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과 승리의 노래
[시편 108편 1절~13절]
1절 - 하나님이여 내 마음을 정하였사오니 내가 노래하며 나의 마음을 다하여 찬양하리로다
2절 -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3절 - 여호와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고 뭇 나라 중에서 주를 찬양하오리니
4절 - 주의 인자하심이 하늘보다 높으시며 주의 진실은 궁창에까지 이르나이다
5절 -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땅에서 높임 받으시기를 원하나이다
6절 - 주께서 사랑하시는 자들을 건지시기 위하여 우리에게 응답하사 오른손으로 구원하소서
7절 - 하나님이 그의 성소에서 말씀하시되 내가 기뻐하리라 내가 세겜을 나누며 숙곳 골짜기를 측량하리라
8절 - 길르앗이 내 것이요 므낫세도 내 것이며 에브라임은 내 머리의 투구요 유다는 나의 규이며
9절 - 모압은 내 목욕통이라 에돔에는 내 신발을 벗어 던질지며 블레셋 위에서 내가 외치리라 하셨도다
10절 - 누가 나를 이끌어 견고한 성읍으로 인도해 들이며 누가 나를 에돔으로 인도할꼬
11절 -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버리지 아니하셨나이까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의 군대들과 함께 나아가지 아니하시나이다
12절 - 우리를 도와 대적을 치게 하소서 사람의 구원은 헛됨이니이다
13절 -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하고 용감히 행하리니 그는 우리의 대적들을 밟으실 자이심이로다
[배경 이해하기]
108편은 문학 형식과 장르로 볼 때 비탄시에 속하지만, 찬양시로도 분류됩니다. 다윗이 지은 57편 7~11절과 60편 5~12절을 인용하지만, 단독적인 찬양시로서도 어색함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인용하는 두 시가 모두 다윗의 시이기 때문입니다. 비탄시와 찬양시의 중간 형태로 기록된 108편은 현재 처한 암담한 환경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하나님만이 구원자가 되신다는 확신과 감사를 노래합니다. 즉 과거에 행하신 하나님의 위대한 일을 기억하며 하나님이 그분의 언약을 성취하실 것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진실하심은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잘 드러납니다. 하나님이 가나안 정복 때 이스라엘에게 서쪽의 세겜(수 17:7; 21:21)과 동쪽의 숙곳(수 13:27) 골짜기를 주신 일, 요단 건너편의 길르앗(민 32:29)과 므낫세와 에브라임을 복 주셔서 하나님의 기업으로 삼으시고(민 32:39~42; 수 17:1~11), 유다 지파를 선택해 다윗 왕조를 세우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창 49:10). 또한 이방 민족의 방해와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구속사의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하나님이 모압과 에돔을 심판하셨던 분임을 회상합니다(창 32:3~12; 33:1~4; 민 24:17). 이러한 과거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어려움에서 구원하시고 승리를 주실 분은 오직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며 찬양합니다.
[관찰과 묵상]
1. 시편 기자가 마음을 정해서 새벽에 하나님을 찬양하겠다고 고백한 때, 그가 처한 상황은 어떠했나요?(1~2, 11~12절)
시편 기자는 대적과의 싸움에서 하나님이 함께하지 않으시는 듯한 좌절을 겪으며, 마음을 정해서 새벽에 하나님을 찬양하겠다고 고백합니다.
현재 시편 기자는 절망적 상황에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11~12절). 그는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은 아닌지, 하나님이 우리 군대와 함께하시지 않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며 절망적인 상황을 토로합니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도 없고, 사람의 도움은 헛될 뿐인 암담한 환경 속에서 오직 하나님의 구원만 바라봅니다. 그리고 고통 가운데서 구원자 되신 하나님만 바라보며 찬양하겠다고 자기 마음을 확정합니다. 여기서 ‘확정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Akn"나콘은 ‘준비되다’(confident, ready), ‘고정되다’(steadfast)라는 뜻입니다. 현악기인 비파와 수금을 향해 ‘깰지어다’라고 하고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awaken the dawn)라고 한 것은 간절한 구원을 소망하는 마음과 더불어 구원이 임하는 그날의 기쁨을 강하게 표현하는 수사학적 표현입니다. 하루일과 중에 ‘새벽’이라는 시간은 어두움이 사라지고 새로운 날이 밝아 옴을 상징합니다. 즉, 새벽에 하나님을 찬양하기로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는 것은 하나님이 구원의 은혜를 베푸실 것을 확신하기에 자신의 모든 날을 하나님께 드리고 헌신하겠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적용과 나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때는 언제였나요? 그때 내가 선택한 믿음의 행동은 무엇이었는지 나누어 보세요.
