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으로보는 성경 - 시편 ⑤
구원을 기다리는 마음
시편 기자의 상황은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구원을 가져다 주시는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기다림 속에서 구원이 가져올 기쁨을 상상한다. 구원을 받는다면 결코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온 힘을 다해 여호와를 찬송하고 그 구원을 증언할 것이다. 구원의 하나님은 우리를 만족하게 하신다.
61편
시편 기자는 마음이 약해져 있다. 우리가 기습적인 적의 공격을 받아 싸워야 할 처지가 되어 본다면 이렇게 기가 꺾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게는 피난처가 필요하다. 다행히 그는 하나님의 날개 아래 피하는 것이 최선임을 알고 있다. 적어도 그는 하나님이 자기 기도를 들으신다는 사실을 믿었다. 그래서 왕에게 장수를 허락하시고 왕을 보호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한다. 그러면 영원히 주의 이름을 찬양하겠다고 다짐한다.
62편
표제에 나오는 여두둔은 헤만과 아삽과 더불어 다윗의 성가대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에단과 동일인일 것이다(대상 15:17; 16:41 참조). '여두둔의 법칙'이란 여두둔의 집안사람들이나 제자들에게 전수된, 여두둔의 연주 방식을 말한다. 이 시편에서 6번 등장하는 단어가 우리말로 '오직', '~만'으로 옮긴 히브리어 '아크'다(1, 2, 4, 5, 6, 9절). 하나님만이 반석이며 구원이며 요새임을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그가 하나님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거나 희망이 없는 상황에 처했음을 말해 준다. 또 담, 울타리 등이 넘어지고 흔들린다고 표현한 것으로 보아 그가 군사적으로 위태롭거나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이 시편의 배경을 다윗이 압살롬으로부터 달아나던 때로 보는 견해가 많다. 아들의 배신만큼 인생의 허망함을 절실히 느낄 기회도 없을 것이다. 저자는 온전히 의지할 수 없는 인생과는 달리 하나님께 권능이 있음을 알기에 안심한다.
63편
표제 '유다 광야에 있을 때에'는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시편 기자의 상태를 정확히 설명해 준다.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이 그는 하나님을 갈망하며 앙모하고 있다. 다윗은 황폐한 광야에서 오랜 세월 목마름을 경험한 사람이다. 자신을 죽이려는 적들에게 쫓겨 맘 편히 잠자리에 들지 못한 날이 많았다. 그런 다윗이 믿고 의지한 이는 오직 여호와 한 분뿐이다. 적들은 쓰러질 테지만 그는 끝까지 살아남아 하나님을 즐거워할 것이다. 새벽에 깨어 주의 말씀을 읊조린다는 대목(6절)때문에 시편 3편과 함께 대표적인 아침 기도문으로 분류된다.
64편
사람을 해하는 것은 칼이나 화살 같은 무기만이 아니다. 때로는 악한 자들의 말과 비방이 무기처럼 사람을 쓰러뜨리기도 한다. 이 시편은 다윗의 생명을 해치고자 칼 같고 화살 같은 독한 말을 하며 음모를 꾸미는 악인들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히브리어는 '쉐마 엘로힘'("하나님이여...들으시고", 1절)으로 시작한다. '쉐마 이스라엘'("이스라엘아 들으라", 신 6:4)이 하나님 편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는 말씀이라면, '쉐마 엘로힘'은 인간 편에서 자신의 고통을 하나님께 아뢰며 도움을 구하는 간구다. 기도하는 의인은 역전의 은혜를 맛본다. 하나님이 악인을 향해 쏘시는 화살은 바로 악인들이 의인을 향해 쏜 독한 말들이다.
65편
농부의 시편으로도 손색이 없는 추수 시편이다. 하나님을 찬송하기 위해 모든 육체가 하나님께 나아온다. 하나님은 우리의 허물을 사하시고 우리를 가까이하시며, 권능으로 역사하셔서, 우리에게 모든 선한 것으로 복을 주시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주의 집 곧 주의 성전에 올라가야 하는 세 번의 절기는 모두 수확 철이다. 유월절에는 보리 추수, 칠칠절에는 밀 추수, 장막절에는 포도 추수가 있다. 하나님이 아침과 저녁을 번갈아 있게 하시고, 땅에 물을 대어 윤택하게 하시니 곡식이 영글고 싹이 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택이 아니면 한 해, 한 해를 살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인생은 하나님을 즐거이 찬양할 수밖에 없다.
66편
시편의 화자인 '우리'(1~12절)와 '나'(13~20절)에 따라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부분은 출애굽 사건과 광야 생활을 연상시킨다. 이스라엘 백성은 바다가 갈라진 사이를 육지처럼 걸어서 지나갔다. 하나님의 시험을 받아 은처럼 단련되었으며, 마침내 약속의 땅에 들어갔다. 이에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구원에 감사한다. 뒷부분에서 '나'는 번제물을 가지고 직접 주의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인물이다. 제사장 아니면 왕일 것이다. '나'는 환난을 만났지만 성전에서 제사를 드린 후 하나님이 '나'를 위해 하신 일을 선포하며 찬송한다. 병이 들어 성전에 들어간 히스기야왕을 떠오르게 하는 내용이다.
