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선지자의 간구 (3:1,2절)
본장의 제목은 '하박국의 기도'이다. 그것은 교회를 위한 중보의 기도이다. 선지자들은 기도하는 사람들로 때로는 그들이 예언하는 것을 대적하는 자들을 위해서까지라도 기도하였다.
1. 하박국 선지자는 자신이 앞에서 말한 질문에 대해 하나님께서 응답하셨음을 시인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말한다(2절). 여호와여 내가 주께 대한 소문을 듣고 놀랐나이다. 정당하게 하나님께 아뢴 자들은 주의깊게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이 갈대아인들의 압제 하에서 얼마나 낮추어질 것인가를 들었을 때 그 말씀의 내용은 하박국 선지자를 두렵게 하였다. 즉 이때 그는 그들의 심령이 낙담하지나 않을까, 교회가 완전히 멸절되어 파멸하지나 않을까 두려워했던 것이다.
2. 그는 이 환난의 날들이 감해지거나 완화되기를 위해서 또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힘을 얻게 하기 위해서 진심으로 기도한다. 그는 '수년'의 끝까지 기다리는 것이 너무 길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그는 70년의 포로 시대를 언급하고 있는 듯하다. 따라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호와여, '수년 내에' 즉 그 기간 중에도 우리를 위해 무엇인가를 행하소서. 그리하여 우리가 구원받지는 못할지라도 버림받거나 내어쫓김을 당하지 않게 하소서." 주의 일을...부흥케 하옵소서. 즉 "환난 중에 다닐지라도(시 138:7,8) 주의 교회를 부흥시켜 주옵소서"(여기서의 '부흥'은 소성의 의미이다-역주). "비록 환난으로부터 구원받을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다 할지라도, 우리에게 닥친 환난을 성화시키고 환난 가운데서 우리를 북돋아 주심으로 우리 안에 있는 주의 은총의 일을 부흥시켜 주옵소서." 이 수년 내에 나타내시옵소서. "주의 교회의 안전과 평안을 위해, 세상을 통치하시는 가운데 주님 자신을 나타내시옵소서. 즉 주의 능력, 주의 긍휼, 주의 약속, 주의 섭리를 나타내시옵소서." 포로 시대 중에 하나님께서 극렬히 타는 풀무 가운데서 기적적으로 세 소년을 구하시고 느부갓네살을 낮추셨을 때 이 기도는 응답되었다.
Ⅱ. 하나님의 은혜를 회상함 (3:3-15절)
곤궁 가운데 처해 있을 때 하나님의 백성은 그들이 경험한 것을 회상함으로, 즉 옛날 일을 돌아봄으로 스스로 힘을 얻는다. 하박국 선지자는 멀리 옛날로 돌아가 애굽에서와 광야를 지날 적의 이적들을 돌아본다. 처음에 그들을 이와 같이 가나안으로 인도하여 내신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그들을 바벨론으로부터 인도해 내실 수 있다.
1. 하나님께서는 영광 중에 나타나셨다(3,4절). 하나님이 데만에서부터 오시며 거룩한 자가 바란산에서부터 오시도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율법을 주셨을 당시 나타났던 그의 영광의 가시적인 현현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신 33:2). 그 영광이 하늘을 엎었고 그 찬송이 세계에 가득하도다. 어떤 이들은 "그 광채가 세계에 가득하도다"라고 읽기도 한다. 혹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에 합당한 역사가 세계에 가득하도다"라고 읽는 이들도 있다. 두 뿔(한글 개역에는 '광선'이라고 되어 있음-역주)이 그 손에서 나오니. 어떤 이들은 여기서 "두 뿔"을 율법이 적힌 두 서판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다음 말이 첨가되어 있다. 그 권능이 그 속에 감취었도다. 그가 행사하신 권능은 그의 원래 능력과 비교해 볼 때 그의 권능이 나타난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감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2. 하나님께서는 거만한 바로를 낮추시기 위하여 애굽에 재앙을 내리셨다(5절). 온역이 그 앞에서 행하며. 그것은 하룻밤 사이에 전 애굽의 초태생을 죽였다. 불덩이가 그 발밑에서 나오도다. 즉 우박 재앙이 내렸을 때 그 우박에 불덩이가 섞여 내렸던 것이다. 이것이 그 발밑에 있다고 했다. 이는 그것들이 그의 명령에 따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가 그것들에게 가라하면 가고 오라하면 오고 이것을 행하라 하면 행한다.
