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③

지혜의 말을 들으라
여호와를 찾는 의인은 지혜의 도움으로 생명의 길에 거할 수 있다. 하지만 악인은 율법을 저버리고 가난한 자를 압제하며 탐욕에 빠지는 미련한 삶을 산다. 그러므로 지혜의 교훈에 귀 기울이고 여호와를 의지해야 한다. 사람을 의지하면 올무에 빠지지만 여호와를 의지하면 안전하다. 여호와를 의지하고 경외하는 자들에게 사람의 칭찬과 명성도 따를 것이다.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편집한 잠언 (25:1~29:27)
솔로몬의 잠언이지만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편집한 내용이다. 솔로몬이 직접 기록한 내용일 수도 있고 솔로몬의 글을 모방해 다른 저자가 재창조한 것일 수도 있다. 히스기야 왕은 시와 찬송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왕으로(대하 29:30), 그 시대에 각종 문학 활동이 권장되고 잠언의 채집도 이루어진 듯하다.
히스기야 신하들이 편집한 잠언은 솔로몬의 잠언처럼 고전적인 대구 형식을 취한다. 한편 왕에 관한 잠언(25:2~7)처럼 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강조하는 잠언은 앞에 나온 대구 잠언들보다 훨씬 시적이고 직유와 은유도 훨씬 많이 사용된다. 이는 문학 활동이 더욱 융성해진 후대의 작품들이기 때문일 수 있다.

아굴의 잠언 (30:1~33)
다른 잠언들과 달리 아굴의 잠언과 르무엘 왕을 훈계한 잠언(30:1; 31:1)의 원어는 '미슐레'가 아닌 '디브레'다. 이는 선지자들이 하나님 말씀을 받아 전달한 것, 즉 예언에 가까운 표현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잠언 말씀을 소중히 여겨 예언 말씀과 같은 수준으로 대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처음 세 구절(30:2~4)은 이사야에서 그와 유사한 내용이 발견된다(사 40:12~14).
아굴에 대해서는 잠언 외에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수신자인 이디엘이나 우갈도 마찬가지다. 아굴은 하나님께 뭔가를 간구했다는 점에서 야베스와 비교되기도 한다. 야베스는 복을 주시려거든 최대한 많이 달라고 간청했지만(대상 4:10), 아굴은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게 딱 필요한 만큼만 달라고 간구한다(30:8).

르무엘 왕을 훈계한 잠언 (31:1~9)
르무엘 왕의 어머니가 왕에게 준 잠언인데, 르무엘 왕이 누구인지는 알 길이 없다. 욥과 그의 친구들이 유대인이 아닌 것처럼, 아굴과 르무엘 왕도 유대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지혜 문학은 고대 근동 전역에 걸쳐 존재한 것으로 이스라엘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르무엘 왕의 어머니는 인내와 정의에 초점을 두고 아들을 교훈한다.

현숙한 아내 (31:10~31)
이 부분이 르무엘 왕의 잠언에 속하는지 아닌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히브리어 원문은 본문을 이루는 22행의 첫자가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알렙에서 타브까지 22자)대로 두음을 이루는 시 형식이다. 현숙한 아내를 위한 찬가로, 현숙한 아내가 집안을 돌보는 모습이 언급된다. 가장 중요한 덕목은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다. 이런 아내를 둔 남편은 아내 덕분에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다.

잠언의 표현 양식, 평행법
잠언은 시다. 히브리 문학의 시적 양식은 평행법(parallelism)을 사용한다. 대구, 반복, 비교, 대조 등 여러 가지 문학적 기교가 이에 해당한다. 기본적인 특징은 두 구절이 평행을 이뤄야 한다는 점이다.

1) 동의어 평행법 (synonymous parallelism) : 둘째 구절이 첫째 구절의 의미를 반복한다.

"미련한 자의 입은 그의 멸망이 되고 / 그의 입술은 그의 영혼의 그물이 되느니라" (18:7).

2) 반의어 평행법 (antithetical parallelism) : 둘째 구절이 첫째 구절과 대립된다.

"가난한 자는 간절한 말로 구하여도 / 부자는 엄한 말로 대답하느니라" (18:23).

3) 합의어 평행법 (synthetic parallelism) : 첫째 구절의 의미를 둘째 구절에서 심화한다.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 어떤 행동이나 습관을 규정하기 위해 여러 특징을 나열한다.

"눈이 높은 것과 마음이 교만한 것과 / 악인이 형통한 것은 다 죄니라" (21:4).

둘째, 앞 내용보다 더 크거나 작은 결론을 가진 다른 내용을 나란히 제시한다.

"악인의 제물은 본래 가증하거든 / 하물며 악한 뜻으로 드리는 것이랴" (21:27).

셋째, '이것이 저것보다 더 낫다'의 형식을 가진 경우다.

"지혜로운 사람의 책망을 듣는 것이 / 우매한 자들의 노래를 듣는 것보다 나으니라" (전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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