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으로보는 성경 - 열왕기상 ②

하나님을 끝까지 사랑하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다
솔로몬은 어렸지만, 겸손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왕이었다. 일천 번제를 하나님께 아낌없이 드렸고, 최고의 재목으로 성전을 건축했다. 하나님은 그의 지혜 근원이였고, 그가 누리는 부와 권력의 주권자셨다. 그러나 솔로몬은 이방 여인들을 사랑하고 그로 인해 우상 숭배에 물들기 시작했다. 왕이 하나님만 끝까지 사랑하지 않은 결과, 하나님의 징계가 임해 나라는 분열하고 만다.

솔로몬의 지혜(3:1~28)
솔로몬은 아도니야, 아비아달, 요압 등 내부의 적들을 제거한 뒤 애굽 왕과 혼인 관계를 맺어 왕국을 강화한다. 그러나 이런 정략결혼은 훗날 솔로몬이 타락하게 되는 화근이 된다. 한편 솔로몬은 전무후무한 지혜의 왕으로 등극한다. 잠언의 저자이기도 한 솔로몬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잠 9:10)이라고 선언했다. 이런 솔로몬의 지혜로움은 누가 옳은지 분간하기 어려운 소송 사건에서 빛을 발한다.

기브온의 일천 번제(3:1~4)
솔로몬은 당시 산당이 있던 기브온에 가서 일천 번제를 드린다. 기브온은 다윗이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격파한 결정적 전투를 벌였던 북쪽 지파의 땅으로(삼하 2:12~32), 예루살렘 성전이 지어지기 전 이곳에는 회막이 있었다(대하 1:3~5). 열왕기 저자는 예루살렘 성전 제사를 중시했기에(왕하 18:3~4 참조) 솔로몬이 기브온 산당을 찾은 것은 성전 건축 이전임을 밝힌다(왕상 3:2). 역대기 저자는 솔로몬이 회막 앞에 있는 놋 제단 위에 '천 마리 희생으로 번제'를 드렸다고 한다(대하 1:6). 그러므로 '일천 번제'는 '짐승 일천 마리를 태워 드리는 제사(번제)'로 보는 것이 옳다. 혹자는 당시 산당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일천 번제가 가장 온전하고 성대한 제사를 상징한다고 보기도 한다.

듣는 마음을 구하는 솔로몬(3:5~15)
솔로몬은 구하는 것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을 꿈속에서 만난다. 솔로몬은 장수도, 부도, 원수의 생명을 멸하는 것도 아닌 '듣는 마음'을 구한다. 이것이 하나님 마음에 들었다(9~10절). 하나님은 솔로몬이 말한 '듣는 마음'을 '송사를 듣고 분별하는 지혜'라고 보신다(11절). 히브리어 '레브'(마음)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심장이자, 인격과 지성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솔로몬은 그 마음을 '듣기'를 선택한다. 이는 단순히 똑똑해지기 위함이 아니다. 그의 '마음'은 이미 수많은 하나님 백성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선과 악을 분별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솔로몬 왕국의 경계


지혜로운 심리 판결(3:16~28)

한 아이를 두고 두 창기가 각자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에 솔로몬은 그 아이를 반씩 나누어 주라고 판결을 내린다. 산 아이의 어미는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26절) 죽은 아이의 어미에게 자기 아이를 넘긴다. 여기서 친어미의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는 훗날 예레미야 선지자가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지 않을 수 없는 신적 임재의 상태를 표현하는 데도 사용된다(렘 20:9). 왕의 '듣는 마음'이 생모의 진심을 포착해, 아이를 그 어미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유전자 검사 같은 방법이 없었던 당시에, 솔로몬은 인간 심리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으로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했다.


번영하는 이스라엘(4:1~34)

솔로몬의 동역자들(4:1~19)

솔로몬은 왕국의 통치 기반을 확고히 한다. 그는 신앙적, 외교적, 군사적, 행정적 필요에 따라 사람을 기용하고 그들에게 직임을 부여한다. 솔로몬의 태평성대는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솔로몬 혼자 힘이 아니라 동역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솔로몬이 누린 축복(4:20~34)

솔로몬 시대는 인구가 바닷가 모래같이 많고 먹고 마시는 일에 부족함이 없는 태평성대를 구가했다. 이런 모습은 종말에 그리스도께서 이루실 의의 통치를 예표한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이스라엘 영토는 유프라테스 강에서 애굽 지경까지 이르렀다(20~21절). 솔로몬은 병거와 마병도 많이 두었는데(26절), 이는 신명기에서 왕에게 주신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신 17:16)라는 경고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그는 하나님이 주신 복을 누리면서도 군사적 힘도 의지했다고 볼 수 있다.