67편
하나님이 아론과 아들들을 통해 백성에게 주셨던 축복과 비슷한 내용이다(민 6:24~26). 하나님이 '우리'와 '민족들'에게 복을 주시니 '우리'도 '민족들'도 하나님을 영원히 찬양할 것이다. 하나님의 복을 받은 사람들은 영원히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 이 시편은 추수와 더불어 하나님이 베푸신 복을 기억하고 감사하기 위해 장막절에 낭송했다.
68편
'셀라'가 3번 나온다. '셀라'는 문법적인 연결이라기보다는 음악 용어에 가깝다. 잠시 멈추어 앞의 내용을 묵상하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오케스트라를 예로 들면, 독주가 멈추고 반주가 확산되는 부분이다. 즉, 크게 네 단락을 연창하는데 중간마다 쉼을 주도록 구성한 것이다. 노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위하시는 분이다(1~6절). 하나님이 친히 앞서 나가 백성을 인도하셨다(7~18절). 그런 하나님을 '우리'가 소고 치며 찬양할 것이니(19~31절), '너희'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찬송해야 한다(32~35절).
69편
표제에 등장하는 '소산님'은 백합꽃을 의미한다. '소산님에 맞춘 노래'라는 것은 백합화 형태의 나팔이나 현 등으로 연주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백합과 관련된 특정 형태의 멜로디를 가리킬 수도 있다. 시편 45편도 같은 형태의 시편이다. 이 시편은 메시아 수난에 대한 예언을 부분적으로 담고 있다. 시편 기자는 고난을 물의 이미지로 표현하는데, 그는 위급한 상황에서 부르짖음으로 피곤하고 목이 마르다. 이유 없이 자신을 미워하는 원수들 때문이다. 부르짖고 금식도 하고 굵은베 옷을 입었지만 오히려 이야깃거리가 되고 비방이 그치지 않는다. 이에 시편 기자는 하나님을 향해 적극적으로 호소한다. 자신을 적들의 공격에서 구원해 주시고, 그들에게는 받아 마땅한 수치와 능욕을 안겨 달라는 것이다. 그들은 배고픈 자에게 쓸개를, 목마른 자에게 초를 마시게 할 정도로 잔인했다. 우리말 '쓸개'로 옮긴 히브리어는 '독'을 뜻하는 단어다. 이들에게 마땅한 처벌은 이름이 생명책에서 지워지고 의인들과 함께 기록되지 않는 것이다. 한편 이 시편의 저자는 다윗이 아니라 예레미야일 수 있다는 일부 견해도 있다. '주의 집을 위하는 열성'(9절)이 남달랐던 이에게 적들의 비방과 조소가 멈추지 않고 마침내 '웅덩이'(15절)가 덮쳐 오는 현실은 예레미야 선지자를 강하게 연상시키기 때문이다(렘 38장). 또 눈물의 선지자로 알려질 만큼 하나님 앞에서 처절했던 면모가 본 시편의 탄원 내용에 그대로 나타난다고 보기도 한다.
70편
40편 13~17절과 거의 같다. 왜 같은 구절을 다른 시편에 쓰고 있을까? '기념식에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라는 표제가 단서가 될 수 있다. 40편의 일부를 발췌해 공식적인 예식에서 사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40편의 전체 주제가 위기 속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있다면, 70편에 인용된 구절은 위기 속에서 하나님께 탄원하는 내용이 독립적으로 압축되어 있다. 시편 기자가 당하는 수치와 무안을 적들이 기뻐하며 환호하는 상황인 것이다. '아하, 아하'(3절)는 깔깔대는 조소의 표현이다.
71편
다윗 시편을 모아 놓은 단락에서 거의 유일하게 표제가 없는 시편이다. 다른 시편들의 주요 구절을 뽑아 놓은 듯 익숙한 내용들을 열거한다. 시편 22, 31, 35, 36, 38, 40, 70편 등에서 유사한 구절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다윗의 시편에 능통한 다른 인물이 인용한 시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모태에서부터 주를 의지'했다는 구절(6절) 때문에 하나님이 '모태에 짓기 전에 알았다'(렘 1:5 참조)고 하신 예레미야 선지자를 이 시편의 저자로 거론하기도 한다. 시편 기자는 모태에서부터 백발에 이르도록 여호와를 의지하며 찬송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72편
가장 지혜로웠던 왕 '솔로몬의 시'라는 표제가 말해 주듯, 위대한 왕의 자질을 소개하고 그런 왕이 받을 영광에 대해 말하는 시편이다. 훌륭한 왕의 징표는 공의와 정의와 평강이다. 위대한 왕이 다스리면 가난하고 궁핍한 자가 구원을 받게 된다. 백성은 이런 왕을 찬송하므로, 왕의 이름이 해처럼 장구하고 모든 민족이 그를 복되다 할 것이다.
이 시편의 끝에 "이새의 아들 다윗의 기도가 끝나니라"(20절)라고 한 것은 시편 2권에 해당하는 42편부터 72편까지가 끝나는 것을 뜻한다.
출처 : 생명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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