3. 그는 가나안 땅을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나눠 주시고 이방인들을 쫓아내셨다(6절). "그는 서서 땅을 척량하셨도다"(한글 개역에는 '그가 서신즉 땅이 진동하며'로 되어 있음-역주). 즉 그 땅을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유업으로 분배해 줄 목적으로 척량하셨다(신 32:8,9). 그가 보신즉 열국이 전율하며. 비록 그들이 함께 연합한다 할지라도 그러하였다. 영원한 산이 무너지며 무궁한 작은 산이 엎드러지나니. 산처럼 높고 견고히 선 것처럼 보인 가나안의 강한 방백들이 산산이 깨뜨려졌다. 그가 '가나안의 열국을 전율케' 했을 때 사람들은 '구산의 장막이 환난을 당하고 미디안 땅의 휘장이 흔들리는' 것을 즉 모든 이웃 나라의 거민들이 놀라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7절).
4. 하나님께서는 홍해와 요단을 가르셨으며 이스라엘이 물이 없었을 때 반석으로부터 하수를 끌어내셨다(8절). 여호와여 주께서 말을 타시며 구원의 병거를 모시오니. 즉 하나님께서는 구원의 권능으로 그의 군대의 선두에서 대장이 되셨다. 15절의 말씀은 동일한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주께서...큰 물의 파도를 밟으셨나이다. 즉 어린 아이들과 육축들이 느린 속도로 다 건너갈 만큼 그리하셨다.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서는 곳에 왔을 때 '창수가 넘쳤다.' 즉 당시에 둑을 넘을 정도로 창일한 요단이 갈라졌던 것이다(수 3:15). 홍해와 요단이 갈라졌을 때 '바다가 소리를 질렀다.' 손을 높이 들었나이다. 즉 물이 일어나 쌓였다는 의미이다(수 3:16). 주께서 하수들로 땅을 쪼개셨나이다. 즉 광야에 수로가 있게 하셨으니 이는 반석에서 물을 내어 이스라엘 진에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5. 하나님께서는 해와 달의 운행을 멈추게 하시사 이스라엘의 승리를 도우셨다(11절). 주의 날아가는 화살의 빛과 주의 번쩍이는 창의 광채로 인하여 해와 달이 그 처소에 멈추었나이다. 마치 별들이 그 길을 따라 시스라를 대적하여 싸웠던 때와 같이 주의 창(그것이 번쩍이는 광채는 해와 달의 빛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이 가리키는 곳으로 해와 달이 나아갔다.
6.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열국과 그 왕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승리를 완전하게 하셨다. 이것은 그들을 다시 그 땅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하나님께 구하는 탄원이기도 하다.
1) 여기에 가나안 정복을 보여주는 표현들이 많이 나타나 있다. 주께서 활을 꺼내시고. 즉 전동에서 활을 꺼내셔서 이스라엘을 위해 사용하셨다. 그의 칼은 완전히 뽑혔다. 주께서 노를 발하사 땅에 둘리셨으며. 즉 가나안의 악한 세대가 더 이상 그 좋은 땅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셨다. 분을 내사 열국을 밟으셨나이다. 즉 타작 마당의 곡식을 밟듯이 그들을 밟으셨다. 주께서...악인의 집머리를 치시며. 즉 그는 그 방백들을 멸하시고 그 머리를 베시사 '그 기초를 끝까지 드러내셨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사단과 어두움의 세력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승리에 적용하기도 한다. 즉 그는 '여러 나라의 머리를 쳐서 파하셨다'(시 110:6). 주께서 그들의 전사의 머리를 그들의 창으로 찌르셨나이다(14절). 창 또한 칼과 마찬가지의 살육을 감행할 것이다. 바로가 이스라엘을 추격하여 홍해까지 왔을 때 그들은 '회리바람처럼 이르렀다.' 가나안의 왕들 또한 이스라엘을 대적하여 그와 같이 이르렀다. 가만히 가난한 자 삼키기를 즐거워하나. 그들은 마치 권세있는 자가 가난한 자를 삼키듯이 자기들의 일을 쉽게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실망시키셨으니 그들의 교만은 그들의 몰락을 더욱 수치스럽게 만들 뿐이었고 자기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돌보심을 더욱 돋보이게 할 뿐이었다. 주께서 말을 타시고 바다 곧 큰 물의 파도를 밟으셨나이다. 즉 그는 그들이 들어간 가나안 저편의 반대쪽에 위치한 대해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로 승리케 하셨다.
