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나물도 먹어라

[출애굽기 12장 5절~10절]
5절 - 너희 어린 양은 흠 없고 일 년 된 수컷으로 하되 양이나 염소 중에서 취하고
6절 - 이 달 열나흗날까지 간직하였다가 해 질 때에 이스라엘 회중이 그 양을 잡고
7절 - 그 피를 양을 먹을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고
8절 - 그 밤에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아울러 먹되
9절 - 날것으로나 물에 삶아서 먹지 말고 머리와 다리와 내장을 다 불에 구워 먹고
10절 - 아침까지 남겨두지 말며 아침까지 남은 것은 곧 불사르라

요즘에 보면 영양가 있는 야채나 나물들을 말려서 보관하곤 합니다. 추운 겨울에 이것들을 꺼내서 물에 불려 볶아먹기도 하고 무쳐먹기도 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한 말린 야채나 나물들은 영양분이 결핍되기 쉬운 겨울에 좋은 반찬이 됩니다.
예전에 저는 쓰디쓴 경험을 통해서 은혜를 받은 일이 있습니다. 인천 어느 교회에서 하도 부흥회를 해달라고 졸라대서 하나님도 간청하면 들어주시는데 '가 줘야지'하고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저에게 와서 부흥회 해달라고 조르며 말하기를 '한 천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예배당이니까, 천명 이상은 집회하게 할테니까 꼭 오셔서 부흥회를 인도해 달라'고 해서 갔는데, 가서 보니 금년 5월말에 개척이 되었고 사유지 땅에 장사하다 그만 둔 판자집 예배당인데, 천명이 무엇입니까? 백명도 아닌 약 60명 정도가 모였던 것입니다. 그 다음 날 낮시간에 한 30명이 모였길래 본 교회 교인들 손들어 보라고 했더니 6명이 손을 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출발하기 전까지도 문제없다고 저에게 거짓말을 했던 것입니다.
사실대로 말을 해서 부흥회를 해달라고 했으면 화가 안났을텐데 거짓말을 해서 저를 데리고 간 것이 사기당한 것 같아서 분했던 것입니다. 가끔 제 자신이 겸손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 작은 교회에서도 부흥회를 인도할 때가 있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달랐습니다.
첫날, 저녁 설교를 하고 나서 숙소에 들어갔는데 날씨는 몹시 추운데 윗풍이 센 싸구려 여관방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앉아 있는데 거짓말한 그 목사가 미워서 죽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생각하기를 옛날 선교사들은 식인종한테도 가서 전도하고, 공산국가에도 가서 전도하다가 고문도 당하고 죽기도 했는데, 이것쯤이야 못 참으랴 하는 생각을 했는데도 그 젊은 목사에 대한 괘씸한 생각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내 마음을 바로 잡아주셔야 복음을 잘 전하지 않겠습니까?'하고 간절히 기도하는데, 하나님께서 저의 마음에 말씀하시기를 '고기만 먹지 말고 쓴 나물도 먹어라'하시는 것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오늘 본문 말씀이었습니다. 양고기만 불에 구워 먹지 말고 쓴 나물도 먹으라는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보잘 것 없는 종이 예수님을 태운 당나귀가 덩달아 호산나 찬양을 받은 것처럼, 예수님 때문에 큰 교회에 다니면서 훌륭한 대접과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몇몇 교회에서는 제가 헌금할 일이 많아서 그랬는지 후한 사례비를 받았습니다. 그야말로 맛있는 고기만 먹었지 맛없는 쓴 나물은 먹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깨달음이 있은 후에 금식 기도까지 하라는 은혜를 받아서 금식하면서 부흥회를 은혜 중에 잘 마쳤습니다. 물론 사례비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나갈 때, 언제나 맛있고 달콤한 고기만 먹을 수는 없습니다. 쓴 나물도 아울러 먹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우리의 건강에도 좋습니다. 우리영혼도 쓴 나물을 먹어야 건강하고 영력있는 사람이 됩니다. 아이들도 먹기 좋아한다고 사탕이나 초콜렛 같은 것만 많이 먹으면 결국 이가 썩고, 밥도 잘 안먹고, 건강에도 해롭습니다. 