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을 이뤄 주시는 하나님
[누가복음 1장 67절~80절]
67절 - 그 부친 사가랴가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예언하여 이르되
68절 - 찬송하리로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그 백성을 돌보사 속량하시며
69절 - 우리를 위하여 구원의 뿔을 그 종 다윗의 집에 일으키셨으니
70절 - 이것은 주께서 예로부터 거룩한 선지자의 입으로 말씀하신 바와 같이
71절 - 우리 원수에게서와 우리를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구원하시는 일이라
72절 - 우리 조상을 긍휼히 여기시며 그 거룩한 언약을 기억하셨으니
73절 - 곧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라
74절 - 우리가 원수의 손에서 건지심을 받고
75절 - 종신토록 주의 앞에서 성결과 의로 두려움이 없이 섬기게 하리라 하셨도다
76절 - 이 아이여 네가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선지자라 일컬음을 받고 주 앞에 앞서 가서 그 길을 준비하여
77절 - 주의 백성에게 그 죄 사함으로 말미암는 구원을 알게 하리니
78절 - 이는 우리 하나님의 긍휼로 인함이라 이로써 돋는 해가 위로부터 우리에게 임하여
79절 -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은 자에게 비치고 우리 발을 평강의 길로 인도하시리로다 하니라
80절 - 아이가 자라며 심령이 강하여지며 이스라엘에게 나타나는 날까지 빈 들에 있으니라
[배경 이해하기]
말라기 선지자가 “보라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이 이르기 전에 내가 선지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말 4:5)라고 선포한 지 40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긴 침묵을 뚫고 하나님은 제사장 사가랴에게 나타나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예고하십니다. 그러나 수태고지를 믿지 못한 사가랴는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10달 동안 말하지 못하는 벌을 받고, 아내 엘리사벳은 예언대로 아이를 잉태합니다(24절). 그 후 6개월 뒤 천사 가브리엘의 방문을 받은 동정녀 마리아는 수태고지를 받습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찾아가 3달간 함께 머뭅니다. 마리아는 ‘마리아 찬가’로 불리는 벅찬 감사의 찬가를 부릅니다(46~55절). 한편 오래도록 자녀를 얻지 못하던 사가랴의 가정에 아들이 태어난 것은 그 가정에 기쁨을 가져다주었을 것입니다. 집안의 전통이나 관습과 상관없이 아이를 하나님이 주신 이름인 ‘요한’이라고 부릅니다. 열 달의 침묵을 깨고 입을 열게 된 사가랴는 자신의 불신앙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구원과 신실하심에 대해 힘차게 찬양합니다.
[관찰과 묵상]
1.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는 의심으로 인한 징계가 풀린 후, 하나님이 행하신 어떤 일을 믿음으로 찬양하나요?(68~75절)
사가랴는 하나님이 메시아를 보내 주신 것(68~71절)과 구원의 언약을 지켜 주신 것(72~75절)에 대해 감사하며 찬양합니다.
사가랴의 찬가는 그 첫 구절의 라틴어 번역을 좇아 ‘Benedictus’(blessed)라고 불립니다. 그의 찬가는 히브리 문학에 자주 사용되는 교차 대구법(chiasmus)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돌보사, 임하여’(68, 78절), ‘그의 백성’(68, 77절), ‘구원’(69, 77절), ‘선지자’(70, 76절), ‘구원하시는 일, 원수의 손에서 건지심’(71, 74절), ‘우리 조상’(72, 73절)이 대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심축을 이루는 핵심 단어는 72절과 73절에 반복된 ‘언약’과 ‘맹세’입니다. 그의 찬가에서 핵심을 이루는 내용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통해 주신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셨다는 사실입니다.
사가랴는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찬양합니다. 먼저 그는 하나님이 의사가 병자를 방문하듯 자기 백성을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메시아는 황소의 뿔처럼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일어나 주의 백성을 구원하실 것인데, 이는 오래전부터 수많은 선지자들에 의해 반복적으로 예언된 것과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구원의 뿔(메시아)이 그의 종 다윗의 집에서 탄생한다는 것은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했으며, 다윗도 그의 종에 불과했다는 풀이가 가능해져 예수 그리스도의 선재성을 증거합니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신실하셔서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창 22:16~18)을 지키셨기 때문이라고 사가랴는 증언합니다(73절).
적용과 나눔
오랜 기다림 끝에 응답받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하나님이 응답하시는 때와 방법은 우리 생각과 어떻게 다른가요?
