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으로보는 성경 - 시편 ⑧
창조주요 통치자, 구원자이신 분을 찬양하라!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고 다스리는 참신이시다. 그런데 세상에는 악인이 가득하고 하나님 백성은 원수들에게 조롱당한다. 기도는 이런 현실에 대한 부르짖음이다. 하나님께만 소망을 두는 간절함이다. 만왕의 왕이신 그분이 마침내 응답하신다. 원수들을 심판하시고 백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영원히 찬양할 유일한 대상이다.
90편
시편은 총 다섯 권으로 나뉘는데, 이 중 제4권(90~106편) 제일 처음에 나오는 시다. '모세의 기도'라는 표제는 비탄에 잠긴 민족의 현실과 관련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표제에 '하나님의 사람'(히, 이쉬 하엘로힘)으로 소개되는 모세는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감당한다. 하나님은 영원히 살아 계시지만(1~2절), 인간의 생명은 너무나 짧다(3~6절). 백성은 불순종과 원망과 반역으로 죄를 범해 두려워한다(7~11절).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 은혜를 간구하는 것뿐이다(12~17절).
91편
90편과 어조가 비슷하다. 시편 기자의 기도(2, 9절)와 그에게 하나님 말씀을 대언하는 자의 말이 이어지고(1, 3~8, 9~13절), 하나님 말씀(14~16절)이 나온다. 하나님의 이름인 '지존자'와 '전능자'가 소개되는 것은(1절), 하나님의 능력과 권세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다. '나'는 하나님을 피난처 삼아 그분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기도한다. 하나님의 대언자는 그에게 하나님이 지켜 주실 것이라고 확신을 준다.
92편
표제가 알려 주듯, 오늘날까지도 유대교에서 안식일에 부르는 찬송이다. 시편 기자는 여호와가 '행하신 일'이 얼마나 위대한지, 자신이 아침마다 밤마다 감사하고 찬송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1~5절). 원수들은 패망해 흩어질 것이지만, 하나님 백성은 뿔처럼 높아질 것이다(6~11절).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의인은 그분의 집에 심겨 번성할 것이다(12~15절).
93편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높이는 시다. 혼돈과 공허의 세상에 말씀으로 질서를 부여하신 하나님의 창조 사역이 이 시편에 반영되어 있다는 견해가 있다. 큰 물 같은 대적이 소리를 높여도 그보다 크신 여호와의 능력이 모두 제압하셨다는 것이다. 이 시편에서 시작해 99편까지 세상을 다스리는 '왕이신 하나님'이라는 주제가 이어진다.
94편
'왕이신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설명한다.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을 짓밟는 자들에게 복수하신다(1~7절). 악하고 어리석은 자들은 하나님이 지켜보고 계심을 깨달아야 한다(8~11절).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받는 백성은 심판에 대한 두려움 없이, 하나님께 담대히 피할 수 있다(12~23절).
95편
예배 찬양시. 성전에서 제사장들이 백성 앞에서 선창하며 예배를 인도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먼저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고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1~6절), 과거에 하나님을 시험했던 조상들과 같은 잘못을 거듭하지 말라고 당부한다(7~11절). 참된 신이시요 선한 목자이신 하나님의 돌봄을 받는 백성은 그분께만 경배해야 한다.
96편
예배 찬양시. 다윗이 하나님의 언약궤를 다윗성에 들여올 때 했던 찬양과 동일하다(대상 16:23~33). 온 땅은 마땅히 새 노래로 여호와께 노래해야 한다(1~2절). 먼저 여호와의 구원을 경험한 백성 가운데서 그분의 이름이 높임을 받을 것이다(3~6절). 여호와는 위대한 지존자시기 때문이다. 이어서 만국의 족속들도 여호와를 찬양하며 그분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릴 것이다(7~10절). 끝으로 모든 피조 세계가 여호와를 찬양할 것이다(11~13절). 여호와가 땅과 세상과 백성을 심판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97편
전편인 96편과 비슷한 어조로 하나님을 찬양한다. 96편에서 왕이신 하나님의 위엄을 땅과 세상과 백성이 선포했다면, 97편은 하나님이 왕으로서 통치하실 때 일어날 일을 묘사한다.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다. 인간의 눈에 하나님은 마치 흑암과 불과 번개처럼 보인다. 하나님이 나타나시면 산들도 떨지만, 하나님 백성은 담대히 그 영광을 볼 수 있다. 하나님과 비교해 다른 신들은 허무한 우상일 뿐이다. 하나님 백성은 악을 미워하고 하나님을 기뻐하며 감사해야 한다.
