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③
마지막 광야의 여정
광야 생활 40년 동안 한 세대가 광야에서 죽고, 다음 세대가 일어난다. 모세에서 여호수아로, 아론에서 엘르아살로 지도권도 이양된다. 2차 인구 조사를 하고 제사법 규례를 정비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 강 동쪽을 시작으로 가나안 정복 전쟁에 돌입한다. 하나님은 이로써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하신 땅을 허락하신다.
광야 생활 마지막 1년 (20:1~36:13)
모압 왕 발락과 발람 (22:1~24:25)
이스라엘 백성은 요단 강 동쪽 모압 평지에 이르렀다. 광야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고 마침내 약속의 땅을 목전에 둔 것이다. 모압 왕 발락은 이스라엘을 두려워해 미디안 장로들과 의논한 끝에 발람을 청하기로 한다. 원래 미디안 족속은 더 남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모압과 동맹을 맺고 상당수가 모압 땅으로 이주해 지냈던 듯하다. 훗날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이는 상대 역시 모압이 아닌 미디안으로 그려진다(31장). 발람은 '강가 브돌' 출신인데, 여기서 '강'은 유프라테스 강을 가리킨다. 신명기도 발람에 메소포타미아 브돌 사람이라고 기록한다(신 23:4). 아마도 발람은 하나님을 비롯해 메소포타미아의 여러 신을 섬기는 술사였을 것이다. 그가 복을 빌면 사람들이 복을 받고, 그가 저주하면 저주를 받는다고 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발람에게 일시적으로 하나님의 영이 임했다고 해서 그가 하나님의 선지자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발람은 훗날 이스라엘을 우상 숭배로 이끈 당사자로 비난받고 미디안과의 전쟁에서 죽기 때문이다(31:8, 16). 발람은 모압 왕의 사절단을 기다리게 하고 하나님의 승인을 묻는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저주하지 못하게 하시자 발람은 표면적으로 그 말씀에 순종한다. 하나님이 가라고 하셨을 때에야 길을 나선다. 그런데 발람이 이스라엘을 저주하러 나서자 여호와의 사자가 길을 막고, 이에 놀란 나귀가 3번이나 가기를 주저하며 입을 열어 발람을 만류한다. 발람이 하나님의 뜻을 알고도 제대로 순종하지 않자 나귀를 통해 경고하신 것이다. 이 일로 인해 발람은 모압 왕 발락의 사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스라엘을 축복한다.
민수기에 기록된 발람의 예언
대상 | 성경 본문 | 예언 내용 |
이스라엘 : 첫 번째 예언 | 23:7~10 | 발락이 자신을 데려와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지만, 하나님이 저주하지 않으신 자를 자신이 저주할 수 없다. 야곱은 번성해 독보적인 민족이 될 것이다. |
이스라엘 : 두 번째 예언 | 23:18~24 | 하나님은 거짓말도 하지 않으시고 후회가 없으시므로 주신 복을 돌이키지 않으신다. 야곱을 해할 점술과 복술이 없다. |
이스라엘 : 세 번째 예언 | 24:1~9 | 야곱의 나라가 흥왕할 것이다. 이스라엘을 축복하는 자마다 복을 받고 저주하는 자마다 저주를 받을 것이다. |
모압과 에돔 | 24:15~19 | 한 별이 야곱에게서 나와 모압과 에돔을 멸할 것이다. |
