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②
원망의 결과로 40년간 광야를 헤매다
출애굽 때 하나님의 기적을 목격했지만 주어진 현실의 힘겨움을 참을 수 없었던 이스라엘 백성은 계속해서 불평하고 반역하며 광야에서의 시간을 보낸다. 하나님은 원망하는 이스라엘을 징계하시고, 용서하신다. 그들의 소원대로 필요를 공급하시며, 그들을 신실하게 이끌어 가신다. 모세는 원망하는 백성과 징계하시는 하나님 사이에서 끊임없이 중보한다. 그렇게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갔다.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의 이동 경로
장소
| 기간
| 성경 본문
| 요점
|
애굽에서 시내 산까지
| 3개월
| 출 13~19장
| 홍해가 갈라짐, 마라의 쓴 물이 달게 됨
|
시내 산
| 9개월
| 출 19~40장
| 율법을 받음, 성막을 세움
|
회막
| 1개월
| 레위기
| 율법의 세부 조항을 받음
|
회막
| 20일
| 민 1:1~10:10
| 출발 준비
|
바란 광야 가데스까지 행군
| 37년 10개월 10일
| 민 10:11~14장
| 출발, 가나안 정탐과 정복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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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
| 민 15~19장
| 고라가 반역을 함, 제사법
|
가데스에서 호르 산까지
| 5개월
| 민 20~33장
| 광야 생활 40년째 해, 아론이 죽음
|
모압 평지
| 7개월
| 민 34~36장, 신 36장
| 모세가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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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준비 (1:1~10:10)
은나팔 신호 (10:1~10)
'나팔'로 옮긴 히브리어 '하초체라'는 트럼펫에 가깝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광야에서 이동할 때 은으로 만든 나팔을 사용하라고 하신다. 이 나팔 역시 속죄소나 등잔대를 만들 때처럼 은을 쳐서 만든다. 양의 뿔로 만든 양각 나팔(쇼파르)은 시내 산에서 사용되었고(출 19:16, 19; 20:18), 광야 생활 중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백성이 요단 강에 이르러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때는 제사장들이 양각 나팔을 분다(수 6:4). 나팔 2개를 불면 온 회중이 회막 앞에 모이고, 1개를 불면 지휘관인 천부장들이 모세에게 나아오며, 크게 불면 진영이 행진을 시작한다. 단순히 회중을 모을 때는 소리를 크지 않게 하고, 절기와 초하루에도 분다. 나팔은 아론의 자손인 제사장들이 분다.
38년 광야 유랑 (10:11~19:22)
시내 산에서 가데스까지 (10:11~14:45)
이스라엘 백성은 지파별로 행진을 시작한다. 이스라엘 백성의 계속된 원망과 하나님의 징벌이 이어진다. 바란 광야에서 가나안에 12명의 정탐꾼을 보낸다.
출발하는 이스라엘 (10:11~36)
출애굽한 지 둘째 해 둘째 달 스무 날, 구름이 증거의 성막에서 떠올랐다. 이스라엘 백성의 행진은 대략 3일 길이었다. 과거에 모세는 바로에게 애굽을 떠나 광야로 '사흘 길쯤' 가서 제사를 드리게 해 달라고 청했다(출 5:3). 행진 순서를 보면, 선두에 여호와의 언약궤가 구름에 덮인 채 나아갔고, 유다와 잇사갈과 스불론 지파 군대, 성막을 운반하는 게르손과 므라리 자손, 르우벤과 시므온과 갓 지파 군대, 성물을 멘 고핫 자손, 에브라임과 므낫세와 베냐민 지파 군대, 단과 아셀과 납달리 지파 군대가 행진했고 그 뒤에 이스라엘 자손이 나아갔다. 성막이 먼저 출발한 것은 성물이 도착하기 전에 성막을 세우 놓기 위해서였다. 모세는 궤가 떠나고 쉴 때마다 여호와를 불렀다.