수백 년 동안 이방의 압제 아래 허덕이던 이스라엘 백성은 로마로부터의 정치, 경제적 해방과 독립을 고대하며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400여 년간 침묵하시던 하나님이 마침내 응답하시고 처음 행하신 일이 두 아기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세례 요한의 아버지 사가랴의 이름의 뜻은 ‘여호와께서 기억하고 계시다’입니다. 과연 하나님은 자기 백성과의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그들을 돌아보셨습니다. 메시아를 보내 주시겠다는 언약을 이루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응답하시는 방식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시작부터가 달랐습니다. 예수님은 유력한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에게서 났고, 세례 요한은 전혀 자녀를 기대할 수 없는 연로한 부모에게서 났습니다. 또 예수님과 요한이 외친 메시지도 세상이 기대했던 것과 달랐습니다. 단지 눈앞에 닥친 핍박과 억압으로부터 해방되기만을 소원했던 이스라엘의 기대와 달리, 예수님은 죄악의 지배 아래 신음하고 있던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리고 세례 요한은 예수님이 오실 길을 예비하도록 앞서 부름받았습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의 믿음에 응답하시며, 우리의 순종에 보상하십니다. 다만 그분이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때와 방법이 먼 미래를 보지 못하는 우리의 기대와 다를 뿐입니다.
2. 사가랴는 세례 요한(76~77절)과 메시아(78~79절)의 사명에 대해 어떻게 증언하나요?
사가랴는 그의 아들 세례 요한이 엘리야처럼 주의 길을 예비할 것이며(76~77절), 메시아가 임하시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던 백성이 빛을 보고 평강의 길로 인도함을 받을 것이라(78~79절)고 했습니다.
사가랴는 자기 아들 세례 요한이 가브리엘 천사가 예고한 대로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먼저 와서 아버지의 마음을 자식에게, 거스르는 자를 의인의 슬기에 돌아오게 하고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준비하리라”(17절)라는 사실을 믿었습니다. 의사였던 누가는 요한이 엘리야와 같은 영적 능력을 지니고 보냄받았으며, 지극히 높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예비하기 위해 보냄받았음을 강력히 증거합니다(76절). 누가는 생략했지만 예수님은 엘리야가 먼저 올 것이라 하지 않았느냐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해 “엘리야가 이미 왔으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임의로 대우하였도다”(마 17:12)라고 대답하심으로, 요한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정해 주셨습니다. 그가 백성에게 “죄 사함으로 말미암는 구원을 알게 하리라”(77절)라는 말은 장차 세례 요한이 선포하게 될 메시지가 무엇이며, 그가 어떤 방식으로 메시아의 길을 예비할 것인지 분명히 알려 줍니다. 한편 메시아가 오는 모습은 새벽녘 ‘돋는 해’(아나톨레)에 비유됩니다. 계시의 말씀이 끊긴 지 400여 년, 흑암의 권세와 죄에 얽매여 신음하고 있던 인류 가운데 주님은 눈부신 태양의 빛과 같이 찾아오실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이는 네 빛이 이르렀고 여호와의 영광이 네 위에 임하였음이니라 … 나라들은 네 빛으로, 왕들은 비치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리라”(사 60:1, 3).
적용과 나눔
예수님이 지금 우리 가정을 심방하신다면, 예수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주님을 모시기 위해 준비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하나님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두 인물을 통해 인류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십니다. 예수님을 거룩한 구세주를 받아들이도록 불의한 백성의 마음 밭을 갈아엎기 원하셨는데, 그 역할을 담당하는 이가 바로 세례 요한입니다. 요한은 광야에 머물면서 금욕적인 생활을 했고, 때가 차서 사람들 앞에 나타날 때,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라고 외쳤습니다. 바울은 우리 몸이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이라고 말했습니다. 회개하지 않은 불결한 마음 성전에 거룩한 하나님을 모실 수는 없습니다(고전 3:16~17). 빛과 어두움은 함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회개할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고, 그분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회개와 돌이킴은 이미 거룩함의 능력을 상실해 버린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입니다. 엘리야도, 그의 심령과 능력을 받은 세례 요한도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우리와 성정이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기도하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받았기에 죄악의 유혹을 이기고, 회개하며 돌이킬 수 있었습니다.
* 하나님은 말라기 이후 오랜 침묵을 깨시고, 두 아기를 보내시며 인류의 구원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하십니다. 세례 요한은 구약 시대와 신약 시대를 연결하는 선지자입니다. 그의 아버지 사가랴는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예언으로 찬양합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집에서 ‘구원의 뿔’(메시아)을 일으키시고 주님의 백성을 모든 원수의 손에서 구원하십니다. 이는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신실하게 이루신 것입니다. 이로써 주님의 백성은 성결과 의로 두려움 없이 그분을 섬길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메시아의 앞길을 준비하며 백성에게 죄 사함과 구원을 알게 하는 역할을 감당합니다.
[말씀으로 기도하기]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 주님의 때와 방법을 신뢰하며 저도 주님께 신실하게 하소서. 죄를 멀리하여 주님 안에 거하는 기쁨을 오래 유지하고, 다시 오실 주님의 길을 준비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출처 : 생명의 삶