아말렉 | 24:20 | 아멜렉은 민족들의 으뜸이나 결국 멸망할 것이다. |
겐 족속 | 24:21~22 | 견고해 보이나 훗날 앗수르에 멸망할 것이다. |
앗수르(그때) | 24:23~24 | 앗수르도 멸망할 것이다. |
발람이 등장하는 성경 본문
성경 본문 | 내용 |
민수기 22~24, 31장 | 발람이 이스라엘을 저주하라는 사주를 받고 대신 축복함 (민 22~24장) 이스라엘이 미디안에 원수를 갚으며 발락과 발람도 죽임 (민 31장) |
신명기 23:3~6 | 모압이 발람에게 뇌물을 주어 이스라엘을 저주하려 했으나 실패함 |
여호수아 13, 24장 | 발람이 이스라엘을 저주하려 함 (수 24:9~10), 그의 최후 (수 13:21~22) |
느헤미야 13:2 |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이) 발람에게 뇌물을 주어 이스라엘을 저주하게 하려 함 |
미가 6:5 | 발람이 모압 왕 발락의 사주를 받음 |
베드로후서 2:15 | 발람이 바른 길을 버리고, 미혹되어 불의의 삯을 사랑함 |
유다서 1:11 | 발람은 가인과 고라와 함께 잘못되고 어그러진 길을 걸음 |
요한계시록 2:14 | 버가모 교회 일부 성도가 발람처럼 우상의 제물을 먹고 행음했다는 책망을 들음 |
브올 사건과 인구 조사 (25:1~26:65)
이스라엘 백성은 싯딤에 머물며 모압 여인들의 유혹을 받아 바알브올에게 절한다. 이방 신을 예배한다는 것은 성관계를 포함한 성적 타락과 연관되어 있다. 이것이 몰락을 초래하는 이방 신의 유혹에 이스라엘이 그토록 신속하고 강력하게 빠져든 이유다. 이 때문에 하나님이 진노하셔서 이스라엘 중에 역병이 돈다. 모세는 이방 제의에 가담한 사람들을 죽이라고 명한다. 아론의 손자 비느하스가 분노해 부정한 이스라엘 남자와 모압 여자를 한 창에 찔러 죽이자 24,000명을 희생시킨 역병이 그친다. 이 일로 대제사장 아론의 가문은 하나님께 영원한 제사장 직분의 언약을 받는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의 두 번째 인구 조사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약 38년 전 시내 산을 출발하면서 인구 조사를 했지만(1장), 세대가 바뀌었다. 그래서 약속의 땅을 앞에 두고 전쟁을 준비하며 두 번째 인구 조사를 시행한 것이다. 각 지파별 전사의 숫자가 603,550명에서 601,730명으로 줄었다.
지도권 이양과 각종 규례 점검 (27:1~30:16)
한 세대가 지나면서 전에 없던 새로운 상황이 벌어진다. 슬로브핫은 아들 없이 딸만 다섯을 두고 죽었는데 기업은 아들에게만 상속되므로 슬로브핫의 이름이 사라지게 되었다. 이에 다섯 딸은 모세에게 호소하고, 여호와는 이들의 탄원대로 아들이 없다면 딸에게 기업을 돌리라고 하신다. 이 사건이 중대함은 슬로브핫 딸들의 이름인 말라, 노아, 호글라, 밀가, 디르사가 기록된 점으로도 알 수 있다. 성경에 이름이 적힌 여성은 매우 적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파격적이다. 여성의 유산 상속권을 이끌어 낸 이들의 활약을 성경은 간과하지 않은 것이다. 최종 진격을 위해서는 지도권 이양도 필요했다. 모세는 하나님께 자신을 대신해 이스라엘 앞에 출입하며 인도할 후계자를 청한다. 하나님은 모세를 대신할 백성의 지도자로 여호수아를, 제사장으로는 죽은 아론을 대신해 엘르아살을 각각 세우신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지킬 각종 제사와 절기의 규례를 가르치신다(28~29장). 다양한 서원을 어떻게 이행할지도 알려 주신다.