2) 이로써 하나님께서는 열조들에게 하신 그의 약속을 선히 이루셨다. 이는 주께서 말씀으로 지파들에게 맹세하신 것에 따른 것이었다. 그는 이스라엘 지파에게 이 땅을 주시기로 약속하셨었다. 이로써 그는 그의 백성들에게 그의 자비를 나타내셨다. 이는 그와 그들과의 관계 때문이었으며 그들에 대한 그의 관심 때문이었다. 주께서 주의 백성을 구원하시려고(13절). 이로써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세상의 구원의 예표와 상징을 제시해 주셨다. 즉 그것은 우리의 여호수아인 예수 그리스도 즉 "기름부음 받은 자와 더불어 있게 될 구원"을 보여주는 것이다.
Ⅲ. 앞날에 대한 소망 (3:16-19절)
1. 하박국 선지자는 교회의 원수들이 번성할 것을 내다보고는 두려워 떨었다(16절). 여기서 그는 2절에서 말한 내용을 다시 말해간다. '내가 주께 대한 소문을 듣고 놀랐나이다.' "애통의 시대가 임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 내 창자가 흔들렸고 그 목소리로 인하여 내 입술이 떨렸나이다." 그것은 그의 용기가 형편없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었다. 환난 날을 내가 기다리므로...내 몸은 내 처소에서 떨리는도다.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를 위해서 기쁨을 예비하시는 하나님께서 자기 앞에서 떠는 자들을 위해 안식을 예비해 두신다. "은혜로 인한 선한 소망"은 "거룩한 두려움"에 근거한 것이다.
2. 그는 이전 시대의 교회를 돌아보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행하신 큰 일을 주목해 보고는 거룩한 기쁨을 얻었다.
1) 하박국 선지자는 이생의 기쁨이 메마르게 될 것뿐 아니라 이생에 있어서 생필품이 결핍하게 될 것을 말하고 있다(17절). 기근은 흔히 전쟁에 뒤이어 나타난다. 그는 열매맺는 나무, 즉 '무화과나무'(그것은 그들의 중요한 양식 중의 하나였다)가 시들고 마랄 버릴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그 기름이 버터와 같은 역할을 했던 '감람나무의 소출'이 없을 것을 말하고 있다.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하고 개가를 부르기로 결심한다(18절). 모든 것이 사라질지라도 그의 하나님은 가버리지 않으신다(18절). 나는 여호와를 인하여 즐거워하며. 모든 것이 풍족할 때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자들은 그것들이 없어져 버려도 하나님을 기뻐할 수 있으며 비참함 폐허더미 위에 앉을 수 있으며 심지어 그러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찬송하며 영화롭게 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 그분이 우리 영혼에 대한 영원한 구원의 하나님이시라는 이 사실이 바로 우리가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해야 하는 중요한 근거이다. 그러므로 그가 만일 그러한 분이시라면 우리는 몹시 힘든 환난 가운데서도 그로 인하여 즐거워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러한 환난으로 인해 우리의 구원이 지체될 수는 없으며 오히려 더욱 촉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인하여 기뻐할 수 없는 때란 없다. 오히려 어떠한 면에서는 우리가 세상에서 실패와 역경을 당할 때에 기뻐하는 것이 합당한 것이다. 즉 그러한 역경의 시기에 우리는 기뻐함으로써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역경으로 말미암아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저 세상에서 '구원의 하나님'이 되신 그분은 우리로 하여금 그곳으로 갈 수 있도록, 그리고 도중에 겪게 될 난관과 시련을 이길 수 있도록 이 세상에서 우리의 힘이 되어주실 것이다. 이와 같이 두려워 떨며 기도를 시작한 선지자 하박국은 기쁨과 승리의 개가로 기도를 끝맺는다. 왜냐하면 기도는 은혜로운 영혼에게 있어서 그 마음을 편케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여러 노래에 맞는 다양한 곡조에 따라 '시기오놋'과 '느기놋'(19절) 곧 현악기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그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시편을 노래하듯이 바르게 기도를 드리자, 매우 편안하고 즐겁게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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