님은 “다 이루었다”라고 선포하시는데, 이는 연약한 한 인간의 죽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을 대속하시는 죽음임을 공적으로 선언하신 것입니다. “영혼이 떠나가시니라”(gave up his spirit, NIV)에 쓰인 헬라어 ‘파레도켄’은 ‘내놓다’, ‘포기하다’라는 뜻으로, 스스로 생명을 내놓고 죽음을 선택하셨음을 강조합니다.
적용과 나눔
세상을 떠나기 전에 “다 이루었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때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나누어 보세요.
각 사람에게는 주어진 사명이 있습니다. 그 사명을 이룬 자는 예수님처럼 인생 마지막 순간에 담대히 “다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예수님이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신 현장은 죄수로서 못 박혀 피 흘리며 죽는 자리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성공 기준이 세상과 달랐음을 보여 줍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분을 실패한 혁명가로 여기고 “그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할 수 없도다”(막 15:31)라며 손가락질했지만, 예수님은 자신이 감당하는 일이 얼마나 엄중한지 아셨기에 온갖 수모를 당하시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그분은 비록 패배한 것 같아 보였지만, 우주 만물을 죽음의 권세에서 생명의 나라로 성공적으로 이끄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승리했음을 온몸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된 우리도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 이루었다”고 자신 있게 고백할 수 있으려면 매일 자신을 내려놓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2. 유대인들은 왜 예수님의 시신을 치워 달라고 요청했나요?(31절) 로마 병사들은 왜 예수님의 다리를 꺾지 않았나요?(32~37절)
유대인들은 유월절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시신을 골고다산 위에 방치해 둘 수 없어서 서둘러 치워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다른 죄수들은 아직 생명이 남아 있었기에 다리를 꺾어 호흡 곤란과 출혈로 사망하게 했지만, 예수님은 이미 돌아가셨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뼈가 하나도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성경의 예언대로 된 일입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 동안 예수님은 모든 인류가 죄로 말미암아 겪어야 했던 고통을 한 몸에 감당하시다가 운명하셨습니다. 다음 날은 유월절과 안식일이 겹친 날이었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시신을 신속히 치워 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로마 당국은 본래 죄인이 오래도록 고통 당하다가 짐승의 밥이 되도록 버려두는 관습과 달리 서둘러 십자가형을 종료하려 합니다. 로마 병정들은 다른 죄수들의 다리를 꺾어 호흡 곤란과 과다 출혈로 신속히 죽음에 이르게 했지만, 예수님은 이미 스스로의 의지로 일찍 생명을 버리신 상태였기에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대신 병사들은 스가랴의 예언대로 창으로 예수님의 옆구리를 찔러 죽음을 확인했습니다(슥 12:10). 그때 옆구리에서 물과 피가 함께 쏟아졌습니다. 요한일서에서 요한은 ‘물과 피로 임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언급하며(요일 5:6), “그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 1:7)라고 기록합니다.
적용과 나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심으로 내가 영원한 죽음을 면하게 되었음을 실감하나요?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마르틴 루터는 “성경책을 짜 보라. 그 속에서 피가 나올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구약을 짜면 짐승의 피가 나오고 신약을 짜면 예수님의 보혈이 나올 것입니다. 성경에는 인간의 죄와 그것을 사함 받기 위한 피비린내 나는 제사들의 기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심지어 요한계시록은 마지막 환난에서 구원 얻은 백성을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계 7:14) 했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날 어린양 예수의 피로 씻어 희어진 의의 옷을 입은 자들만 구원을 얻는 것입니다. “피 흘림이 없은즉 사함이 없느니라”(히 9:22)라는 말은 죽음으로만 죄 사함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죄를 지은 죄인이 하나님 앞에서 치러야 할 대가는 죽음뿐입니다. 그 진노의 불길을 자신의 죽음으로 막아서신 분이 예수님입니다. 그분의 보혈이 우리 각 사람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으면, 죽음은 우리를 지나갈 것입니다.
* 예수님은 우리의 고통을 체휼하신 완전한 인간이시며 우리를 죄에서 구속하신 완전한 구세주십니다. 그분은 하나님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대속의 죽음에 기꺼이 내어놓으셨습니다. 땅에 떨어진 한 알의 밀처럼, 예수님은 자기 자신을 버려 죽으심으로 승리하고 영생 얻는 본을 친히 보여 주셨습니다. 세상은 패배로 보아도 하나님 보시기에 승리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님의 제자 된 우리도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 이루었다”라고 자신 있게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매일 자신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말씀으로 기도하기]
인간의 모든 연약함을 아시고 십자가에 자기 자신을 내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2천 년 전에 있었던 대속의 사건을 매일 제 삶에 되새기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과 사명을 이루어 가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
'요한복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의 장례로 엄수된 예수님 장례 (요 19:38~42) (0) | 2020.03.13 |
---|---|
사명의 성취, 성경의 성취 (요 19:28~37) (0) | 2020.03.12 |
십자가 명패의 의미, 메시아 왕위 즉위식 (요 19:17~27) (0) | 2020.03.11 |
조롱 속에 역설적으로 드러난 메시아 왕의 정체성 (요 19:1~16) (0) | 2020.03.10 |
정치적 왕국이 아닌 진리 왕국의 왕 (요 18:28~40) (0) | 2020.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