민수기에 기록된 제사와 절기
제사와 절기 | 시기 | 성경 본문 | 제사 방법 |
상번제 | 매일 아침과 해질 때 | 민 28:1~8 | 1년 된 흠 없는 숫양을 매일 아침과 저녁에 1마리씩 번제로 드리고, 소제와 전제를 드린다. |
안식일 번제 | 안식일 | 민 28:19~10 | 1년 된 흠 없는 숫양 2마리를 번제로 드리고, 소제와 전제를 드린다. |
초하루 번제 | 매달 1일 | 민 28:11~15 | 수송아지 2마리와 숫양 1마리, 1년 된 흠 없는 숫양 7마리를 번제로 드리고, 소제와 전제를 더한다. 상번제와 전제 외에 숫염소 1마리로 속죄제를 드린다. |
유월절 | 첫째달 14~15일 | 민 28:16~25 | 첫날과 일곱째 날 성회로 모여 흠 없는 수송아지 2마리와 숫양 1마리, 1년 된 숫양 7마리로 번제와 소제를 드리고, 숫염소 1마리로 속죄제를 드린다. |
칠칠절 | 유월절로부터 7주후 | 민 28:26~31 | 처음 익은 열매를 드리는 날로, 새 소제를 드릴 때 성회로 모인다. 수송아지 2마리, 숫양 1마리, 1년 된 숫양 7마리를 드리고 번제와 숫염소 1마리로 속죄제를 드린다. |
나팔절 | 일곱째달 1일 | 민 29:1~16 | 성회로 모여 나팔을 부는 날로, 수송아지 1마리, 숫양 1마리, 1년 된 흠 없는 숫양 7마리로 번제와 소제를 드리고, 숫염소 1마리로 속죄제를 드린다. |
속죄일 | 일곱째달 10일 | 민 28:7~11 | 성회로 모여 흠 없는 수송아지 1마리와 숫양 1마리, 1년 된 숫양 7마리로 번제와 소제를, 숫염소 1마리로 속죄제를 드린다. |
장막절 | 일곱째달 15일부터 7일간 | 민 29:12~40 | 첫날 성회로 모여 흠 없는 수송아지 13마리, 숫양 2마리, 1년 된 숫양 14마리로 번제와 소제를, 숫염소 1마리로 속죄제를 드린다. 일곱째 날까지 같은 제사를 드리는데 수송아지 숫자를 1마리씩 줄인다. 여덟째 날은 장엄한 대회로 모여 수송아지 1마리, 숫양 1마리, 1년 된 흠 없는 숫양 7마리로 번제와 소제를 드리고, 숫염소 1마리로 속죄제를 드린다. |
미디안 전쟁 (31:1~54)
이스라엘이 원수를 갚기 시작한다. 첫 상대는 미디안이다. 모세는 제사장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에게 성소 기구와 나팔을 들려 함께 전쟁에 내보낸다. 이 전쟁은 여호와의 전쟁이다. 이스라엘은 미디안의 모든 남자를 죽이고 부녀와 아이들을 사로잡고 가축과 재물을 탈취하고 거처를 불사른다. 모세는 미디안 백성 가운데 살아 있는 사람들을 보고 분노한다. 미디안 여자들이 이스라엘을 죄에 빠뜨려 염병을 일으킨 주범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아이들은 물론, 사내를 알지 못하는 여자를 제외한 모두를 죽이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살상한 군인들은 7일간 진영 밖에 주둔하며 정결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물건의 경우 불에 견디는 것은 불을 지나게 하고, 불에 견디지 못할 것은 물을 지나게 하며 정결 예식을 행한다. 군인들은 일곱째 날 옷을 빨아 입고 진영 안으로 돌아온다. 한편 여호와는 전쟁 전리품을 어떻게 분배해야 할지 말씀하신다. 제사장이 전리품 절반은 군인에게 나머지 절반을 회중에게 주는데, 그중 일부는 여호와와 제사장에게 돌렸다. 모세와 엘르아살은 이들에게 금을 받아 회막에 드림으로써 기념으로 삼는다.
요단 강 동쪽 지파 (32:1~42)
전리품이 분배되고 재산이 생기자 요단 강을 건너지 않고 동쪽에 그대로 머물고 싶어 하는 지파가 나타났다.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다. 이들은 모세에게 나아가 요단 동편에 머물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모세는 이들의 행동에 대해 이스라엘을 낙심케 해서 40년간 광야를 방황하게 한 정탐꾼들에 비유하며 비난한다. 그러자 두 지파는 식구들이 머물 성읍을 건축하고 나서 남자들은 건너가 정복 전쟁에 함께 참여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에 모세는 제사장 엘르아살과 여호수아와 각 지파 수령들을 모아 놓고 갓 지파와 르우벤 지파가 끝까지 전쟁에 참여하면 요단 동편 그 땅을 기업으로 준다고 약속한다. 훗날 므낫세의 아들 마길의 활약으로 길르앗은 므낫세 반 지파의 땅이 된다.
광야 여정의 회상 (33:1~49)
본문은 애굽을 떠나 온 이스라엘 자손의 여정을 기록한다. 이스라엘 자손은 유월절 다음 날 라암셋을 떠나 홍해를 지나 시내 광야에 들어갔다가 호르 산에서 아론의 장례를 치르고 가나안 남방을 따라 여리고 맞은편 요단 강 가 모압 평지에 이르렀다.
