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를 위해 입을 열라
[잠언 31장 1절~9절]
1절 - 르무엘 왕이 말씀한 바 곧 그의 어머니가 그를 훈계한 잠언이라
2절 - 내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 내 태에서 난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 서원대로 얻은 아들아 내가 무엇을 말하랴
3절 - 네 힘을 여자들에게 쓰지 말며 왕들을 멸망시키는 일을 행하지 말지어다
4절 - 르무엘아 포도주를 마시는 것이 왕들에게 마땅하지 아니하고 왕들에게 마땅하지 아니하며 독주를 찾는 것이 주권자들에게 마땅하지 않도다
5절 - 술을 마시다가 법을 잊어버리고 모든 곤고한 자들의 송사를 굽게 할까 두려우니라
6절 - 독주는 죽게 된 자에게, 포도주는 마음에 근심하는 자에게 줄지어다
7절 - 그는 마시고 자기의 빈궁한 것을 잊어버리겠고 다시 자기의 고통을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8절 -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9절 - 너는 입을 열어 공의로 재판하여 곤고한 자와 궁핍한 자를 신원할지니라
[배경 이해하기]
지혜 문학에 속하는 잠언은 모형론적으로 보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지혜이며 우리 삶의 목적이 되심을 가르쳐 주는 책입니다. 잠언을 영어로 ‘Proverbs’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pro’(대신)와 ‘verbs’(말들)가 합쳐진 말입니다. 즉 하나님을 대신해서 말한다는 뜻이 됩니다. 시편이 골방에서 필요한 기도의 책이라면, 잠언은 일상적인 삶에서 필요한 행동의 책입니다.
잠언서 마지막 장인 31장에서도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르무엘 왕을 위해 그의 어머니는 간절한 사랑으로 몇 가지를 권면합니다. 왕의 책임과 관련해서 세 가지 주제를 다루는데, 즉 힘을 여자들에게 쓰지 말고, 술을 마시지 말며, 약자의 보호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여자와 술을 멀리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법을 잊지 않고 공의로운 송사를 행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은 여자와 술로 대표되는 유희를 즐기면서 이기적인 삶을 살지 말고, 사회적 약자를 하나님 말씀의 법으로 보호하면서 이타적인 사랑의 공동체를 세우라는 것입니다.
[인도자를 위한 본문 연구]
본문 연구 1: 여자와 술을 피하라(1~7절)
르무엘 왕에 대해서는 달리 알려진 내용이 없습니다. 유대 전승은 르무엘 왕과 그의 어머니를 솔로몬과 밧세바로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르무엘을 어느 이방의 왕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분명한 사실은, 이 본문은 나라를 다스리는 왕에게 전하는 특별한 교훈이라는 것입니다.
2절을 원문 그대로 직역하면 “나의 아들아 무엇이냐? 나의 태의 아들아 무엇이냐? 나의 서원의 아들아 무엇이냐?” 입니다. ‘나의 아들’이란 표현을 세 번 반복하는 것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서원의 아들’이라는 말에서, 자기 아들을 여호와께 드리겠다고 서원한 한나의 기도가 떠오릅니다. 이처럼 르무엘의 어머니도 르무엘을 하나님의 소유로 인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세 가지를 권면합니다. 첫째, 힘을 여자에게 쓰지 말라고 합니다(3절). 많은 후궁을 거느리거나 성적 탐닉에 빠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왕을 멸망시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합니다(4~7절). 술에 빠지면 거만해지고 다투는 자가 됩니다(20:1). 왕과 주권자가 술을 멀리해야 할 또 한 가지 이유는 법을 잊지 않고 송사를 굽게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백성을 공정하게 다스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통치자가 술에 취하면 그 나라에 화가 임합니다(전 10:16~17).