원망하는 이스라엘 (11:1~35)
백성은 행진을 시작한 지 사흘 만에 불평을 시작했다. 그러자 '여호와의 불'이 그들 중에 붙어 진영 끝을 살랐다. 백성의 부르짖음에 모세가 기도해서 불이 꺼졌고, 그 지명은 '불'이라는 뜻의 '다베라'가 되었다. 이어서 백성은 만나를 주신 하나님을 원망하며 애굽에서 노예 때 먹던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을 그리워 한다. 거의 죽다 살아나서 홍해를 건너고, 하나님이 주신 율법을 받고, 언약식을 체결하고, 성막의 영광을 목격한 백성이 아무리 광야 생활이 힘들다고 해도 고작 먹을 것 때문에 하나님을 원망한 것이다. 이번에는 모세도 지쳐서 이런 백성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의 중함을 하나님께 호소한다. 하나님은 모세를 위해 장로 70명을 세워 부담을 나누게 하시고, 한 달 동안 지겨울 만큼 고기를 주겠다고 약속하신다. 60만 명이 한 달이나 먹을 고기가 어디서 나느냐고 묻는 모세에게 하나님은 여호와의 손이 짧으냐고 반문하신다. 다음 날 세워진 장로 70명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신다. 한편 고기를 탐한 백성에게 하나님이 보내신 메추라기가 진영 사방으로 하룻길이나 쌓인다. 하지만 백성이 고기를 먹는 동안 여호와의 재앙이 내리고, 죽은 사람들을 묻은 이곳 이름은 기브롯 핫다아와, 즉 '탐욕의 무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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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암과 아론의 권위 다툼 (12:1~15)
미리암과 아론은 모세가 이방인인 구스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인 일 때문에 비방한다. 미리암은 모세를 비방함에 아론보다 주동적이었기에, 여호와의 진노가 미리암에게 정조준 된다. 나병에 걸린 미리암을 위해 이번에도 모세가 다시 중보에 나서고, 여호와는 수욕 기간을 거쳐 그녀가 회복되게 하신다. 미리암이 진영 밖에 갇힌 이레 동안 백성은 행진하지 못한다.
가나안 땅 정탐 (12:16~14:45)
백성은 가나안 땅이 가까운 바란 광야 가데스에 이르렀다. 여기에서 각 지파별로 12명의 정탐꾼을 선발한다. 모세는 여호와의 명령대로 이들을 가나안 땅으로 보내며, 무엇을 보고 와야 하는지 자세히 일러 준다. 가나안 거민이 얼마나 강하고 얼마나 많은지, 땅은 좋은지, 성읍은 전쟁에 유리한지, 토지는 비옥한지, 나무가 잘 자라는지는 향후 정복 전쟁과 거주를 위해 참고해야 할 내용이기 때문이다. 정탐꾼은 40일 후 바란 광야의 가데스로 돌아와서 보고 느낀 내용을 보고한다. 그중 10명은 가나안 땅이 놀랍도록 비옥하지만, 거주민이 강하고 성읍이 견고하다고 한다. 갈렙과 여호수아는 그 땅을 취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나머지 정탐꾼은 자신들을 비하하며 부정적인 자세를 취한다. 백성은 밤새 통곡하며 여호와와 모세와 아론을 원망한다. 따로 지휘관을 세워 애굽으로 돌아가자고까지 한다. 오직 여호수아와 갈렙만이 자기 옷을 찢으며 여호와를 거역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고 촉구한다. 회중이 그들을 돌로 치려 할 때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 이들을 심판하려 하신다. 다시 모세는 백성을 살려 달라고 중보한다. 하나님은 그들의 죄를 사하시나, 여호와를 10번이나 시험한 이 백성은 결코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선포하신다. 정탐한 40일에서 하루를 1년으로 쳐서 40년을 떠돌아다니다가 여호와를 원망한 자 모두 광야에서 죽을 것이다.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정탐꾼 10명은 바로 여호와 앞에서 재앙으로 죽는다. 모세에게 여호와의 말을 전해 들은 백성은 그제야 후회하고 가나안을 치러 올라가지만, 결국 패배하고 퇴각한다.