땅의 경계와 분배 원칙 (33:50~36:13)
땅의 경계와 분배 문제를 다룬다. 여호와는 모압 평지에서 장차 얻게 될 가나안 땅을 어떻게 분배할지 원칙을 알려 주신다. 각 지파의 인구수에 따르되 제비를 뽑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나안 원주민을 몰아내고 그들의 우상을 깨뜨리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원주민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가시가 되어 내내 그들을 괴롭힐 것이다.
이스라엘이 차지할 가나안 땅의 남쪽 경계는 에돔 곁 신 광야인데, 염해(사해) 끝에서 시작해 가데스 바네아 남쪽, 애굽 시내, 바다까지 이른다.
서쪽 경계는 대해(지중해), 북쪽 경계는 대해에서 하살에난까지다. 동쪽 경계는 하살에난에서 긴네렛 동쪽 해변(갈릴리 바다), 요단, 염해까지다. 이곳이 아홉 지파 반이 차지하게 될 땅이다. 유다 지파의 갈렙을 위시한 각 지파 지휘관의 이름도 명시된다. 이어서 땅을 분배받지 못하는 레위 지파를 위한 해결책이 제시된다. 제사장과 레위인에게는 모두 48개 성읍과 거기 딸린 초장을 주는데, 그중 6개 성읍은 부지중에 살인한 이들의 도피성이 된다. 즉, 실수로 사람을 죽인 이들이 피의 복수를 피해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망치는 장소다. 이 성읍은 요단 동쪽에 셋, 서쪽에 셋으로 넓게 펼쳐져 있다. 어느 지파든 쉽게 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성읍의 명단은 훗날 땅을 차지하고 나서 밝혀지는데(수 20장) 유다의 헤브론, 에브라임의 세겜, 므낫세 반의 바산 골란, 납달리의 갈릴리 게데스, 갓의 길르앗 라못, 르우벤의 베셀 등이다. 하나님은 도피성을 살인자가 죄를 면하는 수단으로 악용하지 않고 고의로 살인한 자들에 대한 처벌도 강조하신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주신 땅을 더럽혀서는 안 되는데, 왜냐하면 살인은 피로 땅을 더럽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피 흘린 땅은 피를 흘리게 한 자의 피가 아니면 속함을 받을 수 없다.
땅 분배의 마지막 문제는 상속에 관한 것이다. 아들이 없어서 딸에게 유산을 상속했는데 그 딸이 다른 지파 남자와 결혼하면 그 지파의 기업이 사라진다. 모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모든 땅이 원래의 소유주에게 돌아가는 희년을 강조하는 한편, 아들 없는 집의 딸들은 자기 지파 종족에게만 시집가라는 여호와의 명령을 덧붙인다. 앞서 여성의 유산 상속을 요구했던 슬로브핫의 딸들은 모두 이 명령을 지킨다. 민수기는 광야 여정의 기록이다. 이스라엘 자손이 하나님께 제대로 순종했다면 이미 약속의 땅을 차지하고 불필요한 여정을 기록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민수기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큰 은혜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실수를 반복한 자들에게도 하나님의 명령과 규례가 주어졌음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민수기 길라잡이 ②
김진섭 백석대학교 구약학 교수
노예 민족에서 독수리 민족으로
이스라엘은 성령님의 임재와 인도의 상징인 '불기둥과 구름기둥'을 따라 '하나님, 말씀, 광야 교회 중심'(9:15~23; 10:33~36)이 되어야 했지만, 실상은 '불평-원망, 불신앙-불순종'으로 자멸할 수밖에 없었다(출 32:10; 민 14:12). 그러나 민수기는 하나님의 언약적 신의와 은혜로써 가나안 진입을 앞둔 미래 소망으로 마무리한다.