솔로몬은 지혜 면에서 동쪽 모든 사람과 남쪽 애굽 사람을 능가했다(30절). 그는 잠언과 시편을 쓰고, 초목과 짐승과 새와 물고기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그의 가르침을 듣고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런 솔로몬의 위대한 지혜는 통치 후반기에 드러난 어리석음과 강렬하게 대조된다. 그가 수많은 아내를 두고 이방 신을 섬기며 강제 부역을 일삼는 혹독한 통치자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받았지만 결국 전부 내버리는 어리석은 자가 되고 만다. 솔로몬으로 추정되는 전도서 저자의 말대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명령을 지키는 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다(전 12:13).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기 때문이다(전 12:14).


예루살렘 성전 건축(5:1~7:51)

성전 건축 준비(5:1~18)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의 소원대로 예루살렘에 성전을 짓는 대공사를 시작한다. 이는 수많은 일꾼과 대량의 목재와 석재와 금속뿐 아니라 숙련된 건축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 하나님의 성전을 완공하는 데 7년이 걸렸고, 그 후 솔로몬 왕궁을 짓는 데 13년이 걸렸다. 두로 왕 히람은 레바논 백향목을 실어 보내는 데 협조했고 기술자도 파견해 주었다. 당시 최고의 공예가인 히람도 역시 두로 사람이었다(7:13~14).


성전 건축(6:1~7:51)

성전을 건축하기 시작한 때는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480년째, 솔로몬이 왕이 된 지 4년째 되는 해 시브월(둘째 달)이었다(6:1). 성전 완공은 7년 후 불월(여덟째 달, 6:38)에, 성전 봉헌식은 그로부터 11개월 후인 에다님월(일곱째 달, 8:2)에 열렸다. 유대 종교력의 2월은 봄(4~5월)이고, 8월은 가을(10~11월)이다. 7월은 나팔절과 초막절을 지키는 달이다.

건축은 성전 건물 바깥에서 시작해 성전 내부 장식, 성전 안뜰, 왕궁 공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솔로몬이 건축한 여호와의 성전은 다음과 같은 특색이 있다.


다락과 골방

성전 벽에 연접해 다락들을 만들고, 다락마다 돌아가며 골방들을 두었다. 창고 혹은 제사장들을 위한 방이다.

6:5

나선형 계단

성전은 3층 건물로, 위아래 이동을 위해 나선형 계단을 두었다.

6:8

언약궤와 두 그룹

지성소에는 언약궤와 두 그룹이 있었다. 그룹은 감람나무로 만들어 금을 입혔다.

6:23~28

두 개의 놋 기둥

성전 바깥에는 섬세한 조각을 새긴, 18규빗 높이의 놋 기둥 두 개를 배치하고, 야긴과 보아스라 불렀다.

7:15~22

바다(海)와 물두멍

바다는 제사장들이 직무를 행하기 전에 몸을 씻기 위해 물을 담아 두던 용기로, 놋으로 만들고 소 열두 마리가 받쳤다. 바다는 엄청난 양의 물을 담기에 붙여진 이름이며, 성전 동남쪽에 놓였다. 물두멍은 번제용 제물을 씻기 위한 것으로, 받침 수레를 받쳐 다섯 개씩 성전 좌우에 두었다.

7:23~39

등잔대

정금 등잔대는 내소 좌우로 다섯 개씩 놓였다. 높은 다락과 천장이 있는 건물인 만큼 조명을 더 둘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7:49

내소와 외소의 문

지성소와 성소를 구분하는 내소와 외소의 문은 휘장이 아니라 금돌쩌귀로 받치는 문이었다.

7:50


성전 봉헌식(8:1~66)

언약궤 안치(8:1~11)

솔로몬은 초막절을 겸해 에다님월(일곱째 달)에 성전을 봉헌한다. 먼저 다윗 성 시온에서 성전 지성소로 여호와의 언약궤를 메어 올렸다. 제사장이 언약궤를 안치하고 나오자 구름이 성전을 가득히 채운다. 여호와의 영광이 가득해서 제사장들이 서서 섬길 수 없을 정도였다.


솔로몬의 연설과 기도(8:12~53)

성전은 하나님 임재의 상징이다. 솔로몬은 성전을 향해 기도하는 백성을 긍휼히 여기셔서 그들의 죄를 사하시고 간구를 들어 달라고 하나님께 간청한다. 죄를 지었을 때, 적에게 패했을 때, 기근이나 전염병이 있을 때, 이방인이 부르짖을 때, 적과 싸우러 나갈 때, 범죄로 사로잡혀 간 땅에서 돌이켜 기도할 때, 성전은 하나님을 기억하고 바라봐야 할 장소다.


솔로몬의 축복, 백성의 축복(8:54~66)

예루살렘에 전국에서 백성이 모여들었다. 그 시기는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유랑할 때 하나님이 보호하셨음을 기념하는 초막절이었다. 출애굽 이래 방황하던 이스라엘이 마침내 태평을 누리게 된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말씀하신 모든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56절). 솔로몬이 큰 소리로 백성을 축복한 후에 여호와 앞에 희생 제물을 드리는데 제단이 작아 제물을 다 수용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모두에게 축복과 은혜가 차고 넘친다. 백성 또한 왕을 축복하고 여덟째 날에 기쁜 마음으로 돌아간다.