광야 유랑 생활 (15:1~19:22)
제사법과 함께 규례를 재정비한다. 고라의 반역 사건과 제사장과 레위인의 직무, 부정함의 처리 등에 대한 규례가 이어진다.
제사법과 규례 재정비 (15:1~41)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제사드릴 때 제물에 첨가해야 할 것을 일러 주신다. 그때는 새로운 세대의 백성을 재정비해야 할 때다. 여호와를 고의로 비방하는 자는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다. 안식일을 범하고 나무하다 잡힌 자는 돌로 쳐 죽임을 당한다. 여호와는 백성의 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달라고 하신다. 여호와의 계명을 기억하고 음행하지 않도록 하시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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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의 반역 (16:1~17:13)
레위의 자손 고라가 주동이 되어 반역을 일으킨다. 다단과 아비람 형제와 온은 모두 르우벤 자손이다. 250명의 지휘관도 반역에 동참한다. 이들의 주장은 모든 회중이 거룩한데 왜 모세와 아론만 특별하냐는 것이다. 고라는 레위인으로 성막에서 봉사했지만, 만족하지 못하고 제사장이 되고 싶어 한다. 모세는 여호와가 누구를 택하시는지 보자고 제안한다. 여호와는 고라와 온 회중을 멸하려 하신다. 이번에도 모세는 백성을 위해 중보해 결국 고라와 반역에 동참한 사람들만 스올에 빠진다. 여호와는 모세에게 명해 불에 타 죽은 반역자들이 들었던 향로를 쳐서 제단을 싸는 철판을 만들고, 경계하는 기념물로 삼게 하신다. 다음 날, 이번에는 회중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한다. 모세와 아론 때문에 백성이 죽었다는 것이다. 노하신 여호와가 순식간에 그들을 멸하려 하시니 회중에 염병이 퍼진다. 모세가 급히 아론에게 향로에 불을 피우고 백성을 위해 속죄하게 한다. 14,700명이 죽고 나서야 염병이 그친다.
이 두 사건에서 아론이 주요 인물로 떠오른다. 여호와는 고라 일당 대신 아론을 선택하신다. 염병이 돌 때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 서서 속죄를 행한 이도 아론이다. 여호와는 각 지파 두령들의 지팡이와 아론의 이름을 쓴 레위 지파 지팡이를 가져다가 증거의 장막에 두게 하신다. 이튿날 아론의 지팡이에만 꽃이 피고 살구 열매(아몬드)가 열린다. 여호와는 아론의 지팡이를 표징으로 삼아 증거궤에 두게 하신다.
제사장과 레위인의 직무 (18:1~32)
제사장은 아론의 후손으로 이어질 것이다. 나머지 레위 지파에 속한 사람들은 성막에서 제사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제사장은 제사를 드리므로 백성이 가져오는 제물로 생활했다. 성물 중에 불사르지 않은 제물, 처음 수확한 기름과 포도주와 곡식, 처음 익은 모든 열매, 백성이 특별히 드린 헌물이 제사장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서 기업도 분깃도 없다. 여호와가 제사장의 분깃이고 기업이기 때문이다. 레위인은 이스라엘의 십일조를 받고, 역시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서 기업이 없다. 레위인은 자신들이 받은 십일조 중에서 일부를 다시 여호와와 제사장에게 돌려야 했다. 이들의 의무는 성물을 더럽히지 않는 것이다.
부정함 처리 (19:1~22)
여호와는 이미 백성에게 출발에 앞서 어떻게 부정함을 처리할지 알려 주셨다(민 5장). 약 38년간 광야 유랑을 하면서 많은 백성이 죽어, 이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지 문제가 되었다. 먼저 암송아지를 온전히 불태워 그 재를 '부정을 씻는 물'을 위해 간직한다. 시체를 만진 사람은 이 잿물로 자신을 정결히 해야 한다. 장막에서 사람이 죽으면 거기 있는 사람은 물론 장막과 물건도 부정하다. 이들은 이레 동안 부정하며, 각각 셋째 날과 일곱째 날에 잿물을 뿌려 정결케 한다.
