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으로보는 성경 - 에스겔 ④

 

유다의 회복과 성전의 재건

하나님은 에스겔 선지자에게 애굽을 비롯한 열방이 심판받아 멸망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반면에 유다는 하나님의 율법을 저버린 대가로 심판받지만, 결국 회복될 것이라고 하신다. 유다는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이다. 마른 뼈가 일어나 군대가 되듯이 유다에 새 생명이 불어넣어질 것이며,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는 통일되고,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성전이 새롭게 세워질 것이다.

 

애굽 심판(29:1~32:32)

애굽에 관한 일곱 가지 계시의 말씀이 각기 다른 시간 배경 속에 에스겔에게 임한다. 여섯 번의 연월(29:1, 17; 30:20; 31:1; 32:1, 17)은 주전 597년에 유다 왕으로 즉위하자마자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온 여호야긴의 통치 연도를 기준으로 한다.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온 유다 공동체에게 왕은 여호야긴뿐이었다. 이 전통이 이어져 유대인의 역사관은 시드기야가 아니라 여호야긴을 마지막 왕으로 간주한다.

바벨론은 주전 612년 앗수르를 정복하고 주전 605년 갈그미스에서 애굽과 격돌한다. 왕자였던 느부갓네살이 왕인 아버지를 대신해 전투를 이끈다. 전투는 양측 모두에게 큰 손실을 입혔고, 바벨론은 남하하는 애굽을 따라 내려오며 아람, 유다 등을 굴복시키고 보화를 탈취한다. 이때 예레미야는 여호야김 왕에게 바벨론에 항복하라는 여호와의 말씀을 선포하고, 다니엘 등은 1차 포로로 바벨론에 끌려간다. 느부갓네살은 애굽 근처까지 이르렀다가 왕인 아버지의 사망 소식에 급히 군대를 돌이켜 바벨론으로 돌아간다. 덕분에 애굽은 바벨론의 추격에서 잠시 벗어나, 유다와 두로까지 군대를 보내 힘을 과시한다. 바벨론도 애굽을 의식해 끊임없이 서쪽 진격을 시도한다. 마침내 유다 왕 시드기야는 애굽 왕 호브라에게 굴복하고 바벨론을 배신한다(왕하 24:20). 이에 느부갓네살이 군대를 보내 예루살렘을 포위했을 때, 에스겔에게 애굽에 관한 하나님 말씀이 임하기 시작한다(29:1). 하나님은 나일 강에 누워 있는 악어 같은 애굽이 장차 40년간 황폐하고, 그 후 미약한 나라가 되고, 마침내 느부갓네살의 차지가 되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분이 애굽 왕의 팔을 꺾고 대신 바벨론 왕의 팔을 견고하게 하시기 때문이다. 애굽은 열방 가운데 흩어질 것이다. 앗수르처럼 애굽도 교만 때문에 멸망할 것이다. 여호와는 에스겔에게 애굽을 위한 애가를 지어 부르라고 하신다. 주전 562년, 느부갓네살은 애굽을 완전히 정복하지는 못하고 죽는다.

 

유다와 주변 강대국의 주요 사건

주전 612년 앗수르가 바벨론에 멸망당함
주전 605년 갈그미스 전투(바벨론 대 애굽). 1차 바벨론 포로(다니엘 등). 느부갓네살 왕 즉위
주전 603~597년 바벨론 군대의 예루살렘 침공 반복(왕하 24장)
주전 597년 2차 바벨론 포로(여호야긴 왕가와 에스겔 등)
주전 595년 애굽 왕 느고의 아들이 왕위 계승
주전 588년 애굽이 호브라 즉위(렘 44:30)후 유다 침공. 시드기야의 배신에 바벨론이 예루살렘 포위
주전 587년 에스겔이 애굽의 40년 폐허 예언(겔 29:1~16)
주전 586년 예루살렘 파괴(왕하 25:8~17; 렘 52:12~23)
주전 561년 유다 왕 여호야긴이 바벨론 옥에서 나옴(왕하 25:27~30; 렘 52:31~34)

 

유다의 멸망과 회복(33:1~39:29)

파수꾼의 경고와 예루살렘의 함락(33:1~33)