98편
왕이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다. 표제 '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미즈모르'는 '노래'로도 옮길 수 있다. 하나님은 기이한 일로 그분의 백성에게 인자와 성실을 베푸셨다(1~3절). 마침내 모든 피조 세계가 하나님의 구원을 찬양하게 될 것이다(4~9절).
99편
왕이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시다. 시편 기자는 통치자 하나님이 '거룩하신' 분임을 특히 강조한다(3, 5, 9절). 이스라엘의 특별함은 하나님이 직접 제사장과 선지자를 세워 그들에게 응답하시고, 증거와 율례를 주어 지키게 하신 데 있다. 하나님 백성은 말씀을 준행함으로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 죄를 용서하신 하나님을 높이고 예배해야 한다(6~9절).
100편
감사시. 전반부가 여호와께 찬양하라는 촉구라면(1~2절), 후반부는 여호와가 찬양을 받으셔야 하는 이유다(3~5절). 백성이 여호와 앞에 감사함으로 나아가는 장면은 '성전'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는 아마도 포로 생활 끝에 새롭게 재건된 성전을 의미할 것이다. 심판과 징계의 때가 지나고 은혜와 회복의 때가 이른 것이다.
101편
다윗의 시. 시편 2편(왕의 등극), 20~21편(왕의 전쟁), 45편(왕의 결혼) 등과 연결되어 왕의 통치를 묘사하는 '제왕시'다. 여호와의 완전한 길을 따라 공정하고 완전하게 통치하기 원하는 왕의 다짐이 드러난다.
102편
탄식시. 표제에서 보듯이 시편 기자는 '고난당한 자'로서 마음이 상해 근심을 여호와 앞에 토로한다. 그의 고난은 '병'으로 인한 것일 수 있다. 주변에는 그를 위로하는 사람이 없고, 원수들뿐이다(1~11절). 고난 중에서 시편 기자는 갑자기 시온의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다. 그의 병이나 고난이 시온의 멸망과 관련 있음을 드러낸다. 그가 회복되는 길은 여호와가 시온을 재건하시고 영광을 선포하시는 것이다(12~22절). 그는 주권자 하나님이 한결같고 무궁한 분임을 고백한다(23~28절).
103편
다윗의 시. 시편 기자는 자신의 영혼을 향해 '여호와를 송축하라'고 반복해서 외치며, 찬양의 이유가 되는 여호와의 은택을 열거한다(1~5절). 한편 공의로운 여호와는 그분의 백성에게 선한 일을 행하신다(6~18절). 즉,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시고 선대하신 여호와는 그분을 경외하는 자에게 영원한 긍휼과 인자를 베풀어 주신다. 이런 여호와 하나님을 천사들도 송축해야 한다(19~22절).
시편 103편에 나타난 하나님의 성품
104편
창조시. 창세기를 떠오르게 하는 시다.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하시고 제각기 정해진 경계 속에서 질서를 갖게 하신다(1~9절). 하나님은 만물의 생명과 생태계를 유지하게 하시는 분이다. 피조물들은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물로 흡족함을 얻고, 때에 맞춰 눕고 일어나 수고한다(10~23절). 시편 기자는 주의 영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을 평생 찬양하겠다고 다짐하며, '할렐루야'로 이 시를 마친다(24~35절).
105편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 자손을 통해 이스라엘을 세우시고, 애굽에서 이끌어 내시기까지 이스라엘 역사를 요약했다. 1절은 이사야 선지자의 감사 내용과 비슷하다(사 12:4).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언약을 주셨고, 가나안 땅을 주겠다고 약속하셨다(5~11절).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나그네가 되었고, 기근으로 양식이 끊어졌으며, 요셉은 애굽에 팔렸다. 하나님 은혜로 그들은 크게 번성했지만, 이로 인해 대적들이 그들을 미워했다(12~25절). 이에 하나님은 모세를 택해 그들을 애굽에서 인도해 내시고 친히 보호하셨다(26~41절). 하나님이 그들을 구원하신 것은 아브라함과의 언약 때문이다. 하나님 백성은 신실하신 하나님 앞에 '순종'과 '할렐루야'로 화답해야 한다(42~45절).
106편
전편에 이어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와 광야를 거쳐 가나안에 들어가 땅을 소유하는 과정이 나온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구원 은혜를 잊고 홍해 앞에서, 광야에서,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번번이 불평하며 죄를 범했다. 하나님은 그분을 원망하고 시험하는 백성을 징계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이 고통 가운데 부르짖을 때, 하나님은 언약을 기억하시고 그들에게 긍휼과 은혜를 다시 베풀어 주셨다(7~46절). 시편 기자는 이런 일을 행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지금 고난 가운데 있는 자신들을 구원해 주시길 간구한다(47절). 마지막 절(48절)은 106편에 속한다기보다 시편 제4권(90~106편)의 맺음말과도 같다. 백성에게 '아멘'을 요구하며 '할렐루야'로 마친다.