솔로몬 성전 평면도


하나님의 약속과 솔로몬의 업적(9:1~28)

여호와의 응답(9:1~9)

솔로몬은 다시 하나님을 만난다. 하나님은 솔로몬이 세워 봉헌한 성전에 영원히 그분 이름을 두고 눈길과 마음이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신다(3절). 그러나 경고도 잊지 않으신다.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계명을 지키지 않고 다른 신을 섬기면 그분이 구별하신 성전이라도 무너질 것이다(6~9절).


솔로몬의 건축 공사(9:10~28)

성전과 왕궁을 짓는 데 모두 20년이 걸렸다. 솔로몬은 이 외에도 밀로와 예루살렘 성과 하솔과 므깃도와 게셀을 건축했다(15절). 이 정도 국책 사업이면 국가 재정이 휘청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솔로몬은 건축 자재와 인부를 제공한 두로 왕 히람과 정산하는 과정에서 인색하게 굴어 인심을 잃는다. 한편 쉼 없는 공사에 노예로 동원된 자들은 가나안 자손이었다. 솔로몬은 이스라엘 자손을 그들의 지휘관으로 삼았다.


스바 여왕과 솔로몬의 지혜(10:1~29)

스바 여왕이 애굽의 여왕이었다는 설이 지배적인 가운데, 스바가 아라비아 남서부의 부유한 상업 국가 예멘이란 설도 있고 에티오피아라는 견해도 있다. 현대 이스라엘의 인구 2.2%를 차지하는 에티오피아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솔로몬과 스바 여왕의 자손이라고 믿는다. 스바 여왕이 누구인지만큼이나 왜 왔는지도 흥미롭다. 여왕은 무역이나 영토 문제 때문에가 아니라 이스라엘 왕의 지혜를 시험해 보기 위해 질문을 만들어 왔다. 스바 여왕뿐 아니라 해마다 많은 사람이 예물을 가지고 솔로몬을 찾아왔고, 왕국의 큰 재산과 솔로몬의 지혜를 직접 확인했다.


솔로몬의 쇠락(11:1~43)

하나님이 성전에 임하시고 언약을 주시며 복을 주셨지만 솔로몬은 끝내 신실함을 잃고 만다. 열왕기 저자는 그 이유가 그의 많은 아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솔로몬은 무려 1,000명의 여인과 결혼했다. 결혼의 상당수는 외교적인 것으로, 크고 작은 나라들과 맺은 조약의 실효성을 위한 조치였다. 신명기 법은 왕에게 병마와 아내와 은금을 많이 두지 말라고 했다(신 17:16~17). 정략 결혼이 결국 재앙을 가져왔다. 이방 아내들이 가져온 이방 신들이 솔로몬의 주의를 끄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나님은 미리 경고하신 대로 그에게서 나라를 거두겠다고 말씀하신다. 진노 중에 긍휼을 베푸셔서, 그 일이 솔로몬의 아들 대에 일어나게 하신다. 솔로몬이 시돈의 아스다롯, 암몬의 밀곰(몰록), 모압의 그모스 등 이방 신을 섬기는 동안, 왕의 대적들이 세력을 규합하고 신하들이 반역을 도모한다. 에돔 사람 하닷은 애굽에서, 엘리아다의 아들 르손은 수리아에서 솔로몬의 대적이 된다. 신하 느밧의 아들인 여로보암도 왕을 대적한다. 특히 여로보암은 실로 사람 아히야로부터 하나님이 그에게 이스라엘 10지파를 주셨다는 약속까지 받는다(30~39절).


왕국의 분열(12:1~33)

솔로몬이 죽고 아들 르호보암이 왕이 되었다. 그는 온 이스라엘이 모인 세겜에 갔다가, 아버지 솔로몬이 메운 멍에를 가볍게 해 달라는 무리의 요청에 도리어 더 무거운 짐을 얹겠다고 대답한다. 여로보암이 이끈 무리는 "우리가 다윗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16절)라며 돌아선다. 결국 10지파가 반역하고, 나라는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로 갈라진다. 르호보암은 반역을 진압하려고 하지만, 선지자 스마야가 나서서 내전을 반대한다(왕상 12:21~24; 대하 11:1~4). 한편 북 이스라엘 왕 여로보암은 백성이 다윗의 집으로 돌아갈까 봐 불안했다. 그래서 예루살렘 성전에 가는 백성의 마음을 돌리고자 금송아지를 만들어 벧엘과 단에 두고 섬기게 한다. 레위 자손이 아닌 사람을 제사장으로 삼고, 유다의 절기(장막절)보다 한 달 뒤인 여덟째 달 15일로 절기를 정해 송아지에게 제사를 지낸다. 하나님 뜻이 아닌 자기 마음대로 행하는 모든 것은 하나님 보시기에 악이다.



출처 : 생명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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