먹기 싫은 쓴 나물도 잘 먹어둬야 육신도, 정신도, 영혼도 건강합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잘 아시는대로 이스라엘 백성이 400년 동안의 종살이를 끝내고 애굽에서 탈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기록한 말씀인데, 이 말씀은 또한 죄악된 세상에서 마귀의 종노릇을 하던 죄인이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여 구원받아 천성을 향해 떠나는 성도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흠없는 어린 양은 세상 죄를 지고 가신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고, 불에 구워 먹으라는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모진 고난을 받으신 사실을 먹듯이 내 심령에 믿음으로 받아 드리라는 것이요, 물에 삶아 먹지 말라는 것은 인간의 이념이나 철학이나 자유주의적 신앙을 변질시키지 말라는 것이며, 머리와 정강이와 내장을 다 불에 구워 먹으라는 것은 예수님을 전체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 성령으로 잉태되시고 탄생하신 예수 그리스도, 내 죄를 대속하기 위하여 대속의 죽음을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다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다시 심판주로 재림하실 예수 그리스도를 몽땅 믿어야지, 예수 그리스도를 토막토막 나누어서 자기에게 필요한 어느 부분만 믿으면 절대로 안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을 온전하게 믿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누룩을 없애고 무교병을 먹으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하여 구원받은 다음에 누룩과 같은 죄, 불의, 위선, 사악한 것들을 내어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어린양의 피를 문인방과 문설주에 바른 집에는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지 않고 구원받는 것과 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이 내 죄를 대속해 주시고 이어 주심을 믿고 예수님의 피를 마음의 문설주에 바르면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고 영원한 천국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을 확실히 믿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특별히 쓴 나물을 섞어 먹어야 한다는 의미를 살펴보며 은혜를 받고자 합니다.

1. 쓴 고통도 받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은총만 달콤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죄로 인한 애통함과 고통도 느껴야 합니다. 죄와 싸우고 피흘리기까지 투쟁하는 고통과 번민이 따라야지 맛있고 향기로운 것만 먹으면 안됩니다.
어떤 사람은 예수님의 보혈의 은총만 받아들이고 자신의 죄는 하나도 끊거나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누가 나를 이 사망의 몸에서 구원하랴'하는 번민과 투쟁을 경험했듯이 우리도 이런 고민과 고통을 경험해야 합니다.
계 10:10절에 보면 "내가 천사의 손에서 작은 책을 갖다 먹어버리니 내 입에는 꿀 같이 다나 먹은 후에 내 배에서는 쓰게 되더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무슨 뜻입니까?
우리가 성경을 읽거나 설교를 들을 때 달콤한 맛만 즐기면 안됩니다. 말씀을 받아먹고 소화시켜서 뼈가 되고 살이 되려면 쓰디쓴 고통과 고민의 맛도 보아야 합니다. 귀로 들을 때에는 즐겁지만 그 말씀대로 살고 실천하려면 쓰디쓴 고통과 투쟁이 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예수님께서도 고통의 십자가를 지시기 전날 밤에, 겟세마네 동산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피땀을 흘려가며 기도하실 때에 "내 아버지여 만일 할만 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소서"하고 기도하시고, 잠시 후에 또 기도하시기를 "아버지여 만일 내가 마시지 않고는 이 잔이 내게서 지나갈 수 없거든 아버지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결단을 내리시고 십자가의 쓴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처음 아담은 자기 뜻대로 하기 위해 달콤한 선악과를 따 먹었으나,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은 죄악과 사망 권세를 짓밟기 위해 하나님의 뜻대로 십자가의 쓴 잔을 마셨던 것입니다.

2. 수치도 받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큰 교회만 다니면서 좋은 대접 받고 창찬과 영광만 받았는데, 오돌오돌 떨고 금식까지 하면서 몇 십명 놓고 부흥회를 할 때 영광대신 꼭 수치를 받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이 경험을 통하여 더 기도하게 되었고 더 하나님께 매달리면서 겸손의 은혜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은혜로 끝까지 승리했습니다.
