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리는 자의 비유 (눅 8:1~15)

씨 뿌리는 자의 비유

[누가복음 8장 1절~15절]
1절 - 그 후에 예수께서 각 성과 마을에 두루 다니시며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며 그 복음을 전하실새 열두 제자가 함께 하였고
2절 - 또한 악귀를 쫓아내심과 병 고침을 받은 어떤 여자들 곧 일곱 귀신이 나간 자 막달라인이라 하는 마리아와
3절 -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와 수산나와 다른 여러 여자가 함께 하여 자기들의 소유로 그들을 섬기더라
4절 - 각 동네 사람들이 예수께로 나아와 큰 무리를 이루니 예수께서 비유로 말씀하시되
5절 - 씨를 뿌리는 자가 그 씨를 뿌리러 나가서 뿌릴새 더러는 길 가에 떨어지매 밟히며 공중의 새들이 먹어버렸고
6절 - 더러는 바위 위에 떨어지매 싹이 났다가 습기가 없으므로 말랐고
7절 - 더러는 가시떨기 속에 떨어지매 가시가 함께 자라서 기운을 막았고
8절 -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나서 백 배의 결실을 하였느니라 이 말씀을 하시고 외치시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9절 - 제자들이 이 비유의 뜻을 물으니
10절 - 이르시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다른 사람에게는 비유로 하나니 이는 그들로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11절 - 이 비유는 이러하니라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요
12절 - 길 가에 있다는 것은 말씀을 들은 자니 이에 마귀가 가서 그들이 믿어 구원을 얻지 못하게 하려고 말씀을 그 마음에서 빼앗는 것이요
13절 - 바위 위에 있다는 것은 말씀을 들을 때에 기쁨으로 받으나 뿌리가 없어 잠깐 믿다가 시련을 당할 때에 배반하는 자요
14절 - 가시떨기에 떨어졌다는 것은 말씀을 들은 자이나 지내는 중 이생의 염려와 재물과 향락에 기운이 막혀 온전히 결실하지 못하는 자요
15절 - 좋은 땅에 있다는 것은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니라