에스겔은 여전히 파수꾼이지만, 이제 단순한 경고자가 아니다. 하나님의 심판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파수꾼의 경고를 받아들이면 생명을 보전하고, 그러지 않으면 죽는다. 백성은 파수꾼의 경고에 어떻게 반응할지 결정해야 한다. 아무리 의인이라도 죄를 지으면 살아남을 수 없고, 악인이라도 회개하면 살 수 있다. 이것이 공의롭지 않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이들도 있지만, 하나님은 행한 대로 심판하신다. 한편 바벨론 땅에 거하는 유다 공동체가 잡혀 온 지 12년이 지났을 때, 예루살렘의 함락(주전 586년) 소식이 알려진다. 예루살렘 멸망은 여호야긴 바벨론에 사로잡힌 지 11년째 되는 해에 일어난 일이지만, 바벨론까지 소식이 전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그동안 에스겔은 하나님 말씀이 임해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3:26), 예루살렘의 함락 소식을 듣고서야 그의 입이 풀린다(33:22). 그의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선포는 예루살렘에 남은 이들에 대한 심판이다. 황무지가 된 예루살렘에 남은 자들은 칼, 들짐승, 전염병으로 인해 죽을 것이다. 바벨론 땅으로 옮겨 온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만 할 뿐 행하지는 않는다.

 

악한 목자와 선한 목자(34:1~31)

이스라엘의 목자는 양 떼를 잡아먹고 그 털로 옷을 해 입으면서, 양 떼를 먹이지는 않았다. 결국 양 떼는 목자를 잃고 흩어져 들짐승의 밥이 되었다. 그러나 여호와는 선한 목자시다. 흩어진 양 떼를 찾아 모으시고 좋은 꼴을 먹이실 것이다. 이어서 다윗과 같은 목자를 세워 왕으로 삼으실 것이다. 이스라엘은 다시는 이방의 노략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먼 훗날 예수님은 선한 목자의 이미지를 자신의 사역에 적용하신다(요 10:11~16).

 

에돔의 멸망과 이스라엘의 회복(35:1~37:28)

이스라엘의 회복을 위해 반드시 멸망해야 할 나라가 있다. 바로 에돔이다. 이들의 죄악은 형제인 이스라엘의 멸망을 즐거워하고 앞장서서 이스라엘을 노략한 점이다. 여호와는 이들도 이스라엘처럼 멸망하고 황폐해질 것이라고 하신다. 한편 여호와는 우상으로 더럽혀진 이스라엘에 맑은 물을 뿌려 그들을 정결케 하실 것이다. 또 새 영과 새 마음을 주어 여호와의 율례를 지켜 행하게 하실 것이다. 여호와는 에스겔을 마른 뼈들의 골짜기로 이끄신다. 죽은 뼈들이 에스겔의 눈앞에서 힘줄과 살과 가죽을 입고 생기를 얻는다. 여호와는 이처럼 죽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회복시키실 것이다. 이어 에스겔은 막대기 두 개를 하나가 되게 해서, 유다와 이스라엘이 한 나라로 통일될 것을 표상한다.

 

곡의 침략과 멸망(38:1~39:29)

이방에서 나온 백성이 이스라엘 땅에 평안히 거주하고 있을 때, 말년(38:8), 혹은 끝 날에(38:16) 북쪽 끝에서 마곡의 왕 곡이 군대를 끌고 나와 백성을 칠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그분의 거룩함을 나타내시기 위해 허락하신 일이다. 하지만 결국 곡은 여호와의 심판을 받고, 이스라엘은 여러 민족 가운데 여호와의 영광을 드러낼 것이다. 마곡과 관련해 로스, 메섹, 두발, 바사, 구스, 붓, 고멜, 도갈마 족속(38:2~3, 5~6) 등 여러 나라와 족속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스라엘을 기준으로 구스(에티오피아), 붓(리비아)은 남쪽에, 바사는 동쪽에, 로스, 메섹, 두발, 고멜, 도갈마 족속은 북쪽에 위치한다. 고멜, 마곡, 두발, 메섹은 야벳의 아들이고(창 10:2), 도갈마는 고멜의 아들이다(창 10:3).