하나님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은 겉으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고난을 당할 때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함께하시며 도우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이겨 낼 힘과 지혜를 얻습니다. 반면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고난을 극복하려고 합니다. 고난의 주권자 되신 하나님을 모르니 더욱 방황합니다. 성도의 신앙 성숙을 위해 하나님은 고난과 어려운 환경을 허용하십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고난을 견뎌 내는 시간을 통해 믿음이 깊어지고 영혼이 정결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고난의 시간에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영적 자세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하나님의 성품을 의심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중요합니다. 사탄은 믿는 이들을 감정적으로 요동하게 하고, 하나님이 이루실 구원의 소망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가장 힘든 고난의 시기를 지날 때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면, 성령께서 고난의 의미를 깨닫게 하시고 순금으로 단련하실 것입니다.
2. 시편 기자는 주님의 인자하심과 진실하심이 어떠하다고 찬양하나요?(4절) 이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어떻게 나타났나요?(7~10절)
시편 기자는 주의 인자하심이 하늘보다 높고 주의 진실하심이 궁창에까지 이른다고 찬양합니다. 주의 인자하심과 진실하심은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서 약속하신 땅을 차지하게 하시며 언약적 사랑(인자하심)을 베푸시고 약속을 신실하게 이루신 데서 나타났습니다.
시편 기자는 어두운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을 열방 앞에서 찬양하겠다고 선포합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담대한 믿음의 결단을 하도록 만들었을까요? 그것은 언약적 사랑(인자하심)을 이스라엘에게 베푸시고, 약속하신 것을 신실하게 이루신 하나님의 성품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세겜은 야곱이 머무르고 제단을 쌓았던 곳입니다(창 33:17~19). 가나안 정복 이후 이 땅은 이스라엘 자손에게 분배되었습니다. 세겜을 ‘나누다’(divide up)와 숙곳 골짜기를 ‘측량하다’(measure out)는 표현은 결국 같은 의미입니다. ‘길르앗’은 ‘기념하기 위한 돌무더기를 쌓다’는 뜻으로 이스라엘 전체를 의미하며(민 32:29), 므낫세와 에브라임은 야곱의 축복을 받은 자녀들입니다. 에브라임이 ‘내 머리의 투구’라는 묘사는 에브라임이 장차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됨을 보여 주는데, 실제로 통일 왕국이 분열되었을 때 에브라임이 북 이스라엘의 주요 세력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유다는 나의 규’라는 의미는 유다 지파에서 다스릴 참된 왕이 탄생할 것을 의미하고, ‘모압은 내 목욕통’, ‘에돔에 내 신발을 벗어 던질지며’라는 표현은 모압과 에돔을 ‘종’으로 삼겠다는 표현입니다. ‘블레셋 위에서 내가 외치리라’는 말은 블레셋이 전쟁에서 패배해 그들이 탄식하게 되고 이스라엘이 승리의 함성을 외칠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시편 기자는 전적으로 역사의 주관이 하나님께 있음을 노래합니다.
적용과 나눔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사람의 도움은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13절), 우리는 하나님의 참된 구원 능력을 경험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세상 속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은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나옵니다. 시편 기자는 세상 권력과 군대, 동맹국들이 이스라엘을 지켜 주지 못했던 것을 상기시키며, 하나님만이 가장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시고 보호해 주시는 분이라고 진술합니다. 10~11절에서 “누가 나를 이끌어 견고한 성읍으로 인도해 들이며 누가 나를 에돔으로 인도할꼬”, “하나님이여 주께서 우리를 버리지 아니하셨나이까”라는 말은 시편 기자의 무력함을 탄식한다기보다 하나님이 도와주지 않으시면 강한 군대 앞에서 패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합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들은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하나님이 일하심을 경험하는 자들입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127:1~2). 하나님만이 우리 삶의 주권자요, 구원자요, 보호자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 고난과 절망 속에서 사람들은 믿음이 흔들리며 하나님의 성품과 약속을 의심합니다. 그러나 고난의 시간에도 하나님은 함께하십니다.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비결은 시편 기자처럼 다음과 같이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제부터 내 영혼은 하나님만 바라보기로 확정하고, 하나님만 신뢰하며 찬양하기로 결심한다.” 과거 내 삶에서 행하신 주님의 신실하신 사랑과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고 묵상할 때 의심과 걱정은 사라지고 다시금 주님께 시선을 고정하게 됩니다. 구원은 연약한 사람을 의지하는 데 있지 않고, 변치 않는 인자하심과 진실하심으로 행하시는 주님을 의지하는 데 있습니다.
[말씀으로 기도하기]
제 마음속 의심과 두려움을 모두 물리치고, 주님을 향한 신뢰와 믿음으로 다시 일어서게 하소서. 그래서 사람들에게 주님만이 인생의 참된 구원자요 사랑과 진리의 왕이심을 선포하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