[배경 이해하기]
씨 뿌리는 자의 비유는 예수님의 갈릴리 순회 사역 중에 전하신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비유로 말씀하심으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중대한 비밀을 군중에게는 감추시고 제자들에게만 알리십니다. 씨 뿌리는 비유는 공관복음(8장; 마 13장; 막 4장)에 모두 기록되어 있는데, 누가복음만 유일하게 복음을 듣는 자가 믿고 구원받는 것을 막으려고 마귀가 말씀을 빼앗아 간다고 밝힙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영적 전쟁의 배후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어떤 사람들은 복음을 거절하는데 그 배후에는 성도가 구원받지 못하도록 말씀을 앗아가는 마귀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마귀는 시련이나 세상의 염려 등을 통해 믿음이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합니다. 구원은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사건임과 동시에 죄로 말미암아 마귀에게 종노릇하던 영혼이 해방되는 사건입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다양한 토양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또 많은 이가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을 제자들에게 알리십니다. 복음을 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복음을 전해야 하는 이유는 좋은 토양처럼 준비된 영혼들이 있고, 그들을 통해 100배의 결실이 맺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관찰과 묵상]
1. 씨를 뿌리는 자가 흩뿌린 씨는 어떤 곳들에 떨어졌나요?(5~8절)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10절)
씨를 뿌리는 자가 뿌린 씨는 길가, 바위 위, 가시 떨기 속, 좋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예수님이 비유로 말씀하신 것은 선택하신 자들에게만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알려 주기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유대 문헌들을 보면 씨를 뿌리는 것은 하나님이 생명을 주시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이를 복음 전하는 일과 관련해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농부가 밭을 일구기 전에 먼저 씨를 넓게 흩뿌립니다. 그 씨들은 비유에 묘사된 대로 길가, 바위, 가시 떨기 속, 좋은 땅 등에 떨어집니다. 이때 땅을 경작하고 씨를 뿌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씨를 뿌리는 자는 자기가 뿌린 씨들 중 대부분이 열매 없이 사라질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씨가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믿었기에 농부는 후하게 씨를 뿌렸습니다. 씨가 뿌려진 땅이 어떤 땅인지는 씨를 뿌린 후에야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땅인지 나쁜 땅인지를 근본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뿌린 씨가 열매를 맺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반드시 많은 열매를 맺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청중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신 후 제자들에게 비유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비유를 해석해 주십니다. 이 비유는 예수님이 백성에게 무엇을 가르치기 위해 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하나님의 복음을 선포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제자들에게 알리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적용과 나눔
씨를 먼저 뿌리고 나서 밭을 갈아엎는 팔레스타인의 농사법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나요? 복음을 전할 때 어떤 장애물이 있나요?
팔레스타인에서는 밭을 갈기 전에 먼저 씨를 뿌립니다. 따라서 씨가 어디에 떨어져도 상관이 없습니다. 다시 밭을 갈아엎기 때문입니다. 씨 뿌리는 비유는 복음을 전파하는 자의 마음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 줍니다. 즉 결과는 주님께 맡기고 적극적으로 복음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말씀을 전할 때 말씀을 받는 이들의 마음 상태를 알 수 없습니다. 로마서 9장은 전하는 자가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으며, 듣지 않으면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며 복음 전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물론 우리가 복음을 전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호의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부정적으로 거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씨 뿌리는 자와 같이 복음의 씨를 뿌려야 합니다. 또한 복음을 전할 때 사람들이 거절함으로 상처를 받지 않고, 복음을 듣는 영혼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2. 길가, 바위 위, 가시 떨기 같은 마음에 말씀이 뿌려지면 어떻게 되나요?(12~14절) 결실하기 위해서는 어떤 밭이 되어야 하나요?(15절)
밭은 말씀을 받아들이는 자의 마음 상태를 의미합니다. 길가, 바위 위, 가시 떨기 같은 마음에 떨어지는 말씀은 결실하지 못합니다. 오직 좋은 땅(마음)에 떨어진 말씀만이 풍성한 결실을 맺습니다.
9~15절에서 예수님은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십니다.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4~8절의 비유 자체에서는 ‘말씀’이 강조되는 듯하나, 9~15절에서는 말씀 자체보다 말씀을 듣는 ‘사람’이 강조됩니다. 말씀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사람들은 네 종류의 밭으로 묘사됩니다. 그들은 각기 다른 태도로 말씀을 받습니다. 첫째로 길가는 경작되지 않은 채 방치된 굳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는 복음을 마음 한편에 방치시켜 둡니다. 결국 믿음이 생기기도 전에 마귀에게 말씀을 빼앗깁니다. 둘째로 바위 위는 처음에는 기쁨으로 말씀을 받지만, 믿음의 싹이 뿌리내리지 못해 고난과 시련이 오면 쉽게 믿음을 포기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말씀의 깊이가 없어, 종교적이고 피상적인 신앙생활을 합니다. 셋째로 가시 떨기는 세상의 근심과 재물과 향락의 욕심에 사로잡힌 사람으로, 그는 그리스도를 위해 살려고 하지만 여전히 세상을 향한 욕심을 버리지 못해 결국 하나님과 세상을 겸하여 섬깁니다. 열매를 맺기 원하지만 가시 떨기가 함께 자라고 있어 열매가 숙성하지 못합니다. 성숙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땅은 착하고 좋은 마음을 소유한 사람으로, 이런 사람은 말씀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며 끝까지 말씀을 붙들고 인내함으로 놀라운 열매를 거둡니다.
적용과 나눔
열매 맺는 삶을 방해하는 ‘내면과 외면의 습성’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하나님 말씀이 우리 안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마음 밭을 좋게 만드는 내면의 ‘뿌리 작업’이 필요합니다. ‘뿌리 작업’이란 나무의 지표면 아래를 파서 독소를 제거하고 나무가 잘 자라도록 양질의 양분을 섞어 주는 것입니다. 내면의 ‘뿌리 작업’은 마음에 양분을 공급하는 원천까지 파헤쳐 내려가는 작업입니다. 어떤 성도는 긍휼도 많고 열정적으로 예배하고 기도 생활도 잘하는 좋은 남편이자 교회의 리더지만, 무례한 말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줍니다. 또 어떤 목회자는 피곤하면 교인들과의 만남을 피합니다. 그로 인해 누군가 상처를 받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때는 신뢰할 만한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조하리의 창’(Johari’s window) 이론에 의하면, 자신은 모르지만 타인에게는 쉽게 보이는 마음의 영역(보이지 않는 창)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내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내면의 뿌리 작업’을 통해 우리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상처, 거짓 신념, 욕구 등 열매 맺는 삶에 장애물이 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치유, 용서, 감사 등의 좋은 양분을 넣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분명 아름다운 열매 맺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 씨 뿌리는 자의 비유는 하나님 나라가 어떻게 성장하고 확장해 가는지를 은유로 묘사합니다. 농부는 경작 전에 풍성한 열매를 기대하며 성실하게 씨를 뿌립니다. 이는 복음 메시지를 전하는 자는 말씀의 생명력으로 100배나 될 만큼 무수히 열매가 맺힐 것을 기대하며 말씀의 씨앗을 많이 뿌려야 함을 교훈합니다. 똑같은 말씀이 뿌려지지만 말씀을 받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에 따라 결실의 유무가 결정됩니다. 열매 맺는 밭은 단 하나입니다.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는 자가 열매를 맺고 천국의 비밀을 누립니다.

[말씀으로 기도하기]
사람들의 반응 때문에 실망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의 씨앗을 열심히 뿌리게 하소서. 말씀을 순전하게 받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 풍성히 결실하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