마지막 유랑 1년 (20:1~36:13)
또 가데스에서 일어난 일 (20:1~13)
광야 생활 40년째 첫째 달, 백성은 약 38년 전처럼 다시 가데스에 이르렀다. 그러나 예전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이들은 또다시 모세와 아론에게 나아와 물이 없는 것에 대해 따지다. 모세와 아론은 여호와께 호소한다. 여호와는 언제나처럼 어떻게 하면 물이 생길지 방법을 일러 주신다. 모세는 여전히 반복되는 반역에 역정이 난 듯하다. 바위를 향해 물을 내라 명령하라는 여호와의 말씀을 들었지만, 모세는 지팡이로 바위를 내려친다. 백성은 물을 마시지만, 여호와는 말씀 그대로 순종하지 않은 모세와 아론을 책망하시며 약속의 땅에 못 들어간다고 하신다. 그들의 잘못은 '여호와의 거룩함'을 나타내지 않은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을 안 지켜도 괜찮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리 충성스럽게 봉사해도 특별 대접은 없다. 하나님의 명령은 모든 사람이 그대로 지켜야 하는 것이다. 순종하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거룩함(가데스)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다툼(므리바)이 생겼다.
에돔의 거절과 아론의 죽음 (20:14~21:9)
가데스에서 모세는 에돔 왕에게 사신을 보내 그 땅을 지나가게 해 달라고 한다. 하지만 에돔 왕은 거절하며 군대로 막고, 이스라엘은 돌이켜야 했다. 백성이 호르 산에 이르렀을 때 아론이 죽는다. 엘르아살이 아론의 뒤를 잇고, 백성은 죽은 아론을 위해 30일 동안 애곡한다. 이번에는 네겝의 아랏 왕이 이스라엘을 친다. 이스라엘은 여호와께 서원해 이 성읍을 다 멸하겠다고 하고, 멸한 후에 그곳 이름을 '호르마'(진멸)라 한다. 한편 출발을 앞두고 백성은 다시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한다. 그들은 물도 없고 하나님이 주신 음식은 하찮다고 불평한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불평이었다. 여호와는 백성에게 불뱀을 보내 죽게 하신다. 백성이 중보해 달라고 청하고 나서야 모세는 기도한다. 여호와는 불뱀 모양을 장대에 달라 하시며, 물린 사람이 그것을 보면 살리라 하신다. 놋뱀을 쳐다본 백성은 살 수 있었지만 이들의 불평과 원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점점 심해져 훗날에는 모세가 든 놋뱀을 대신해 하나님 자신이 들리셔야 했다(요 3:14~15).
요단 동편을 향해 (21:10~35)
마침내 이스라엘 자손은 호르 산을 떠나 요단 동쪽으로 나아간다. 모압과 아모리 경계인 아르논 강을 지나고, 여호와가 물을 주셨던 브엘도 지나, 마침내 모압 광야가 내려다 보이는 비스가 산 꼭대기에 이른다. 아모리 왕 시혼은 에돔 왕처럼 이스라엘을 위해 길을 내주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아모리를 쳐서 성읍을 빼앗고 명성이 자자한 시혼의 도성 헤스본을 차지한다. 모세는 근처의 야셀도 차지하고 아모리인을 몰아낸다. 이번엔 바산 왕 옥이 싸우러 나온다.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손에 바산을 넘기시겠다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하신다. 이에 이스라엘이 그 땅도 점령한다.