민수기 구조
서론 (1~10장) | 본론 (11~25장) | 결론 (26~36장) |
출애굽 세대 인구 조사, 시내산-가데스 바네아 광야 원정 | 불평-원망, 불신앙-불순종의 연속 (구약의 목회 서신) | 광야 세대 인구 조사, 가데스 바네아-모압 평지 광야 원정 |
노예 민족의 근성
애굽의 수도 라암셋을 출발할 당시, 이스라엘은 430년간 부역에 시달리며 노예근성에 절어 있는 소망 없는 민족이었다. 그들은 광야 원정에서 툭하면 애굽을 동경하고 그곳에 돌아가기를 갈망하며 하나님에 대한 '불평-원망, 불신앙-불순종'으로 열 번이나 하나님을 시험했다(14:22; 참조 출 14:10~12; 15:22~24; 16:1~3, 19~20, 27~30; 17:1~4; 32장; 민 11:1~3, 4~34; 14:3). 이는 랍비 전통에 의하면, 조상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시험 열 번(창 12:1, 10, 15; 14:1~16; 16:3; 17:7~11; 20:1~2; 21:14, 21; 22:2)을 잘 통과한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민수기의 '불평-원망, 불신앙-불순종'의 실례는 불분명한 이유(11:1~3)에서 시작해 음식(11:4~34), 정탐꾼 열 명의 보고에 따른 반역(13~14장), 하나님이 세우신 모세의 권위에 도전한 미리암과 아론의 죄(12:1~2), 고라(모세의 사촌)와 르우벤 지파인 다단과 아비람의 작당과 반역(16:1~3, 12~14), 하나님 말씀대로 순종하지 않은 므리바 물 사건으로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모세(20장), 그리고 발람의 유혹으로 브올에서 저지른 백성의 배도와 음행(25장)에서 절정을 이룬다.
광야에서의 독수리 민족 훈련
출애굽한 이스라엘을 가리키는 별칭들은 하나님이 그들을 선택하신 목적과 정체성을 잘 보여 준다. '내 장자(출 4:22), 내 군대(출 7:4), 내 아내(호 2:19~20 참조), 나의 증인(사 43:10), 보배로운 백성(신 26:18), 성민(신 7:6), 모든 민족 위에 뛰어난 민족(신 28:1 참조), 독수리 민족(출 19:4; 신 32:11 참조).' 민수기의 히브리어 책명인 '베미드바르'('광야에서'라는 뜻)는 '말씀[다바르]의 (체험) 장소[미]에서[베]'로도 이해된다. 언약의 하나님은 40년 광야 길을 걷게 하며 그들을 낮추시며 주리게 하시고, 의복과 신발이 해어지지 않게 하시며, 만나로 하나님의 말씀(영적 만나)에 순종 여부를 시험하시고, 반복적인 징계와 훈육을 통해 마침내 하나님을 경외해(신 8:1~6 참조) 율법, 성막, 절기를 중심으로 하는 '말씀과 기도와 품성'의 큰 나라를 만들어 가셨다(신 4:4~8).
인류 조상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먹으라'는 적극적 명령에 순종했다면 생명 나무 열매로 '영생'의 복을 누릴 수 있었다(창 3:22). 그러나 '(선악과는) 먹지 말라'는 소극적 명령에 불순종해 '죽으리라'(창 2:16~17; 롬 5:12)는 저주를 받았다. 이스라엘 역시 그들 앞에 놓여 있는 복(선, 생명)과 저주(악, 사망)의 길목(레 26장; 신 28장)에서, 올바른 선택으로 복을 누리고 나눠 주는 삶을 살아가야 했다.
'거룩한 삶'을 누리게 하는 필수 매뉴얼
민수기가 보여 주는 광야 교회는 신약 교회와 성도를 깨우치는 '본보기, 그림자, 표상'(히 8:5)으로써 목회 서신의 기능을 한다(고전 10:1~13; 히 3:7~4:13). 모든 그리스도인은 애굽(지옥)이라는 사탄(죄-사망) 왕국에서 건져 냄을 받아 가나안(천국)이라는 하나님의 은혜(의-생명) 왕국에 '단번에 이미' 들어왔다(골 1:13~14). '그러나 아직' 천성을 향한 총사령관 주 예수님의 신령한 전투에 하루살이로 행군하는 영적 군사들이다. 그러므로 민수기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육체를 따라 행진하지 않고(갈 5:16, 25 참조), 성령을 따라 씨를 뿌리므로 영생을 거두는(갈 6:8 참조) 승리의 삶을 향해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해지는(딤전 4:5) 회개와 순종을 배우기 위한 필독 매뉴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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