곡은 르우벤의 자손에서 발견되는 이름(대상 5:4)이다. 곡은 마곡의 왕, 마곡은 아카드어로 '곡의 땅'을 의미한다. 요세푸스가 「유대 고대사」에서 마곡인들을 헬라어로 스키타이(스구디아, 골 3:11)라 칭해서 마곡을 흑해와 카스피 해 너머 북쪽 러시아로 간주하는 견해가 있다. 곡이 이스라엘을 해치기 위해 악한 꾀를 낸 것에(38:10) 종말론적 의미가 있음을 고려해서, 바벨론에 대한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요한계시록에서 곡과 마곡은 천년 왕국 이후 마귀에게 유혹된 '땅의 백성'으로 등장한다(계 20:7~10).

 

성전 재건(40:1~48:35)

이스라엘의 회복은 성전 재건으로 절정에 이른다. 에스겔은 제사장 출신답게 환상에서 본 성전을 세세히 묘사한다. 이 성전은 유다 역사상 가장 이상적이다. 성전 중앙에서 강물이 흘러나와 주변 모든 땅에 생명을 주면서, 성전이 영적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여섯 문과 뜰(40:1~49)

에스겔이 환상 가운데 예루살렘 땅으로 가서 보니, 성읍 형상 같은 것이 있었다. 사방으로 담이 둘러 있고, 동문, 북문, 남문이 있다. 층계를 올라 동문을 지나면 문지기 방이 양쪽으로 3개씩 있다. 문지기의 역할은 혹시라도 성전을 더럽힐지 모르는 자들의 출입을 막는 것이다. 문지기 방과 현관에는 사방으로 창이 있고, 각 문의 벽에는 종려나무가 새겨져 있다(5~16절). 현관을 통해 바깥뜰로 들어가면, 삼면에 박석 깔린 땅 위에 방 30개가 있다. 동문, 북문, 남문에서 100척 간격을 두고 안뜰에 다시 3개의 문이 있다(17~37절). 안뜰 북문 곁에 번제물을 씻는 방이 있고, 희생 제물을 잡는 8개의 상이 있다. 상은 다듬은 돌로 만들어 제물을 잡을 때 쓰는 기구나 고기를 올려놓는다(38~43절). 안뜰 북문과 동문(한글 성경은 '남문', 히브리어로 '동문') 사이에 노래하는 자의 방이 있고(한글 성경은 '방 둘', 히브리어는 '여러 방들'), 북문 곁 남쪽을 향한 방들은 성전을 지키는 제사장들이, 남문 곁 북쪽을 향한 방은 제단을 지키는 제사장들이 쓴다(44~47절). 성전 문 앞에 현관이 있다(48~49절).

 

성전(41:1~26)

현관으로 들어가면 성소가 있고 그 안쪽에 지성소가 있다(1~4절). 6척 두께의 성전 벽 바깥 삼면으로 골방들이 3층으로 있는데 층마다 30개씩 있고 높아질수록 방이 넓어진다. 골방 바깥 성전 삼면에는 지대가 있고, 이를 20척 뜰이 둘러싸고 있다. 골방 문은 2개로 북쪽과 남쪽을 향해 각각 나 있다(5~11절). 서쪽에 간격을 두고 건물이 있다. 성전 길이가 100척, 서쪽 뜰과 건물 길이가 100척, 성전 앞면과 동쪽 뜰의 너비도 각각 100척이다. 성소와 지성소의 사방 벽에는 두 그룹과 종려나무를 새겼고, 그룹에는 사람과 어린 사자의 얼굴이 있다(12~20절). 성소와 지성소(외전과 내전) 사이에 나무 제단이 있는데, 이것이 '여호와의 앞의 상'이다. 내전과 외전에는 각기 문이 있고 접는 문짝이 달려 있다(21~26절).

에스겔의 성전

제사장의 방(42:1~14)

성전 양쪽, 즉 북쪽과 남쪽에 성전 골방과 평행하는 두 방이 있다. 골방과 마찬가지로 3층이지만, 골방과 달리 올라갈수록 좁아진다. 바깥뜰 동쪽으로 통행한다. 여기는 거룩한 방으로서 제사장들이 지성물을 먹거나, 바깥뜰로 나가기 전에 거룩한 의복을 벗어 두는 장소다.

 

성전 둘레(42:15~20)

이후 동문으로 나가 성전 사방 담을 측정하니, 담의 사방 길이와 담 안 마당의 너비가 각각 500척이었다. 이 담은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한다.