민수기 길라잡이 ①
약속의 땅을 향한 광야 여정, 천성을 향한 여정 - 김진섭 백석대학교 구약학 교수
모세오경의 구조
모세오경은 레위기를 정점으로 창세기와 신명기가 짝을 이루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한 '여호와의 군대'로서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을 그린 출애굽기와 민수기가 각각 짝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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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한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 일지
1) 라암셋에서 시내 산까지(14개 장소)
① 유월절 밤중 고센에서 출발해 다음날 라암셋을 떠남, 7일 후에 홍해를 건넘, 30일 후에 신 광야에 도착하고 '만나'가 내리기 시작함, 48일째 시내 광야에 도착함 ② 53일째 하나님이 시내 산에서 불 가운데 강림하시고 신정 국가가 탄생함(행 2:1~4 초대교회 탄생 참조) ③ 시내 광야에서 11개월간 머물면서 성막을 설계하고 완공함(출 25~40장), '하나님의 보물로서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출 19:5~6)의 정체성에 따른 제사장의 규례(레 1~16장)와 거룩한 백성의 규례(레 17~27장)를 제정함.
2) 시내 산에서 바란 광야 가데스 바네아까지(22개 장소)
① 13개월째 시내 산에서 출발함, 에돔의 세일 산 도로를 경유해 11일 거리인 가데스 바네아를 11개월 만에 도착함 ② 12명의 정탐꾼이 40일간 가나안 땅을 정탐함, 정탐꾼 10명이 부정적인 보고를 하고 백성의 불신앙이 드러남 ③ 그 대가로 약 38년간 광야에서 방황함, 여호수아와 갈렙과 레위 지파(예를 들어, 가나안에 들어간 엘르아살)를 제외하고 출애굽 세대 20세 이상의 남자는 매일 평균 44명꼴로 죽어 감
3) 가데스 바네아에서 요단 강 가 모압 평지까지 (15개 장소)
① 40년째에 가데스 바네아에서 출발함, 가나안 맞은편 벧여시못에서 아벨싯딤 사이에 진을 침 ② 출애굽 세대 지도자들인 미리암, 아론, 모세가 차례로 죽고 여호수아와 갈렙만이 광야 세대와 함께 요단 강을 건넘 ③ 길갈에서 40년 전 출애굽과 정확히 같은 날에 유월절을 지킴, 이틀 후부터 '만나'가 영구히 그침
천성을 향한 그리스도인의 하루살이 영적 전투
이스라엘의 40년 광야 여정 일지는 고대 근동에 잘 알려진 '군사 원정 연대기'(military expedition annals) 일지로 읽어야 한다. 이것은 성경 전체를 '여호와의 전쟁'의 구원 역사로 읽는 초대형 풍경화의 한 퍼즐이며, 신약의 모든 그리스도인과 공동체의 본보기이자 거울이다. 성경에 130여회 나오는 전쟁은 모두 여호와께 속한 것이며, 전쟁의 승패는 궁극적으로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 기초한다. 이스라엘을 선택하시고 구속하시고 그들과 언약하신 궁극적인 목적은 그들이 말씀과 기도를 통해 '큰 나라'가 되고, 열방에 그분을 증언하는 '열방의 빛'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을 총사령관으로 모신 '여호와의 군대' 이스라엘은 거룩함을 최대 공약수로 하는 '성민'(聖民)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계명(토라)에 대한 '윤리적 결단'(성결)에 따라 하나님은 거룩한 이스라엘을 위해 원수들과 친히 싸워 승리의 복을 주신다. 또 우상 숭배와 음행 등으로 부정한 이스라엘에게는 원수들을 도구(채찍, 가시, 올무, 덫)로 삼아 징계하시며 회개와 순종에 이르도록 단련하신다.
구약 시대 이스라엘의 광야 생활은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영적 삶과도 연결된다. 그러므로 민수기의 문학적·신학적 전체 구조가 보여 주는 가나안 정복 원정 일지는 애굽(지옥)이란 사탄(죄-사망) 왕국에서 이끌려나와 가나안(천국)이란 하나님의 은혜(의-생명) 왕국에 '단번에 이미' 들어왔지만, '그러나 아직' 천성을 향한 총사령관 주 예수님의 신령한 전투에 하루살이로 행군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필독 매뉴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