우리가 칭찬과 영광만 항상 받으려고 해선 안됩니다. 수치의 쓴 나물도 때로는 먹을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언제나 칭찬과 존경만 받게 하시지는 않습니다. 수치와 욕을 당하는 쓴 나물도 반드시 먹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이 쓴 나물을 먹을 줄 알아야 하나님께서 더 큰 영광과 존귀를 내려 주시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흠도 점도 없는 하나님의 아들이시지만, 침 뱉음을 당하시고 귀신이 들린 사람이라고 비난도 받고 무수한 매를 맞기도 하셨으며 강도들 틈에서 강도와 같은 취급을 받으면서 수치의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 후에야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높여 만민의 구주가 되게 하시고, 영광의 면류관을 쓰게 하셨던 것입니다. 쓰디 쓴 십자가를 지는 일이 없이는 결코 달콤한 영광의 면류관이 없음을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지나간 일이지만 제가 감리사를 꼭 해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가 있었습니다. 무엇으로 보나 꼭 감리사를 한 번 거쳐야 된다고 권유를 해서 출마를 선언했더니 보기 좋게 낙선이 되어서 쓴 수치의 쓴 나물을 먹었습니다. 감투 싸움이 그렇게 심한 줄 모르고 전화 한 통 안했으니, 꼭 해야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당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때도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저는 사실 감독이건, 감리사건, 박사 학위건 별로 흥미가 없는 사람입니다. 오직 교회를 부흥시키고 복음을 전파하여 많은 영혼을 구원해서 하나님께 인정받으면 족한 사람인데, 그것마저도 칭찬과 영광만 받고 교만해질까봐 하나님께서 멋지게 쓴 나물을 먹이시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그 당시에는 먹고 소화시키기 어려웠지만 많은 유익을 얻었습니다.
자식을 키울 때에도 칭찬만 해서도 안됩니다. 때로는 책망도 하고, 잘못했다고 매도 때려야 성격과 인격이 원만해지는 법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도 사랑하는 자식에게 아픈 매로 때릴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사 51:7, 8절에 "의를 아는 자들아 마음에 내 율법이 있는 백성들아 너희는 나를 듣고 사람의 훼방을 두려워 말라 사람의 비방에 놀라지 말라 그들은 옷같이 좀에게 먹힐 것이며 그들은 양털 같이 벌레에게 먹힐 것이로되 나의 의는 영원히 있겠고 나의 구원은 세세에 미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것도 염려할 것이 없습니다.
애 3:30-33절에 "때리는 자에게 뺨을 향하여 수욕으로 배불릴지어다 이는 주께서 영원토록 버리지 않으실 것임이며 저가 비록 근심케 하시나 그 풍부한 인자하심으로 긍휼히 여기실 것임이라 주께서 인생으로 고생하며 근심하게 하심이 본심이 아니시로다"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수욕을 받을 때에 쓴 나물을 먹듯이 실컷 먹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버리시지 않고 때가 되면 풍부하게 갚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3. 환난도 받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항상 맛있고 달콤한 고기만 먹으려고 들면 안됩니다. 쓴 나물을 반드시 섞어 먹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에게는 쾌락과 평강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환난의 쓴 나물도 반드시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우리 건강에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쾌락만 좋아하지 말고 고난도 먹고 소화시켜야 합니다.
6.25 사변 때, 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포로가 되었는데, 한국 군인은 잘 안죽는데, 미군은 잘 죽어 나가더랍니다. 왜냐하면 잘 먹고, 잘 살고, 편안하게만 살던 사람들이라 고생을 못참고 잘 죽더랍니다. 고생을 많이 한 한국 사람은 좀처럼 잘 죽지 않고 그 고난을 잘 견디어 내더랍니다.
하나님은 고난으로 연단받은 사람과 민족에게 큰 사명을 맡기시지, 온실의 화초같은 사람에게는 중대한 사명을 맡기시지 않으십니다. 그러므로 환난과 고난의 쓴 나물을 잘 먹고 소화시켜야 합니다.
사 45:7절에 "나는 빛도 짓고 어두움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을 행하는 자니라 하였노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빛도 짓고 어두움도 창조하셨으므로 낮만 계속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신 분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것은 무엇이나 받아먹어야 축복받을 사람입니다.
사도 바울도 몸에 육체의 가시, 사단의 가시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서 겸손의 은혜를 주셨습니다.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이 어떻게 항상 고요하기만을 기대하겠습니까? 폭풍이 불고 풍랑도 이는 법입니다. 고요하고 평안할 때는 단맛을 보며 좀 쉬라는 것이라고 깨닫고 폭풍이 불고 풍랑이 일면 그 바람과 물결을 타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오라는 것인가 보다 하고 참고 견디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이 주시는 쓴 나물을 잘 받아먹고 소화시키는 성숙한 성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아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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