 

여호와의 임재(43:1~12)

하나님의 영광이 동쪽에서부터 오는데, 하나님의 음성은 많은 물 소리 같고 땅은 그 영광으로 빛났다. 에스겔은 그 영광을 예루살렘이 멸망하기 전에도, 그발 강 가에서도 본 적이 있음을 기억하고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다. 한 사람이 에스겔에게 다가와, 이 성전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보여 그들의 죄악을 깨닫게 하라고 말한다.

 

번제단의 규격과 봉헌(43:13~27)

번제단은 성전 안뜰 동문 앞에 있다. 밑받침 위로 3층이고, 동쪽을 향해 층계가 있다. 번제단이 완성되면 연이틀 어린 수송아지와 흠 없는 숫염소를 속죄제물로 삼아 그 피를 제단에 뿌려 정결케 해야 한다. 그 후 흠 없는 수송아지와 숫양을 잡아 번제로 드리고, 7일간 속죄제를 지낸다. 제8일부터 번제와 감사제를 드리고, 여호와 앞에서 제물을 나눠 먹을 수 있다.

 

여호와의 경고(44:1~45:17)

여호와께서 들어오신 동쪽 문은 아무도 출입하지 못하도록 닫혀 있어야 한다. 마음과 몸에 할례를 받지 않은 이방인은 성소에 들어오면 안 된다. 백성과 마찬가지로 우상을 섬겼던 레위 사람은 제사장 직분을 행하지 못하고 여호와의 성소에서 수종 드는 일을 맡는다. 끝까지 성소의 직분을 지켰던 사독의 자손 제사장들이 지성물을 맡는다. 제사장들은 가는베 옷을 입고, 술에 취해서는 안되며, 처녀에게만 장가들고, 자신을 더럽히지 않으며, 여호와의 규례대로 재판하고,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분별하도록 백성에게 가르쳐야 한다. 제사장의 기업은 오직 여호와이므로 희생 제물과 첫 소산물이 그들의 것이다. 또 제비 뽑아 지파별로 땅을 기업으로 삼을 때, 특정 구역을 거룩한 땅으로 삼고 제사장과 레위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 한편 여호와는 통치자들에게 경고하신다. 공의를 행하고 공정한 저울을 사용하며 여호와께 마땅한 예물을 드려야 한다. 군주의 본분은 정한 명절에 속죄와 감사의 제물을 제대로 갖추어 드리는 것이다.

 

절기(45:18~46:18)

하나님이 명하신 절기와 제사 및 의미는 아래와 같다.

 

부엌(46:19~24)

제사장의 거룩한 방 뒤 서쪽에 희생 제물을 삶고 소제물을 굽는 처소가 있다. 이는 성물을 가지고 바깥뜰에 나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또 바깥뜰 네 구석에 백성의 제물을 삶는 기구가 설비된 부엌이 있다.

 

성전에서 나오는 물(47:1~12)

동쪽을 향한 성전 문의 문지방 밑에서 물이 흘러나온다. 하나님의 성소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이다. 물줄기는 점차 깊어져 선지자의 발목, 무릎, 허리에 이르고 마침내 사람이 능히 건너지 못할 강이 된다. 이 강물이 아라바로 내려가 바다(사해)에 이를 때까지 모든 곳을 번성하게 하고 되살아나게 할 것이다. 또 물고기가 심히 많아지고, 강 좌우로 각종 과실나무가 열매를 맺을 것이다. 요한계시록 22장 1절~2절은 이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다.

 

땅의 경계와 지파(47:13~48:35)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새롭게 땅을 분배받는다. 장자를 대신한 요셉에게는 두 몫이 돌아간다. 지파대로 제비 뽑아 땅을 나누고, 타국인도 그들이 머물러 사는 지파에서 기업을 얻는다. 약속의 땅에서 처음 제비 뽑을 때(수 13~19장)와 비교할 수 없이 광활한 영토를 차지하는 유토피아적 환상이다. 그중 성소를 중심으로 한 거룩한 땅은 사독의 자손 제사장과 레위 사람에게 돌린다. 성소가 있는 거룩한 땅의 이름은 '여호와 삼마'로, 여호와께서 거기 계신다는 뜻이다.

 

 

출처 : 생명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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