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기
백성을 위한 하나님의 계획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특별히 사랑하시고 그들을 향해 특별한 목적을 갖고 계신다. 이스라엘은 이 목적에 근거해 열방 앞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는다. 그들은 깨끗한 제사로, 경건한 정의로, 온전한 봉헌으로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형식에 그치는 제사와 거짓 행위는 헛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 하나님을 섬기는 자가 그분이 정하신 날에 택함받을 것이다.
말라기 한눈에 보기
본문 | 1:1~5 | 1:6~2장 | 3장 | 4장 | |
요점 |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 | 제사장의 죄, 백성의 죄 | 하나님을 속이지 말라 |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 | |
저자 | 말라기. '말라기'는 '나의 사자'라는 뜻이다. 선지자의 이름일 수도 있고, 그가 맡은 직책일 수도 있다. | 본류 | 예언서 | ||
연대 | 바벨론으로 잡혀간 사람들이 돌아온 후에 예루살렘에서 이루어진, 구약 시대의 마지막 예언이다. 예언의 내용은 느헤미야가 두 번째로 예루살렘을 방문한 때의 상황을 반영하므로 주전 433년 전후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말라기의 저자는 에스라, 느헤미야와 동시대 인물로 여겨진다. | ||||
목적 | 성전이 재건되고 제사가 재개되었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옛 죄악도 다시 등장했다. 하나님의 율법이 지켜지지 않고 규례들이 무시되어 백성은 불의와 탐욕으로 고통당한다. 스가랴와 학개가 예언한 영광은 나타나지 않았다. 성전은 그저 형식적인 의식을 거행하는 곳으로 전략했다. 말라기는 질문과 대답을 번갈아 하며 정연한 논리를 펼친다. 먼저 선포를 하고, 반대 의견을 끌어낸 다음, 그 반대를 잠재우는 일종의 교훈적 변증법을 구사한다. 말라기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종교 의식 자체는 별 유익이 없다는 점이다. 의식은 진실한 믿음의 표현일 때만 가치가 있다. |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 (1:1~5)
말라기는 이스라엘의 기억을 일깨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스라엘이 특별한 민족이 되도록 선택하신 하나님은 아직도 이스라엘을 사랑하신다. 각각 에서와 야곱으로 대변되는 에돔과 이스라엘을 대조해 '에서' 대신 '야곱'을 선택했다고 말씀하시며 그 사랑을 증명하신다. 바울은 훗날 이를 근거로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을 설명했다(롬 9:10~13). 하나님이 어떤 사람은 선택하시고 어떤 사람은 거절하신다는 것이다.
분명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사람들을 선택하신다.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신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모두 배제된다는 뜻은 아니다. 아마도 '에돔'은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들의 상징인 듯하다. 하나님은 악한 땅에 사는 악한 자들을 거절하신다. 말라기의 요점은 이스라엘이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에돔과 같은 운명에 처하리라는 것이다.
제사장의 죄, 백성의 죄 (1:6~2장)
제사장들부터 하나님을 공경하지 않고 제사를 멸시한다. 온전하지 못한 제물로 주의 제단을 더럽히고 그나마도 제사가 번거롭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하나님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성의 없는 제사를 받기보다 차라리 성전 문을 닫아 버리길 원하신다. 성전에 간다고 해서 저절로 거룩함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마음을 담은 예배만이 하나님께 다가갈 수 있는 길이다. 하나님은 성의 없는 의식을 내치시는 분이다. 마지못해 제물을 가져온 이들의 얼굴에 가축의 배설물을 바르고 그들을 오물 더미에 내동댕이치실 정도다.
이스라엘 백성은 순결을 지켜야 한다. 한 아내를 통해 경건한 자손을 얻어서 믿음을 지켜 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방 여인과 결혼해 그 여인의 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를 위해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하기도 했다. 진실한 여호와 신앙을 저버리고 이방 신과 희희낙락한 것이다. 왜 세상에 정의가 없는지, 왜 하나님이 행악자를 징벌하시지 않는지 묻기 전에 자기 집안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하나님을 속이지 말라 (3장)
하나님은 정의가 세워지는 날이 곧 온다고 확정하신다. 백성의 머리 위로 세워질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렇게 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점치는 자, 배우자를 속이는 자, 거짓말하는 자, 속이는 자, 훔치는 자, 힘없는 자들을 억압하는 자, 나그네를 학대하는 자를 징벌하실 것이다. 이들이 바로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들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약한 사람들을 돌보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며, 삶에서 정직하고 배우자에게 신실하며, 사술을 거부하고 하나님을 공경하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속일 수는 없다. 온 나라가 십일조와 봉헌물을 속이고 도둑질하면서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이 헛되고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이유는 자신의 유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사람들을 하나님도 아끼실 것이다.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 (4장)
하나님은 진실을 아신다. 그래서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사람들과 함께하실 것이다. 심판의 날은 올 것이다. 그날 하나님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타오르는 화염에 멸망될 것이고, 그분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는 구원과 치료의 광선이 임할 것이다. 그 전에 하나님이 보내신,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마 11:13~14; 눅 1:17)을 가진 이가 와서 백성을 가르칠 것이다.
말라기 이후 400년
구약의 마지막 책인 말라기와 신약의 첫 책인 마태복음 사이에는 400년 정도 간격이 있다. 포로 생활에서 해방된 이스라엘 백성은 고향으로 돌아와 나라를 재건한다. 하지만 강대국의 지배와 그 영향력은 계속된다. 페르시아에 이어 그리스가 등장하고, 젊은 알렉산더 황제는 정복한 나라마다 헬라 문화를 이식하는 정책을 폈다. 알렉산더가 죽고 난 후에는 네 명의 장군이 영토를 나눠 가졌다. 그중에서 프톨레마이오스와 셀레우코스 왕조가 이스라엘에 큰 영향을 끼친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이집트에 정착해 100년 넘게 이스라엘을 다스렸고, 뒤를 이어 셀레우코스 왕조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는 헬라화 정책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다. 유대교 신앙을 제거하는데 목표를 두고 모세오경의 사본을 훼손하는가 하면 제우스에게 제사를 드리라고 강요했다. 가장 끔찍한 일은 군대를 이끌고 성전으로 진격해 제우스 신상을 세우고 부정한 돼지를 희생 제물로 바친 것이다. 이런 조치에 항거해 마카베우스를 지도자로 한 봉기, 즉 마카비 혁명이 일어난다. 셀레우코스 왕조는 물러나고 유다는 100년간 독립을 누린다.
그 후 강력한 로마 제국이 등장한다. 주전 63년 로마 장군 폼페이우스는 3개월간 시온 산을 포위한 끝에 예루살렘을 함락시킨다. 그는 제사장들을 학살하고 지성소를 짓밟는다. 주전 37년, 후에 헤롯 대왕으로 알려지는 이가 로마 제국의 도움으로 예루살렘 왕이 된다. 헤롯은 순수한 유대인이 아니라 남부 이두매(에돔) 사람으로, 유대교로 개종한 명목상 유대인이었다. 그는 이런 열등감 때문에 예루살렘에 화려한 성전을 짓는가 하면, 사마리아에 신전을 짓고 도시 이름을 세바스테로 개명해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헌정하기도 한다. 헤롯은 대제사장들을 조종하고, 건축물들을 세우기 위해 높은 세금을 부과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은 무거운 세금과 이방인 황제의 통치에 고통당하며 자신들을 구원할 메시아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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