본문 연구 2: 약자의 보호자가 되라(8~9절)
이어서 어머니는 왕의 기본적인 책무를 강조합니다. 왕은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옳고 그름을 분별해서 하나님의 뜻대로 판결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왕의 입술에 있은즉 재판할 때에 그의 입이 그르치지 아니하리라”(16:10). 특히 왕은 약한 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를 위해 재판해야 합니다(8절). ‘말 못하는 자’란 자신을 위해 스스로 변호할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자를 뜻합니다. 왕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공정한 재판을 해야 합니다.
또한 ‘곤고한 자’와 ‘궁핍한 자’의 억울함을 풀어 주어야 합니다. 이들은 억울한 일이나 곤란한 일을 당했을 때 달리 해결할 방법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권력자들은 재물과 권력을 이용해서 부정한 판결을 내리도록 수를 쓰고 힘없는 사람들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에 왕에게는 힘없는 사람들을 도울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다윗이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물론 하나님이 그를 통해 메시아의 오심을 준비하신 까닭도 있지만, 그가 약한 사람들 편에 서서 백성에게 존경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환난당한 자, 빚진 자, 원통한 자들을 돌보며 다스리는 것,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통치 방식입니다(삼상 22:1~2).
[묵상 포인트]
왕 같은 제사장인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상을 돌보며 섬겨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해 자신만을 위한 삶, 방종과 쾌락의 삶에서 돌이켜야 합니다. 소외되고 고통당하는 영혼들에게 복음으로 위로와 격려와 용기를 주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1. 여자들에게 힘을 쓰지 말고 술을 마시지 말라고 왕에게 권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것을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어머니는 아들인 르무엘 왕에게 ‘네 힘을 여자들에게 쓰지 말고 술을 마시지 말라’라고 충고합니다. 다시 말해서 성적인 방종과 술 취함 등 자신의 쾌락을 좇는 일에 빠지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권고는 단순히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왕은 많은 사람의 삶을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것은 공동체 차원의 문제인 것입니다. 어머니의 이런 의도는 “왕들에게 마땅하지 아니하고 왕들에게 마땅하지 아니하며…주권자들에게 마땅하지 않도다”(4절)라는, 같은 구절을 반복하는 것으로 더 명확해집니다. 왕과 주권자의 이러한 행동이 마땅치 않은 이유는 그들이 법을 잊어버리고 곤고한 자들의 송사를 굽게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자와 술 자체가 부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쾌락과 방종에 빠진 왕은 하나님의 법을 잊고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법으로 이 세상을 다스려야 할, 왕 같은 제사장들입니다(벧전 2:9).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유익을 좇으며 행하던 모든 방종의 길에서 돌이켜 하나님이 부탁하신 다스림의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해야 합니다.
2.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들을 위해 우리 공동체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함께 나누어 보세요.
르무엘의 어머니는 왕에게 중요한 사명이 있음을 깨우칩니다. 왕이라면 스스로 변호할 수 없는 사람들, 고독한 사람들, 곤고한 사람들, 궁핍한 사람들을 돌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왕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공정하고 공평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 주어야 합니다. 진정한 통치자라면 권력자에게 아부하며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 대신 사회적으로 약한 사람들 편에 서야 합니다. 다윗은 왕으로 즉위하기 전에 이미 선왕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이 그곳을 떠나 아둘람 굴로 도망하매 그의 형제와 아버지의 온 집이 듣고 그리로 내려가서 그에게 이르렀고 환난당한 모든 자와 빚진 모든 자와 마음이 원통한 자가 다 그에게로 모였고 그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그와 함께한 자가 사백 명가량이었더라”(삼상 22:1~2). 다윗은 약한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을 돕기 원했고, 그가 만든 아둘람 공동체는 공의와 사랑에 기초하는 하나님 나라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타적인 삶을 살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계속해서 주변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특히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에게 관심이 많으십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 역시 연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긍휼을 품고 사랑을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기도문]
제 유익이 가장 우선이었던 삶을 회개합니다. 자신만을 위한 삶에서 돌이켜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살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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