시편 길라잡이
하나님 사랑을 신뢰하면 고난을 이긴다
김창대 / 안양대학교 구약학 교수
시편은 고난 가운데 있는 성도에게 하나님 응답을 전달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런 구조를 통해 시편은 율법을 진심으로 즐거워하고 마음에 새기는 것이 복임을 천명한다(시 1:1~2; 40:8). 이를 위해서는 고난을 통과하면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님을 자각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제공되는 하나님 은혜를 체험해 그분을 진정으로 사랑해야 함을 교훈한다. 마음으로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만이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 말씀인 율법을 즐거워하고 그것을 행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점에서 시편의 핵심 주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마음의 변화'라 할 수 있다(51:17). 하지만 고난에 처한 성도는 대개 마음으로 하나님 사랑을 받아들이기보다 하나님을 원망하기가 쉽다.
고난 가운데 들려주시는 세 가지 응답
시편은 크게 전반부인 1~89편과 후반부인 90~150편으로 나뉜다. 1~89편은 탄식이 주된 기조를 이루며, 시편 기자들은 고난당하는 백성을 왜 도와주시지 않느냐고 하나님께 호소한다. 물론 가끔씩 신뢰의 시, 역사 회고시, 찬양시 등과 같은 긍정적 내용의 시들이 삽입되어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승리할 것을 촉구한다. 하지만 고난의 무게에 짓눌린 사람들에게 그런 희망의 메시지는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후반부인 90~150편의 첫 단추 격인 제4권 90~106편은 시편의 중추적 핵심(pivotal center)으로, 고난 중에 있는 백성에게 하나님 응답을 다음 세 가지로 들려준다.
첫째, 고난과 관련해 하나님의 생각은 인간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이다. 제4권을 여는 90편은 모세의 기도인데, 의도적으로 89편의 원망과 탄식에 대한 하나님 응답을 제공하기 위해 배치되었다. 앞선 89편은 다윗 왕조가 바벨론에 의해 무너진 것을 배경으로 하는 시로, 다윗 언약을 파기하신 하나님을 원망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주께서 주의 기름 부음 받은 자에게 노하사 물리치셔서 버리셨으며"(89:38). 이런 상황에서 모세의 기도인 90편은 모세 시대에는 인간 왕이 없었고 하나님이 직접 왕으로 통치하셨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인간 왕이 없어졌다고 탄식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 다름을 강조한다. "주의 목전에는 천 년이 지나간 어제 같으며 밤의 한 순간 같을 뿐임이니이다"(90:4). 이에 반해 인간의 연수는 70이요 강건해야 80이다(90:10). 이런 차이를 통해 인간이 고난을 주시는 하나님의 생각을 헤아릴 수 없음을 일깨우며, 하나님을 원망하지 말 것을 교훈한다.
둘째,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통치를 신뢰하면 반드시 상황이 역전된다는 것이다. 95~99편은 일명 '여호와의 통치시'로 불린다. 이 여호와의 통치시들은 고난받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여전히 세상의 주관자요 왕이심을 확인시켜 주고, 왕이신 하나님이 반드시 성도를 보호하시고 건지실 것을 교훈한다(97:10). 따라서 완악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원망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95:8). 오히려 성도는 구원받은 사실 하나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96:2; 98:1), 고난을 넉넉히 이길 수 있다고 말한다.
셋째, 고난 가운데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님을 자각하라는 것이다. 그런 자가 하나님의 긍휼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자식을 긍휼히 여김같이 여호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나니 이는 그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뿐임을 기억하심이로다(103:13~14). 우리가 먼지요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안다면,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우리에게 긍휼을 베풀어 주신다고 교훈한다.
결론적으로, 90~106편은 하나님이 만물을 공의와 의로 창조하신 분이라는 것과(104편), 이스라엘의 역사를 통해 그들의 배교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들을 사랑(인애)해 구원하신 분임을 돋보이게 한다(105~106편). 그리하여 창조와 역사 안에서 일관되게 행하신 하나님의 인애와 공의와 의를 의지한다면, 성도는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과 교제하는 기쁨을 누리며 고난을 넉넉히 이기고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한다(106:48).
하나님의 인애와 공의를 의지하면 고난 중에도 하나님과 교제하며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다.
출처 : 생명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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